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 - 도덕을 추구했던 경제학자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다카시마 젠야 지음, 김동환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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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애덤 스미스'에 대한 책인데 조금 다른 느낌이 든다. 이 책의 표지에 보면 '애덤 스미스' 앞에 '도덕을 추구했던 경제학자'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덤 스미스' 하면 자유경제를 강력히 주장하고 인간 이기심에 주목하여 소위 자유방임사상의 원조 아닌가?" 라고 생각하던 사람 중 하나라서 더욱 의아했다. 저자가 하는 말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애덤 스미스를 절반밖에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그것도 아주 케케묵은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 중 하나였기에 더욱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이 책『애덤 스미스』를 읽으며 애덤 스미스에 대해 새로이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스미스를 자유방임주의의 원조로 믿고 있는 사람들의 숫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을지도 모른다. 이들에 대해서도 미리 일침을 놓아두고 싶다. 스미스의 저작을 제대로 읽어보기 바란다고. 자유방임이란 문구는『도덕감정론』에서는 말할 필요도 없고『국부론』에서조차 찾아볼 수가 없다. 일부의 독자들은 이와 같은 필자의 단언에 깜짝 놀라 혹시 불충분한 조사에 기인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반문할지도 모르지만, 필자의 이해에는 우선 잘못된 점이 없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스미스의 자유사상을 자유방임이란 말로 바꾸어 스미스를 마치 자유방임주의자의 대명사처럼 만든 것은 스미스 자신이 아니라 후대의 아류 학자나 해설자들이다. 스미스 자신은 그러한 경박한 말이나 사상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8쪽) 


 

 


이 책의 저자는 다카시마 젠야. 1904년 출생으로 일본의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이다. 1927년 도쿄상과대학을 졸업하였으며 주로 마르크스주의와 애던 스미스를 연구하였다. 히토쓰바시대학 명예교수를 지냈으며, 1990년 별세하였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된다. 1장 '애덤 스미스를 보는 눈', 2장 '스미스의 시대와 생애', 3장 '시민 사회의 에토스와 로고스', 4장 '『국부론』해석방법', 5장 '조화의 체계와 부조화의 체계', 6장 '선진국과 후진국', 7장 '체제의 과학이 생기기까지', 8장 '스미스에게 있어서 고전과 현대'로 이어지며, 맺음말 '민족주의적이란 것은 무엇인가', '20세기를 바라보는 시각', '남겨진 과제'로 마무리 된다. 후기와 역자 후기가 수록되어 있다.


​'애덤 스미스'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은 학창시절 배운 것이 유일한 것임을 이 책을 접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지식이라는 것이 애덤 스미스에 대한 절반의 이해일 뿐이라는 점은 이 책을 읽으며 알아간다.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것을 독서의 의미로 생각한다면, 이 책이야말로 그런 의미를 가져다주는 책이라 생각된다. 때로는 낯설고, 학술적이고 정보전달의 느낌이지만, 생각보다는 무겁지 않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애덤 스미스라는 한 인간에 대해서도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그는 극단적인 것을 싫어하는 단정한 인격의 소유자였으며, 여성에 대해서는 지극히 소심하여 결혼할 기회도 맞지 못하고 평생 독신으로 모친과 함께 살다가 생애를 마쳤다. 그는 몇 가지 점에서 철학자 칸트와 비슷하다.(37쪽)'와 같은 '성실하고 학구적이면서 일생을 독신으로 지냈다'는 인간적인 모습도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흑백이기는 해도, 스미스가 사용했던 의자, 독서대, 촉대, 스미스의 묘 사진도 시선을 이끈다. 이 책을 읽으며 그의 인간적인 면과 사상을 얇은 책으로 한눈에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이 출간된 지는 벌써 50년이 지났고, 이 책을 저술한 다카시마 선생이 타계한 지도 30년이 되어간다. 그래서 독자들 중에는 이렇게 오래된 스미스 해설서를 다시 세상에 내놓는 것에 대해 의아해할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고전은 빛이 바래는 법이 없다. 이 책은 경제학자의 외연을 넘어 여태껏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던 사회철학자, 도덕철학자, 사상가, 법률가의 얼굴을 가진 애덤 스미스가 갈피를 잃고 방황하는 시장경제, 자본주의, 시민사회의 미래에 대해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현대판 고전이라 할 수 있다. (264쪽)

역자 후기에 이 책에 대한 핵심 메시지가 들어있다. 우리가 지금껏 오해하고 있던 애덤 스미스에 대해 새롭게 알 수 있는 현대판 고전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며 그동안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면, 그 책을 읽을 가치가 충분히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몰랐던 애덤 스미스의 진짜 얼굴, 오해에 가려졌던 그의 사상을 재발견'하는 시간을 보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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