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중의 탄생 - 흩어진 개인은 어떻게 대중이라는 권력이 되었는가
군터 게바우어.스벤 뤼커 지음, 염정용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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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은『새로운 대중의 탄생』이다. '대중'의 앞에 '새로운'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는 데에 주목해야 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닐까. 이 책에 의하면 20세기의 전반기만 하더라도 대중은 유럽의 정치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였지만, 개인주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대중은 매력을 잃었고 이전과 같은 영향력을 갖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은 잘못된 편견이라며 '대중'에 대해 새로운 의견을 제시한다. 과연 어떤 이야기를 펼치는지 궁금해서 이 책『새로운 대중의 탄생』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군터 게바우어, 스벤 뤼커 공동 저서다. 군터 게바우어는 베를린 자유대학 철학 명예교수이며 주요 연구 분야는 역사적 인간학, 사회철학, 언어 이론, 체육 이론이다. 스벤 뤼커는 저작자, 에세이스트이자 철학 강사로 베를린에서 생활하고 있다.

가브리엘 타르드에게서는 '자기애에 빠져 있고, 자기 자신을 위해 모이는' 축제 대중에 관한 생각을 차용하며, 지그문트 프로이트에게서는 지도자에 대한 관계의 리비도적 측면을 그리고 귀스타브 르봉에게서는 창발이라는 아이디어, 즉 대중은 그 부분들의 총합 이상이 된다는 생각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우리는 대중이 무엇을 '생각'하거나 '원하는지' 밝힐 생각은 없다. 이와 연관하여 사람들이 범할 수 있는 가장 큰 실수는 무엇보다 대중의 이름으로 말하는 것이다. 반면에 이 책에서는 대중에 관해 말하는 내용은 많은 경우에 대중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바로 여기에 새로운 대중과 과거의 대중의 차이가 있다. (33쪽)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된다. 1장 '대중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2장 '대중은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가?', 3장 '이중 대중', 4장 '포퓰리즘', 5장 '대중과 공간', 6장 '에로스와 고립, 대도시 대중의 묘사', 7장 '가상의 대중들', 8장 '대중문화 비평', 9장 '대중의 구조'로 나뉜다. 대중과 대중 의식, 대중 속의 개인들, 포퓰리즘에서 말하는 '우리들'과 그 적들, 정치적인 것의 출현 공간, 매스미디어, 소셜미디어, 대중 현상으로서의 개인주의, 대중과 하층민, 오늘날의 대중의 환경, 정서적 공감, 교회의 대중 행사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군터 게바우어와 스벤 뤼커는 대중이 사라졌다는 통념에 동의하지 않는다. 대중이 활동하는 무대가 바뀌었을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프랑스 혁명 때에도, 베를린 장벽 붕괴 때에도 대중이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정치와 문화 영역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과거와 현재의 대중을 비교하며, 구성원으로서 개인을 돌아보게 하고 사회 변화를 예측할 수 잇는 시각을 제시한다. (책날개 발췌)


대중의 특성과 대중 개념의 기원 등 '대중'이라는 용어에 대해 몇 가지 사례와 함께 상세히 설명해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되어지는 '대중'에 대해 생각해본다. 새로운 세기에 접어들면서 대중은 힘을 잃고 시대의 중심은 개인으로 옮겨져 간 것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지만, 저자들은 대중이 활동하는 무대가 바뀌었을 뿐이라며 '새로운 대중'에 대해 논거를 제시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대중'에 대해 고정관념이 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이 세상을 보는 관점을 달리하게 할 것이다. 특히 학술적인 책이어서 해당 분야 전공자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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