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파크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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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의 책은 사랑이 주된 스토리가 되는 헐리웃 영화 같은 느낌을 받을때가 많다. 몇번 읽어보면 비슷한 스토리에 식상하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런 스토리를 좋아하는지라 읽을때마다 참 재미나게 읽었다. 워낙 두꺼운 책들을 읽어보다보니 이번 기욤뮈소는 좀 얇다는 생각부터 들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나게 읽은 그런 스토리였다.

무엇보다 다른 소설들과 이번에는 좀 느낌이 달랐달까? 기욤의 느낌이 좀 덜나는 그런 이야기.

 

세상에 이렇게 황당한 일이 있을까?

파리경찰청 강력계 팀장인 알리스가 깨어나니 웬 숲속, 거기에 자기 손과 웬 생전 보는 남자의 손에 하나의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분명 어제밤 샹제리제 거리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신 기억만 남아있고 필름이 끊긴 듯 그 이후의 생각은 나질 않는데..

남자는 아일랜드 더블린 재즈바에서 연주하던 재즈 피아니스트라고 한다. 그래서 그는 이 숲이 아일랜드라고 하고 알리스는 프랑스라고 하고 둘이 언성을 높이다 주위를 다시 살펴보니 놀랍게도 이 곳은 뉴욕의 센트럴 파크

밤 사이에 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납치가 되어 비행기에 태워져 이 먼 곳까지 왔다는게 말이 되는가? 게다가 처음보는 두 남녀의 손에 채워진 수갑. 둘의 신분증이며 지갑은 모두 사라져있는 상태이고, 남자에게는 상처에 새겨진 숫자가 여자에게는 숫자가 적혀져있다는 것, 뭔가 암호 투성이이고 그들을 데려온 누군가가 그들에게 뭔가를 지시하는 것 같은 이 상황.

 

경찰이기에 경찰을 속속들이 잘 아는 알리스는 뉴욕 경찰에게 가서 신분증도 없는 그들이 도움을 청하는 것은 미친 짓임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수상하게 (남녀가 하나의 수갑을 차고 다닌다는 것 자체가 신고 들어갈만함) 보일 수 있기에 자연스레 연인인척 손을 잡고 우선 핸드폰부터 몰래 훔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훔친 핸드폰으로 직속 팀의 가장 믿을만한 세이무르에게 전화를 건 알리스.

자신을 못 잡아먹어 안달인 상관에게는 보고하지말고, 지금의 이 상황을 타개해나가기 위해 세이무르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알리스가 지금 뉴욕에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말에 세이무르가 당황해하긴 했지만 말이다.

 

둘은 세이무르의 도움으로 그가 아는 사람의 힘을 빌어 간신히 수갑을 벗겨내고, 당장 움직일 기동력이 없으니 알리스가 차고 있던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던 남편의 유품인 시계를 전당포에 맡기기로 한다.

아직 한창의 나이인 알리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알리스에게도 꿈같이 달콤한 시절이 있었다.

잘나가는 가족들의 틈바구니에서 구박덩이처럼 느껴질때는 힘들었지만 그런 와중에 알게된 진실한 사랑이었던 폴과의 사랑.

의사와 황당한 형사 환자로 만났던 둘은 결혼에 이르고, 아기까지 가지며 행복한 미래를 꿈꾸게 되는데..

잔인한 연쇄살인사건을 쫓고 있었던 알리스의 과도한 욕심으로 (범인을 잡겠다는 맹목적인 욕심에 빠져 자신이 만삭의 임산부라는 사실을 잊고 다른 형사들과 공조할 생각을 못하고, 혼자 힘으로 해결해보려던게 치명적인 실수였다.) 그 모든 행복을 다 놓쳐버리고 말았다. 그것도 너무나 잔인하게 자신의 아기와 남편을 잃고 말았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 둘을 잃어버린 여성은 아마도 살아갈 원동력을 잃어버린게 아닐까 싶다.

이 소설에서 놓쳐서는 안될부분이 바로 그 점이었다.

자신의 오판에서 시작된 놓쳐버린 행복, 그리고 그 상실로 인한 충격은 그녀를 힘든 수렁의 늪으로 빠져들게 했으리라.

 

수년이 지나 간신히 삶의 힘을 찾아낸 그녀에게 다시금 그 연쇄살인마의 마수가 뻗쳐오는 듯하다.

재즈 피아니스트라 알고 있었던 가브리엘은 사실 그녀와 마찬가지로 그 연쇄살인마를 뒤쫓고 있는 형사라 하였다.

그래서 둘이 같이 얽혀 있었던 것일까? 범인은 왜 둘을 같이 묶어놓은 것일까? 기억이 없을때 죽일 수도 있었을텐데...

 

기욤뮈소식 스릴러는 역시 "재미"를 빼놓을 수 없었다.

그 과정에 너무나 잔인한 이야기도 들어가있어서 상상하기도 힘들었지만 말이다. 재미나게 쓰기 위한 소설임을 잊지 않는다면 다소 억지스러운 그런 설정들도 이해하며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절망과 상처를 치유하는 24시간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문구가 다시금 눈에 들어온다.

책을 다 읽고 나면 그 이야기가 무슨 말인지 제대로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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