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개 1~3 세트 - 전3권
강형규 지음 / 네오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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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웹툰은 정말 사람 놀래키는 재주가 있는듯하다.

다음을 거의 들어가지 않아서 웹툰을 봐도 네이버 웹툰만 봐왔는데 요즘 미생이며 각종 다음웹툰에서 만나게 되는 걸작들을 하나둘 단행본으로 만나보며 그 걸출함에 놀라고 있는 중이다.

 

쓸개.

사실 제목이나 표지의 그림등이 나를 확 사로잡는 그런것은 아니었다.

신체기관의 일부로 이름을 지어야 부모에게 효도한다는 조선족의 미신에 따라 아이 이름을 쓸개로 붙이다니, 이런 무책임한(?) 일이 어디있을까

게다가 아이는 국적도 학적도 가지지않은 존재 무적자였다.

 

딱 여기까지만 접하고서는 이 아이의 파란만장한 미래가 심히 염려되었고, 그냥 힘이나 좀 쓸줄 아는 그런 막장 인생의 이야기가 펼쳐지지않을까 염려스러웠는데 웬걸, 이거 정말 영화로 만들어지면 대박이겠다 싶은 스토리였다. 감이 발달한 사람들, 미생을 드라마로 만들어 초대박을 치더니 이 작품도 곧 영화로 만들어진단다. 어디까지 진행이 된걸까? 궁금하다.

 

주말에 책을 잡자마자 그 다음이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는데, 어느새 세권을 다 읽고 말았지만..

웹툰으로 일주일에 한두번씩 기다리던 사람들은 얼마나 감질맛 났을까? 아, 진짜 이건 꿀잼 졸잼이라는 말이 딱이었다.

 

첫 시작부터 쇼킹하다.

마치 올드보이를 보는 듯 한 가둬키워진 아이의 모습이 보인다.

아이는 어느새 성인이 되었고,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집안에 갇혀서 그렇게 책만 읽고 자랐단다.

아이가 직접으로나 간접으로나  본 여자는 엄마, 그리고 사실은 피한방울 안섞인 말뿐이 동생인 희재, 그리고 포르노 비디오 속 여주인공 셋.

 

왜 갇혀지냈을까?

다섯번이나 재혼한 양아버지와 살았던 아이 쓸개

재혼한 새부인의 아이는 학교에 다닐수 있었지만 쓸개는 집밖으로도 나갈수 없었다. 아빠가 못 나가게 했으니까.

자세한 이유도 알 수 없었지만 아이는 그렇게 따르고 자랐다. 양아버지를 존경하거나 애비로 생각도 하지않았지만 아뭏든 그렇게 자랐다.

놀라운 것은 그럼에도 아이가 삐뚫어지지 않았다는 것.

책만 읽고 밀폐된 공간 속에서 살아왔음에도 아이가 세상을 보는 지혜와 안목이 너무나 해박하게 자랐다는 것. 책만으로 가능한걸까?

가능하지 않다지만 그냥 그렇게 그는 만능이라고 해두자.

 

문제는 그와 사라진 그녀의 어머니, 그 어머니가 갖고 있던 어마어마한 금에 있었다.

그 금이 어머니로하여금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아이를 두고 잠적하게 만들어고, 그 금으로 하여금 아이가 세상과 단절하여 살게 만든 그 선이 되고 말았다.

금이 금지된 선이 된 것이었다.

 

양아버지는 아이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 못 나가게 한 것이었다. 그 금은 실로 아주 위험한것이었기에.

그럼에도 죽기 전에 쓸개에게 그 금의 위치를 말해주었다. 양아버지가 알고있는것은 그것이 위험하다는 것 뿐이었지, 왜 위험한지를 알 수는 없었다.

쓸개는 그렇게 세상을 알아나간다. 금 하나마나 바꿔도 바로 그들의 위치가 드러나는 무서운 세계.

 

금덩이가 있는데 그 금이 왜 쉽게 돈으로 바뀌지 않는건지.

기술이 없는 사람이 녹일수도 없고, 출처가 불분명한 금은 제련소에서도 다들 거부한다고 한다.

그래서 쓸개 엄마가 갖고 있던 쓸개가 이어받게 된 그 금은 모양조차 특이한 월병 무늬의 그 금 370kg은 세상에 쉽게 나올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금을 찾고자 하는자, 그 금에 평생 눈이 뒤집혀 다른 사람의 생명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자.

또 그 금을 싸게 가질수만 있다면 뭐 어떻게 해도 상관없다는 식의 정치인

금을 알게 된 사람들의 뒤집힌 눈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심지어 쓸개의 이복동생마저도 그 금을 훔쳐가려 했고, 호시탐탐 돈에만 밝은척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쓸개는 물욕이 없을뿐 그들의 머리 위에 있었다.

감도 뛰어나고 머리도 뛰어나고.

그의 희망은 단 하나, 어머니를 만나는 것.

 

이 모든 이야기가 너무나 흥미진진, 스릴만점으로 진행된다.

사실 이렇게 쉽게 풀릴 수가 있느냐 하겠지만 그러기에 또 재미있는 세상이 아니겠는가.

가끔은 홍길동 같은 이런 해결책이 꼭 대단하신 어르신들의 힘으로만 굴러가는 세상이 아니라는걸.

무시무시한 거물들의 뒷통수 제대로 치는 그런 이야기, 호쾌한 그런 이야기로 우리의 답답한 속을 내려줄 수 있는 그런 이야기기에

쓸개가 더 재미있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못 본 분들 있으면 꼭 보시라 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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