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따라 만들어본 건 뿌리채소 솥밥이었다.
큼직하게 썬 연근과 고구마가 밥 사이사이에 박혀 있는 사진을 보고 그대로의 색감과 모습을 재현하고 싶어 장을 봤다.
조리법을 읽다 보면, 솥밥이란 것이 사실 기교보다 비율과 순서가 핵심이라는 사실을 아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먼저 쌀을 충분히 불리고, 육수와 간을 맞추고, 재료를 정돈해 올리고, 중약불에서 천천히 호흡을 맞추면 된다.
불 앞에 서 있는 시간이 길지 않은데도 솥뚜껑을 열면 밥알 하나하나가 윤기를 품고 살아 있는 느낌이 든다.
연근의 아삭함과 고구마의 달큰함이 잘 어우러져 한 숟가락을 뜨는 순간 계절이 입안에 피어난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 체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