레이첼의 죽음으로부터
플린 베리 지음, 황금진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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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을 때면 특히 더 몰입하지 못할 때가 있다. 읽다가 점점 책 속에 빠져들어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을 때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지금껏 읽은 것이 있으니 여기에서 책장을 덮어버리기도 아깝고, 그렇다고 더 읽는다고 재미있다는 보장도 없으니 난감하다. 그래서 소설을 읽을 때나 영화를 볼 때, 더욱 신중하게 고르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일단 띠지에 있는 추천사를 보고 일단 안도감을 느꼈다.

"거침없이 몰아붙이고, 못 견디게 궁금하며, 끌려가듯 읽게 된다." _《뉴욕 타임스

이 정도의 추천사라면 내가 원하던 소설이라는 생각을 하며, 마침 시간도 넉넉한 연휴에 읽으면 적절하겠다는 생각에 이 책에 관심을 보였다. ​게다가 '압도적인 페미니즘 심리 스릴러의 탄생'이라는 설명을 보니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궁금한 생각이 들어 이 책레이첼의 죽음으로부터를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는 플린 베리. 이 책은 데뷔작이다. 뛰어난 문학성을 지닌 스릴러 소설인 이 책으로 해외 유명 언론의 극찬을 받았으며, 이 소설로 에드거상 최우수신인상을 수상했다.


언니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언제나 나였다.

언니는 살해당하는 것보다,

누군가를 살해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사람이다.

……

나의 언니, 레이첼의 죽음으로부터

묻어두었던 것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책 뒷표지 中)


'한 여자가 이스트라이딩에서 실종됐다'는 이야기로 소설은 시작된다. 책 뒷표지의 설명을 읽고 시작해서 그런지, 이 책의 제목 때문인지, 레이첼의 죽음이 언제 나오나 하는 생각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언가 일어날듯한 배경과 사건에 한 발짝 다가서는 느낌으로 이 책에 집중하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지, 노라가 언니 레이첼을 만나러 가는 장면부터 긴장하며 읽어나간다. 예상대로 30페이지 정도 지나니 피투성이의 언니를 발견하는 장면이 나온다. 

 


언니 레이첼의 죽음을 접하고 동생 노라가 ​경험하고 떠올리는 일들로 함께 바라보며 소설을 읽어나간다. 공포스럽게 펼쳐지는 소설보다 잔잔하게 풀어나가는 글이 섬세하게 인간 본성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은데, 어떤 면에서는 그것이 더욱 강렬하게 내 마음을 끌어당긴다. 이 소설은 장면에서 주는 충격이 아니라, 노라라는 인물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달라지는 데에 따른 오싹함이 있었다. 일단 이 책을 집어들기를, 그리고 끝까지 읽어보기를 권한다.

애도,편집증,기억에 관한 날카롭고 서늘한 심리학적 고찰. 복잡한 자매 관계를 영리하게 그렸으며 무엇보다 인상적인 살인 미스터리물이다.

_《애틀랜틱


마지막에 옮긴이의 말에 보면 '묘사가 워낙 구체적이어서 실존하는 마을인 줄 알았는데 꼼꼼한 조사를 통해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의 마을이었다는 게 놀랍다(379쪽)'는 말이 있다. 아마 이 소설을 읽는 사람이라면 그 점에 동의할 것이다. 페미니즘 스릴러 장르의 신예 플린 베리의 강렬한 데뷔작이 궁금하다면 이 소설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기대 이상의 몰입감을 제공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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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5-07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제가 읽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