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직 7월이니 올해의 절반 밖에 오지 않은 셈인데, 올해의 최고의 책으로 제노사이드를 꼽고 싶다.

아마, 남은 기간 동안 읽게 될 무수한 책들 가운데서도 제노사이드를 능가할 재미난 책은 만나기 힘들거라는 가정에서이다.

 

처음 이 책을 읽으며 마음 먹게 된 것은 작가의 이름때문이었다. 다카노 가즈아키

그의 책을 읽어본 적은 없었지만 제 47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13계단이라는 작품에 대해 재미나다는 평이 무척이나 많았다. 일본 작가들의 미스터리 장르 소설들을 재미나게 읽고 있던 터라, 이 책의 장르와 내용 등에 대해서 미리 관심을 갖지 않고, 저자의 이름만으로 선택을 해도 후회가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은, 기대했던것 이상의 성과(재미)를 거두었다.

 

한때 로빈쿡의 의학 소설들을 무척 심취해 읽었었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 역시 재미나게 읽었었다. 로빈 쿡의 경우 의학 석사여서,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이 뛰어날 수 밖에 없었고, 지식과 더불어 책에 녹여낸 서술이 재미날 수 밖에 없었지만, 다카노 가즈아키는 의학이나 약학 전공이 아니었다. 다만 그가 만난 약학 전공 교수와 대학원생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이런 소설을 써냈다는 게 놀라울 수 밖에 없었다.

 

제노사이드. 대학살이라는 의미.

인간의 대학살에 대해 끔찍한 많은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믿기기 힘든 이야기들.

그 속에는 관동 대지진때의 일본인의 무차별적이고, 너무나 비인간적인 조선인 대 학살 이야기에서부터 미국의 이라크 파병 이후 일어난 살상,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일어나는 비인간적인 학살과 식인, 끔찍한 강간 등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사실이라고 믿기 힘든, 이 땅 다른 곳에서 분명 일어나고 있는, 문명화된 인간들이 일으키고 있는 끔찍한 사건들이 말이다.

 

용병인 조너선 호크 예거는 폐포상피세포 경화증이라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아들의 목숨을 구할 방법은 없지만, 조금이라도 생명 연장을 하기 위해 드는 엄청난 비용 감수를 위해 위험한 일이라도 도전할 수 밖에 없었다. 인류를 구하기 위해 위험한 바이러스를 제거하러 가야한다는 것, 콩고의 피그미 족 한 마을 사람들을 전부 몰살하고 그들과 함께 있는 미국인 학자까지도 죽여야한다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특히, 정체불명의 물체는 반드시 사살하고 시체를 회수해오라는 명까지 덧붙여 말이다.

 

지구상 또다른 곳, 일본에서는 바이러스 학자였던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나서 아버지에게 큰 애정을 못 느꼈던 약학대학원생 겐토가 죽은 아버지로부터 이상한 메일을 받았다. 부자지간에만 알 수 있는 책에 아버지가 숨겨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었다. 겐토는 이후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켜지지 않는 이상한 검은 노트북과 커다란 노트북, 그리고 아버지에 비밀리에 실험을 진행하던 곳에서 낯선 이들의 추적을 피해 신약을 개발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정훈이라는 한국인 유학생의 도움을 받아 풀리지않는 수수께끼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과정을 겪게 된다.

 

관동 대지진, 유력한 조력자로써의 정훈의 도움 등은 한국에 대해 우호적인 드문 일본인 작가를 만났음을 알게 하였다. 극우파가 많은 일본내에서는 불편한 시각도 있었겠지만 한국인으로써이 책을 접할 때에는 조상의 잘못을 시인하고 부끄러워할 줄 알며 그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조선인을 멸시하는 할아버지와 큰 아버지 등과는 달리 겐토와 그의 아버지가 순수한 마음으로 한국인의 능력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자세에서는 '화해'의 이미지마저 엿볼 수 있어 즐거웠다. 일본 책이 재미나다고 해도 여전히 한편으로는 불편한 마음이 한쪽에 자리하고 있었는데,그런 마음까지 깨트려주는 책이었다니 의외의 놀라움을 주는 책이었다.

 

어쨌거나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의 사이에는 페포 상피 세포 경화증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한 사람은 그 병을 앓는 아이를 둔 아버지이고, 또 한 사람은 이유를 모르는 채 그 병의 치료제를 연구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초반부터 등장한 미국의 대통령 번즈는 그들을 강력하게 위협하는 그런 세력이 되어버렸다. 다른 이름으로 개명되어 등장했지만 그들이 얼마나 뻔뻔한지 세계 최고의 강자가 되기 위해 위협이 되는 세력은 아주 간단히 제거해버릴 수 있는 도덕성 불감증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어느 쪽에게는 충분히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일 수 있겠다 싶었다.

 

인류 멸망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소행성 충돌, 핵전쟁, 바이러스.. 이 책에는 그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 새로운 위협이 등장한다.

위협이 될지,아니면 좀더 지켜봐야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다.

다만 그 존재에 대해 미리부터 짐작하고 판단해낼 수 있었다는, 그 판단에  너무나 부합하는 존재가 드러나, 인간의 능력 그 이상의,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을 벌인다는 설정은 무시무시하기도 하였다.

 

인간은, 인간의 능력을 지나치게 맹신하고 과신하는 듯 하다.

그보다 우월한 존재의 가능성은 믿으려하지않고, 게다가 자신의 인종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은 더욱 파격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었다. 그저 작가의 상상력의 발로라고만 보기에는 정말 언제 어떤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세상이기에, 이런 가능성까지 생각해볼 수 있다는게 놀랍기만 하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가 좋아하는 도시락 - 유치원 소풍 현장학습 가족 나들이를 더욱 행복하게 해줄
박종임 지음 / 지훈 / 2012년 7월
품절


이 책은 다섯살 난 우리 아들 연령대에 딱 적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맛있는 도시락을 싸서 아이와 소풍가는 일을 가장 해보고 싶었다는 저자는 아이가 네살되던 해에 처음으로 그 소원을 이루었다 하였다.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참으로 멋있는 소원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다른 책에 비해 이 책의 도시락은 유아에게 더욱 초점이 잘 맞는 레시피북이 아니었나 싶다. 좀더 큰 아이들 입맛이라면 더 맵고, 간이 강하게 요리할 것 같은데 이 책에는 아기자기하게 아이 입에 쏙 들어갈만한 요리들이 많이 실려 유아를 둔 엄마로써 더욱 관심있게 읽게 되었다.

아직 아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보내지 않아서 도시락을 쌀 일은 거의 없었는데 가끔 아이와 외출을 한다거나 소풍 비슷하게 나들이를 갈일이 생겨서, 아이 밥을 간단히 도시락처럼 챙기곤 하였는데, 간단한 주먹밥 등만 쌓다보니 이렇게 저자처럼 예쁘고 맛도 좋게 도시락을 싸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사실 굳이 외출을 하지 않더라도 집에서도 맛있는 도시락으로 기분내기를 한다면 아이가 얼마나 좋아할까 싶었다. 매일매일 아이에게 신경을 많이 써줘야하는 엄마임에도 내가 너무 소홀한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요즘은 반성되는 밥상을 차려주고 있었는데 눈이 휘둥그레질 아기 도시락들을 보고 나니 우리 아들에게 더욱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보기 좋은 음식이 더 맛도 있어 보이는 법인데, 우리 아이도 이렇게 차려주면, 엄마가 억지로 먹으라 안해도 너무나 잘 먹을텐데 하는 생각이 드니 미안한 마음에 당장 도시락을 만들어 아이가 좋아하는 소풍을 간단히 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이 도시락 싸는 법에 들어가기 앞서서, 기본적으로 알아두면 좋을 과일잼 만들기 3종 레시피서부터 예쁘게 도시락 담는 순서도 소개가 된다. 도시락 소품과 엄마들도 궁금할 레시피 재료들, 그리고 주먹밥도 8종으로 다양하게 색내는 비법과 양념 주먹밥 레시피 6가지까지.. 기본만 알아도 도시락 싸는게 훨씬 수월해지는 것들이 두루두루 소개되었다.

큰 아이들에 비해, 아직 어린 유아는 입도 작고 한번 먹는 양이 그래서 작을 수 밖에 없다.

우리집에도 주먹밥 틀이 있는데 아이에게는 너무 커서, 몇번을 쪼개 먹어야하기에 결국은 그 틀을 잘 쓰지 않게 되고, 작고 동그랗게 빚어 만드는 주먹밥이 훨씬 유용하곤 하였다. 주로 멸치나 김가루 등을 넣어 주먹밥을 만들어 주었는데 그 작은 주먹밥도 이리 다양할 수 있음을 알고 놀랐다.

다진 소고기와 양파 등을 안에 넣고 가지로 돌돌 말아 가지 소고기 롤을 만들고, 커다란 김밥 하나를 입에 다 넣기 어려운 꼬마 친구들을 위해 하나에 재료 한가지씩 넣는 한입 쏙쏙 꼬마 김밥을 만들어 색도 좋고, 먹기도 편한 김밥을 만들기도 한다.꼬마 김밥에 들어가는 소도 날치알 김치서부터 돈까스, 두부, 버섯, 베이컨 그린빈까지 정말 다양하다. 블로그를 운영중인 분이시던데, 아마 이 분 블로그에서 기존에 이미 많은 정보를 접하신 엄마들도 많겠다 싶었다.

도시락에 덮밥이나 비빔밥 등으로 맛과 재미까지 더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고추장이 아닌 양념 간장을 넣고 비벼먹는 감자, 애호박, 표고, 당근을 이용한 비빔밥(아, 마침 우리집에 다 있는 재료니 내일 메뉴는 이걸로 해야겠구나.), 연어, 오리훈제, 꼬맹이 차슈 등을 이용한 색다른 덮밥, 새우를 튀기지 않고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유자청과 케첩 등으로 조려 만든 유자청 케첩 새우 덮밥까지.. 다양한 레시피를 보고 있자니 엄마 입에도 살짝 군침이 돌았다.

주먹밥 하나로 밋밋할 수 있는 식단에 맛과 영양을 더하기 위해 레몬 간장 치킨 강정, 미니미트볼 브로콜리 꼬치, 닭고기 견과 완자 등이 따로 더해지기도 한다. 떡볶이나 흰살 생선 치즈 미니전 등이 더해지기도 한다.

샌드위치와 크리스마스 특별 도시락 등도 소개되고, 아이 생일파티 한상, 가족이 함께 하는 피크닉 등 다양한 주제로 여러 레시피가 소개되어 어쩌다 한두번 쌀 도시락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아이 일상 반찬으로도, 혹은 가벼운 나들이를 더욱 잦게 만들어줄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레시피북이 되었다.



만들기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생각했던 바베큐 립도 아이용으로 딱 세 조각만 만드니 시간이 훨씬 단축되었다. 아이를 위한 요리가 그리 어렵지 않음을, 엄마가 조금 부지런만 떨면 충분히 책을 보고 여러 요리에 도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우선 당장 내일부터 맛있는 아이 반찬에 신경쓰고 주말에는 아이 아빠와 아이와 공원에 나가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을 싸볼까 한다. 아이와 함께 공원에 나가는 것은 즐거운데 늘 사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도시락을 싸가면 아이도 즐겁고 엄마 아빠도 안심이 되는 그런 즐거운 소풍이 되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 번의 여행에서 찾은 수상한 유럽 - 가이드북에 없는 유럽의 작은 마을 탐방기
톰 체셔 지음, 유지현 옮김 / 이덴슬리벨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휴가 계획을 짤때 신경을 안 쓸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여행 경비 문제다. 호텔비 못지않게 경비가 많이 드는 부분이 해외인경우, 비행기표 값인 경우가 많았다. 우리나라에도 제주도 노선부터 시작해 해외로 나아가는 저가 항공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아직 이용해보지는 못했지만 그 놀라운 가격에 입이 벌어지기는 부지기수였다.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가까운 편인 필리핀의 경우에는 세부 퍼시픽이라는 필리핀 저가 항공기를 이용하면 부담없이 갈 수 있어 그런지 일찌감치들 세부퍼시픽을 특가에 예매하는 경우도 많이 봐왔다. 휴가를 언제든, 갈수있는 사람이라면 일년에 몇차례씩 있을 항공사 특가를 노려 여행해보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작년엔가 제주도 여행을 가면서,우리나라 저가 항공사 중에서 제주도를 임시 특가로 만원에 갈수있다는 (유류, 항공세 제외) 기사를 본 적도 있었다. 사실 그런 말에 혹하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다.

 

이 책의 저자인 톰 체셔는 20년간 더 타임즈의 여행기자로 활동중인 저널리스트이다. 그 덕분에 80여개국이 넘는 나라를 여행했고 천번이 넘는 여행을 다니다보니, 나중에는 갈 곳이 없다는 생각마저 들었을게다. 그런 그가 독특한 발상으로 신선한 여행에 도전하였다. 저가항공기를 이용해 들어본 적 없는 생소한 (유럽의) 도시를 여행하는 것이다. 그렇게 첫 여행을 하게된 곳은 폴란드의 슈체친으로 900마일에 걸친 왕복여행을 1페니라는 놀라운 가격으로 다녀오게되었다. 1페니라.. 거기에 텍스를 더하면 24.63파운드, 거의 텍스 값만 드는 격이었다. 우리나라 1만원 제주도 여행보다 더 놀라운, 영국에서 폴란드로의 여행 1페니 여행.

 

사실 여행을 좋아하는 만큼 여행기 역시 좋아하지만, 사진이 풍성해야 그 곳을 대리경험한다는 생각을 하곤 하였다. 그러기에 처음 이 책을 펼쳐들고는 사진이 단 한 장도 없음에, (책의 두께는 상당히 두꺼운데) 참으로 실망을 하기도 하였다. 단, 이 책을 제대로 읽기 전까지, 펼쳐보기만 하였을때의 일이다.

 

그런데,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이 책이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그저 단순 여행기라 하기에는 그의 출중한 글 솜씨가 뒷받침되어 그런지 다양한 일화 등에 재미나하며 빠져들기 시작하였다.

관광객들이 잘 찾지 않는 곳을 관광객이면서 저널리스트이기까지 한 그가 찾아다니다보니 그 도시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으로 시청 등에 연락을 하면 시장과 면담이 잡히기도 하고, 경찰서장의 안내 하에 마을을 둘러보기도 한다. 호텔에서는 직원을 직접 붙여주어 "밤 문화"를 안내해주라는 친절한 서비스까지 해주기도 한다. 좀 지나친 특혜일 수 있단 생각도 들었으나 그만큼 자기 지역 발전에 관심을 두고 싶은 사람들의 시골 사람과도 같은 순수함이라 볼 수도 있겠다.

 

우리나라에서도 시골에서 도시로 많은 젊은이들이 유입되어서 시골이 많이 노동력이 부족한 현실이 되어가고 있듯이, 유럽에서는 영국 등의 잘 사는 나라로 가서 일을 하려는 동유럽의 젊은이들이 많아서, 정작 도시에 남아있는 사람들조차, 불안함에 떨며 언제고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아쉬우면서도 인상적이었다. 그 이야기를 신랑에게 하니, 그렇게 폴란드 등에서 들어온 노동인구가 늘어나 영국 젊은이들이 자경단까지 조직해 그들을 테러하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동남아 등에서 들어온 해외 노동인구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자리 시장이 좁아져 그들에게 냉대를 하기도 한단 기사를 접한 적이 있었는데 그런일들이 일어나고 있었구나 싶었다.

 

저렴한 여행이지만, 안타깝다고도 할 현실까지 같이 알게되는 그런 이야기였다.

 

그런가하면 그런 서구유럽의 여행객들을 반기지 않는 도시도 있었다.

저자가 최악의 여행지로 꼽은 브루노였다. 체코 제2의 도시인 브루노에서는 택시 기사 한사람을 제외하고는 가이드조차 그에게 소리를 빽빽 지르고, 베트남, 중국, 러시아 등 타지 사람들에 대한 철저한 불신만 드러낸채 홀대할뿐이었다. 심지어 그가 돈을 내고 이용하는 호텔과 레스토랑의 직원들조차, 얼마나 불친절한지. 아, 불친절한 곳은 여행하고 싶지 않아진다.

 

2006년에 씌여졌다는 이 여행기는 그때와 지금은 좀 달라진 여행 실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호텔 이름에서부터 그가 먹은 루블라냐의 말고기 버거와도 같은 요리들이 등장해 궁금증을 더해주기도 한다. 읽을때는 편안히 재미난 이야기처럼 읽고, 여행을 계획하게 되면 아 이런 곳도 괜찮겠구나 하며 참고해도 좋을 것 같았다.

 

유럽, 얼마나 싸게 갈 수 있을까? 라는 원제가 천번의 여행에서 찾은 수상한 유럽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바뀌어버렸다. 어느 쪽도 나쁘지 않다. 천번이라는 말도 인상 깊고, 수상한이라는 말은 더욱 호기심을 자아낸다. 원제 또한 유럽여행은 비싸다라는 (물론 런던부터 시작한 유럽여행은 우리나라에서부터 유럽까지 가기 위한 비용을 생각하면 훨씬 싸게 먹힐 수 밖에 없는 거겠지만) 저가여행도 충분히 재미나고 신선할 수 있음을 자신이 직접 체험해 이야기를 들려준 고로 재미난 여행 참고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기에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성토이북 : 클레이놀이 (책 + 클레이 장난감 18개) - 2012년 개정판 삼성토이북
정은정 지음, 조혜원 그림 / 삼성출판사 / 2007년 6월
절판


아이와 클레이로 조물조물 만드는 시간은 참 즐겁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이가 무척 좋아하네요. 어릴적보다 다섯살인 요즘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천사점토, 플레이도우, 클레이, 씽크도우, 다양한 이름의 클레이를 접해보았고 대부분 아이가 다 좋아했지요. 그중 클레이만 따로 파는것이 아니라 그림책과 여러 도구와 함께 묶여서 나오는 것도 있더라구요. 삼성에서 나온 클레이로 만들자를 구입해 아이와 잘 놀아주었는데 이번에 다시 토이북이라고 해서 클레이놀이가 새로 나왔어요. 비슷한 도구였으면 들일 생각을 못했을텐데, 예전엔 없는 구성인 압출기라는 것이 눈에 띄더라구요. 플레이도우 케이크 만들기에 들어있는 압출기를 아이가 좋아했는데, 이건 책에 들어있는 부록이라기엔 좀더 재미난 압출기가 눈에 띄었답니다.

그림책 내용도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만들기 방법만 나와있었던 것 같은데 이 책은 만들기를 주제로한 재미난 동화가 수록되어 있어요.

무엇이든지 만들기 좋아하는 뭐든지 뚝딱가게의 조몰락 아저씨에게 다짜고짜 의뢰전화가 들어옵니다. 자신이 누군지 밝히지도 않고 연달아 물건을 주문하네요. 아저씨와 친구들은 하나둘 물건을 같이 만들며 누굴까? 궁금해합니다. 열심히 만들고 배가고파 밥을 먹는데 허겁지겁 들어오는건 이웃마을에 사는 '성격급한 퉁탕씨'였어요. 아니나다를까 물건을 보고 너무나 마음에 들어하며 빙글빙글 춤까지 추다가 모두 망가트리기까지 했네요. 마음씨 좋은 아저씨는 다시 만들어주기로 했지요.


조몰락 아저씨처럼 아이와 저도 같이 만들기 시작합니다. 부록으로 들어있던 예쁜 체크모양비닐시트를 책상에 깔고, 그 위에서 클레이를 하고 놀기 시작하는거지요. 빨강, 노랑, 파랑 세가지 클레이를 갖고 조물조물 만들어봅니다.


각종 모양틀과 찍기틀로도 활용해보고,

잉크롤러같은 밀대로 밀어보기도 하고, 작은 압출기 두개에 각가가 클레이를 넣어 밀어보기도 하고,

사용할줄 몰랐던 큰 압출기와 틀은, 그림책 맨 처음에 보니, 앞에 끼워서 사용하도록 되어 있더라구요.

그대로 만들어 사용해보니, 우와 신기하게 재미난 모양으로 쭉쭉 잘 나옵니다.

길다란 우동 국수모양도 만들고 가느다락 국수모양도 만들수 있지요. 속이 빈 원통모양까지도 오케이입니다.


압출기를 아들도 제일 좋아했지만 찍기틀도 재미나하네요.

아들이라 그런지 트럭 찍기틀을 유독 좋아하더라구요. 찍고 찍고 또 찍어냅니다. 예전 클레이틀까지 같이 갖고와서 만들어보기도하였네요.


아이가 만들어달란대로 같이 문어도 만들어보고, 자동차도 만들고, 맛있는 과일도 만들어보았어요.

같이 만드니 더욱 재미난 시간이 되었답니다. 거의 며칠을 아이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아침에 눈뜨자마자 찾고, 몇시간이고 하고를 반복해도 질려하지 않더라구요. 외가에 갈때도 클레이 세트 챙겨가고, 집에서도 다른 다 좋아하는 것들 제쳐두고 클레이놀이만했어요. 이렇게까지 좋아할줄은 몰랐네요.

클레이만 더 사면, 얼마든지 재활용가능한 도구들이고 재미난 소도구들인지라 엄마도 더욱 마음에 드는 구성이 되었답니다.

아이와 좀더 재미난 시간 보내고 싶을때 클레이놀이 한권만 들이면 책과 재미난 도구와 클레이까지 한 모음인지라 금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답니다. 주말이나 휴가지에서 즐거운 시간 보낼때도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이번 여름에 놀러갈때 숙소에서 활용하게 들고가볼까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애
김여진 지음 / 클 / 201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 한해 인터넷 뉴스에서 김여진씨가 화제로 등장하는 뉴스들을 제목으로나마 꽤 많이 접할 수 있었다. 탤런트이자 영화배우인 그녀의 본업, 화제작이 있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게 아니라 홍대 환경미화원, 한진 중공업 김진숙님의 크레인 사건 등에 관련되어 김여진님이 계속 주목을 받았다. 블로거로 활동 중이기는 하나 내 인터넷 활동이 굉장히 제한적이고 (시간이 적다는게 아니라 관심사가 오로지 책 등에 집중이 되었다는 뜻이다.) 트위터 등은 거의 해보지를 않아서 그녀의 활동을 제대로 알지를 못했었다. 다만, 인터넷 뉴스 제목에 하도 자주 올라, 도대체 무슨 일이지? 평범한 연예인들과 달리 의식있는 연예인이긴 한데, 왜 그녀는 울고 웃으며 김진숙 위원을 끌어안고 있는 걸까? 도대체 무얼까. 짧은 뉴스 등으로 판단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런 궁금증을 안고 이 책을 펼쳐들게 되었다.

연애.

제목은 연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만 담은 말랑말랑한 이야기만 담긴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만나고 느꼈던 그 모든 사람들에 대한 것들, 그녀는 자신이 제일 잘하고 좋아하는 연애라는 것으로 자신의 삶을 풀어내었다.

 

마치 나같은 독자들의 궁금증에 대답을 들려줘야하는 의무가 있는 사람처럼 처음부터 그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안타깝다 느끼지만 실제 발벗고 나서기는 힘든,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 그들 편에 서서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한다는게 참 쉽지 않았을텐데 김여진과 그의 트윗 친구들, 날라리 외부세력은 홍대 환경미화원 어머니들의 문제를 이슈화하였고, 크레인 고공농성으로 거의 생사의 갈림길에 썬 김진숙 위원을 무사히 내려오게 만드는데 공헌하기도 하였다.

 

대학생이 되어 운동권이 되면 정말 큰일나는줄 알던 나였다. 학원 선생님조차 자신도 대학 내내 운동에 매진했지만, 너희들은 절대 그러지말라고 신신당부하였고, 내가 고3직후 입학하였던 대학이 운동권으로 유명했던 대학인지라 뭐든 한가지에 쉽게 빠져드는 날 유독 걱정하셨다. 그러면 큰일나는 줄 알았던 범생이였기에 절대로 그 근처에도 가보지 않으리라 몸을 사렸던 나였다. 그에 비해 남자가 유독 많은 과였음에도 몇 안되는 여자애 중 하나였던 친구 하나는 과대표로 나서서 학생운동을 하다가 신문에 한참 실렸던 그 연세대 감금사건의 현장에 일주일인지 며칠인지를 갇혀 있기도 했다고 들었다. 1학기만에 휴학을 하고 내려왔던 나는 그 이야기를 나중에 다른 친구들에게 전해듣고 깜짝놀라기도 하였다. 

 

소심한 나였기에 사회문제를 제대로 쳐다보고, 나를 희생할 자신이 없었기에 김여진님의 책을 펼쳐보는게 미안했는지 모르겠다.

그냥 나서서 앞서서 몸을 사리지 않고 자신의 이익따위 잊어버리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걱정도 되고, 미안한 마음도 들고 그렇다. 지금은 덜하지만 우리의 과거가 너무나 무서웠기에.. 그런 일이 다시 생기진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학생운동이라는데 너무 심한 겁을 먹고 있었다. 그녀는 대학 다닐때에도 운동권이었지만 부드러운 목소리로 부드럽게 응할 수 있는 여성의 힘으로 행동하는 편이었다. 사회에 나와서도 지각 있이 모인 것만도 감사한 사람들에게 훈계를 하려하고, 운동권출신임을 자랑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게 그녀는 따끔한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바른 말도 무척 잘할것 같은 그녀. 역시 대하기 어렵긴 하였다. 그래도 책이니까. 그녀의 글이니까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앞에 섰더라면 웬지 무사안일한 내 태도가 다 지적을 받을 것 같아 쭈볏거려지긴 했지만 말이다.

 

그녀 식으로 날라리 외부세력 식으로 그들은 부드럽게 해결해나가려하였고 결과도 긍정적이었다.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았던 철옹성들이 열렸고, 그녀는 트윗으로 유명한 소셜테이너가 되었다.

 

김여진 하면 내가 처음 기억하는 영화가 바로 처녀들의 저녁식사였다. 그녀의 첫 영화 데뷔작이라고 하였다.

순이로 분한 그녀의 알몸 수영씬 등이 영화 개봉 전부터 이슈화되고 뉴스에 미리 스포가 되기도 하여서, 사람들의 관심을 위해 신인배우를 벗기고 내세우는 것이 씁쓸하기는 하였지만, 친구들과 궁금증에서 보러 간 영화였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갓난아기를 데리고 홀로 영화를 보러 온 아저씨가 있어서 아기가 응애응애 울어서 얼른 데리고 나갔던 영화라는 점이었다. 아니, 왜 아기를 데리고 어른 영화를 보러 왔을까 그땐 그런 생각을 하던 대학생이었다.

 

김여진님의 배우 생활 시작은 뮤지컬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뮤지컬을 보러 온 감독이 주고 간 영화 대본을 보고 오디션을 보고 순이 역에 발탁이 되었다. 대배우 강수연을 만나고 그녀의 첫 영화배우 생활이 시작되었건만, 기자가 미리 터뜨려버린 노출 사진으로 그녀는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었고 영화를 찍는 내내 감독님의 노출 요구에도 부정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하였다. 여자라면 당연한 고민을 그녀는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를 기억하는 또다른 영화 박하사탕 이야기도 있었다.

분명 그녀가 나오고, 그녀가 여우 조연상을 탄 영화였는데 이창동감독님의 후속 영화 오아시스에는 문소리와 설경구만 불려가게 되어 그녀는 아쉬운 마음을 달랠 수 밖에 없었다 한다. 그냥 그렇게 배우이기전에 한 사람으로써 솔직한 그녀의 심경이 담겨 있었다. 문소리가 너무나 연기를 잘해서 질투가 나지만 표현도 할 수 없었다는 것을, 감독님이 옳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일이 되니 그래도 서운함이 있을 수 밖에 없었음을.. 그녀의 입장에서 전해들을수 있었다.

 

8년만에 얻은 그녀의 소중한 아기. 선배 탤런트 박지영의 인연으로 만나게 된 남편의 이야기.

그녀의 이야기는 연애라는 제목의 이 책 한권에 오롯이 담겨 있었다.

한번 잡고 나니 그대로 책장을 다 덮을때까지 읽어버리게 만드는 글재주가 부러운.

예쁜 외모만으로 연명하는 연기가 아닌, 그녀의 지각이 담긴 연기를 더욱 믿게 만드는 그녀의 인생 이야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