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숲을 누가 만들었나? 와이즈만 환경과학 그림책 6
유다정 글, 민경미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더운 여름 시끄러운 매미 소리에 잠을 깬 적이 있었습니다. 아파트 8층이라 이렇게 가깝게 들린다는게 무척이나 이상한 일이었죠. 놀랍게도 우리집 창문에 매미 한마리가 매달려 울고 있더라구요. 맴맴~ 그 소리가 더운 여름을 청량하게 만들 때도 있지만 달디단 늦잠을 자고 있던 아이엄마에게는 소음처럼 들리기도 하였답니다. 게다가 나무 높이 매달려있을 법한, 그래서 소리만 듣고 실제 매미 모습을 보지 못했던 우리 아이에게 아파트에 매달려 울고 있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매미의 존재란 참으로 신기한 경험이었답니다.  

 

어릴적에는 개미, 지렁이도 자주 볼 수 있었고, 잠자리, 나비 등도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도심에 살다보니 집근처에 공원 등이 있다고는 해도 다양한 곤충들을 아이에게 보여줄 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었다고 볼 수가 없어 아쉽습니다. 아이들은 어릴적엔 마구 뛰어놀게 해야한다는데, 말로만 그렇고 집안에 틀어박혀 혼자 레고나 조립하게 만드니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그러면서도 또 땅을 헤집고 놀게는 못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마음이랄까요.

 

푸른 숲, 우리 어릴 적에 마음껏 뛰놀던 바로 그 곳. 우리 아이와도 공유하고 싶은 그런 싱그러운 공간입니다.

이 책에서는 표지의 두 아이들이 주인공이 아니라, 아이들이 손짓으로 가리키는 매미가 주인공이랍니다. 여름에 우리 귀를 아주 따갑게 해주는 그 존재, 매미는 성충으로 살아가는 기간이 아주 짧고, 유충으로 땅 속에서 아주 긴세월, 6~17년 가량을 살아난다고 하네요. 곤충의 삶이, 성충이 아닌, 유충의 삶이 그토록 길수가 있다는게 참으로 신비한 일이 아닐 수 없어요. 어릴적 철없을 무렵, 학교 숙제를 한다고 혹은 단순한 흥미로 곤충채집의 명목으로 살아있는 곤충들을 잡으러 다녀야했던 시절이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로 말이지요.

 

이 책에서는 마침 매미 애벌레가 태어나자마자, 숲이 불에 타는 비운을 겪는 것에서부터 시작을 합니다. 서둘러 땅을 파고 들어간 애벌레는 충격적이었던 화마의 기억에서 쉽게 벗어날 수가 없었어요. 물론 아주 어릴 적에야 기억하고 볼 수 있는게 극히 제한적이겠지만 사람의 마음을 입혀 만든 의인화된 동화이기에 마치 어린이들의 마음이 담긴듯 생생한 묘사 속에 아이들은 산불이 동물들에게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을까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자연적인 산불보다 최근에는 등산객들의 담배꽁초나 사람들의 부주의한 실수로 인한 산불이 더 많이 일어나고 있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숲 하나의 자연을 일구어낼때까지의 시간은 엄청난 시간이 걸리지만, 산불로 단번에 모든 숲의 생명과 나무, 수풀을 없애는데는 아주 짧은 몇시간, 며칠밖에걸리지 않는다는 것이 더 끔찍한 대비로 느껴지기도 하네요. 매미의 유충으로써의 길고 길었던 그 시간동안, 매미가 땅 속에서 걱정하고 또 걱정하는 동안, 자연은 고맙게도 자생의 힘으로, 곤충과 식물의 자연의 생태계의 힘으로 다시 살아납니다. 스스로 살아납니다. 사람의 도움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좀더 빨리 진행될 수도 있겠지마 ) 이 책에서는 자연 스스로의 힘으로 푸른 숲이 완성되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매미 유충이 걱정을 하고, 땅 속에서 스스로 커 나가는 그 과정동안 땅위의 모두 타버렸던 그 속에서 살아있는 생명들이 조금씩 살아나는 그 과정들이 그래서, 다시 숲을 이루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조성하는 그 과정들이 그려집니다. 그림으로 아름답게 말이지요.

 

자연이란 정말 우리가 아끼고 보존해야할 소중한 것들입니다. 우리만 잠깐 누리고 말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 그 아이의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할 소중한 자산입니다.

과학 지식이나 그 산물 못지않게 생태계의 자연 또한 아니 그 이상으로 중시해야할 가장 중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길고 긴 세월을 견디며 땅 밖으로 나온 매미에게 폐허처럼 다 타버린 숲만 남아있었다면 얼마나 슬픈 일이었을까요. 정말 다행히도 숲은 살아남았습니다.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면서, 이 땅이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 우리가 공유해야할 소중한 동식물들이 함께한다는 것을 느끼게 될 그런 소중한 동화책이었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