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건축이다 - 인간이 만든 최고의 아름다움
김희곤 지음 / 오브제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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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하면 이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꽃보다 할배"가 다녀온 멋진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히게 되었지만, 내게는 유럽의 여러 나라중 가보고 싶은 나라에 들지 않았다가 최근의 여행서들을 두루 접하면서 "반드시 가봐야할 곳"으로 인식이 바뀐 나라라고 말을 하고 싶다.

아직 못 가본 유럽을 언젠가 아이와 꼭 한번 이상 다녀오리라 생각하며 여행서로 그 아쉬움을 달래보곤 하였는데 <열정이 번지는 곳 스페인> <스페인 소도시여행> <스페인 셀프트래블> 등의 책을 읽으며 교과서에서는 미처 다 배우지 못한 스페인의 매력에 미리 흠뻑 취하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관심을 갖고 보게 된 <스페인은 건축이다>.

 

스페인의 볼거리가 무척 많다고 하지만, 가우디의 바르셀로나부터 시작해서 다른 나라에서 절대 만날 수 없는 독특하고 예술가치가 높은 건축물들은 정말 그야말로 눈길을 사로잡지 않을 수 없었다. 꽃보다할배에서도 백일섭님도 구엘공원이 루브르 박물관보다 낫다라고 말할 정도였다지 않는가. 유럽하면 무조건 가봐야할 곳으로 프랑스와 영국 등을 떠올렸는데 도시 전체가 아니 나라 전체가 그대로 소름끼칠 정도의 극한의 감동을 줄 스페인이라는 나라가 그보다 더 먼저 가봐야할 곳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 책은 바로 그 스페인의 건축물에 초점을 맞춰 쓰여진 책이다. 건축을 전공한 저자의 책이지만 전문적인 서적이 아니라 나같은 일반인들의 스페인 여행을 돕기 위한 편안히 읽기에도 괜찮을 그런 책이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선명하고 큼직한 사진. 그래서 마치 여행을 직접 가본양 아니 최대한 그에 가까운 감동을 느낄 수 있게 아름다운 스페인의 건축물을 사진으로 재현해놓았다는 것이었다.

 

아직 되어보지 못한 나이 40대

저자는 40대의 중반이 되어서, 하고 있던 일을 접고, 스페인으로 건축 유학을 떠날 어려운 결심을 하게 되었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과 아내를 두고 멀리 유학길에 오른다는 것이 사실 얼마나 어렵고 무서운 일이었을까. 언어가 통하지 않은 외국에서의 유학에 대한 두려움 같은것이 있는 나로써는 나보다 더욱 나이가 많은 저자분이 과감히 유학길에 올라 무사히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한국에서의 멋진 삶을 얻어냈다는 것이 정말 존경스럽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잠깐 여행으로 다녀온 스페인이 아닌, 스페인에서 직접 공부를 하며 몇년을 보낸 저자의 눈으로, 그것도 일반인도 아닌 건축을 우리나라와 스페인에서 전공한 저자의 눈으로 관찰한 사진과 글이기에 이 책이 특별한 가치를 얻는게 아닐까 싶었다.

 

건축가는 필요한 기능에 맞추어 공간을 설계하고 외피를 장식하는 기능인이 아니다. 건축가는 도시의 역사와 문화와 그 시대 트렌드를 이해하고 과거, 현재, 미래로 성정하는 살아있는 공간을 제안하는 발명가다. 기차 역사보다 더 리얼하게 그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며 변화하는 건축물은 흔하지 않다. ..

라파엘 모네오는 중세의 마지막 향기가 스며들어있는 구 역사의 장점을 정확하게 읽어내어 신역사의 로비공간으로 치환하였다. 그 공간을 스쳐간 과거시간의 흔적과 손때와 사람들의 기억장치보다 더 아름답고 훌륭한 디자인 요소는 없다. 라파엘 모네오는 서울역처럼 구역사와 신역사를 분리하지 않고 마치 하나의 건물인양 겸손하게 구역사를 가슴에 품고서 각각의 공간을 서로 연계하여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아토차역 만의 독창적인 공간을 만들었다. 49p

 

스페인 하면 바르셀로나만 가보면 되지 않을까 했는데, 책에 "톨레도를 보지 않았다면 스페인을 본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64p 라고 적혀있었다.

톨레도는 로마시대 이후의 이슬람, 유대 건축문화를 동시에 갖고 있고, 북쪽을 제외한 3면이 타호강의 곡류가 조각한 천혜의 협곡으로 이루어진 요새같은 곳이라 하였다.

긴 설명이 다 필요없이 한장의 책에 실린 사진만으로 그대로 압도되고 말았다. 우와,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생을 한데도 이렇게 영화같이 그림같이 멋진 곳을 만들어낼수 있을까.

정말 근사하였다.

 

스페인의 건축양식이 어느 문화를 따랐는지조차모르고 있던 문외한이였는데, 이 책을 보니, 8세기 동안 스페인을 지배한 이슬람 유산이 스페인의 고유한 건축문화로 자리잡았으며, 이슬람왕국아래 기독교도들의 건축을 발전시킨 모사라베 양식으로, 기독교 왕국 아래 이슬람 건축을 계승 발전시킨 무데하르 양식으로, 등의 기독교와 이슬람이 조화된 양식을 자랑하며 독창적인 스페인 건축 양식이 자리잡았다 적혀 있었다. 기독교와 이슬람 문화가 공존한 곳은 터키뿐인줄 알았는데 스페인의 아름다운 건축 양식이 바로 그 둘의 영향을 동시에 골고루 받았다하니 더욱 색다르게 다가왔다.

 




스페인 이슬람 건축의 백미로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을 손에 꼽는 이유는 건축공간이 자연의 일부이자 거대한 도시 스펙트럼의 조직으로 남아있기때문이다. ..

지나치게 아름다운 존재는 손을 많이 타는 법이다. 너무 아름다워 오히려 파괴할 수 없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이슬람 건축미의 꽃으로 알람브라 궁전이 손꼽히는 이유는 이슬람 800년 지배기간동안 이보다 더 아름답고 온전하게 이슬람 건축예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 없기때문이다. 147p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알람브라 궁전.

세상에서 가장! 이라는 말이 붙으면 무조건 가보고 싶고 눈으로 확인하고 싶고, 그 세계 최고의 진가를 직접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무어인의 눈물로 조각한 보석이라는 알람브라 궁전, 스페인을 여행하는 사람들이꼭 지켜야할 수칙이 하나있다면 무슨일이 있더라도 알람브라 궁전만은 스페인을 떠날때 마지막으로 보아야한다는 것이다. 150p

 

스페인에 대해 바르셀로나의 가우디만 알고 있던 내게 알람브라 궁전은 정말 충격처럼 다가왔다. 이렇게 멋진 곳이 있다니.특히 알람브라 궁전의 심장이라는 미르틀레스 안뜰은 연못에 비친 궁전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져서 사진 속에 그대로 풍덩 빠져들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정말 꼭꼭 스페인만 둘러보기 위해 기나긴 장거리 비행도 감수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도 말라가 협곡의 누에보 다리도 그라나다에서 빼놓지 않고 봐야할 명소로 보였다.

 

우리나라 양양에 있는 쏠비치라는 호텔이 쏠이라는 말이 스페인말로 태양을 의미하듯, 지중해 스페인 풍으로 지어진 이국적인 건물로 무척이나 큰 인기를 끌고 있었고, 다녀온 사람마다 너도나도 최고라고 칭찬을 해대는 통에 나도 작년에 드디어 다녀오게 되었는데, 스페인에 직접 간것과는 비교도 안되겠지만 그럼에도 무척이나 멋진 공간이었던 걸로 기억을 한다.

바르셀로나의 구엘 공원의 사진을 보며, 흉내를 내려한 우리나라의 리조트가 그에는 많이 못 미치겠지만 다시금 떠올랐다. 그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구엘 공원과 가우디 건축물들을 둘러볼  수 있으면 얼마나 감동적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백일섭 님뿐 아니라 연세드신 꽃할배분들 모두가 감탄하실만한 그런 곳.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천재적인 건축가 가우디의 건축물, 동화같기도 하고 도저히 평범한 사람의 머리에선 나올 수없는 그 실제하는 극한의 공간을 직접 보고 오고 싶었다.

 

아 책을 다 덮고 나니 가벼운 한숨부터 나왔다.

언제가 됐든 꼭 다녀와야겠다. 아이와 단 둘이 아니라 부모님까지 모시고 말이다.

열심히 살아야지! 그날이 얼른 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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