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내공 - 내일을 당당하게
이시형.이희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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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살 아이가 죽음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엄마 우리는 언제 죽어? 내가 언제 죽어? 등등의 생각하기도 싫은 그런 말들을 물어온다. 그러면, 백년 후에 아마도 넌 살아있겠지만 그때 엄마 아빠는 없을 거라고. 백년이라는 시간이 우리를 갈라 놓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면서 말을 해주곤 하였다. 아이도 백년 후에는 백칠세. 하지만 그때는 의학이 더 발달했을테니 어쩌면 살아있을수 있을지 모를 나이. 하지만 그때 내 나이는 130도 훌쩍 넘겼으니 그건 힘들 것 같고. 아뭏든 그렇게 막연히 아주 머나먼 시간을 백년이라는 시간으로 설명해주었는데.. 이 책에서는 평균 수명이 더이상 80이 아닌 100세 시대에 돌입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 의사로 우리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이시형 박사님, 이 책의 저자인 박사님의 연세도 몰랐는데 어느새 만 80세시란다.
사람들이 한치 앞을 살기에 급급해서, 아주 막연히 노년을 준비한다고 하는 일부의 사람들조차 그 노년이 얼마나 이어질지를 모르고 막연히 노후 자금 준비해야지 하는 생각들을 한다는데, 내 나이 80에 나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설계가 확실히 서 있느냐 묻는 것으로 시작한다.
내 나이 80에? 정말 막연한 생각이었다. 그런데, 정말 100세까지 살 수 있다면 지금처럼 쌩쌩한 건강한 젊은 몸도 아니고 고롱고롱 여기저기 아픈 몸으로 살아야한다면 그보다 길고 힘든 일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책에서 강조한다 100세까지 살면서 다섯가지 목표를 가지라는 것이다.
책에 나온대로
100세까지 내 발로 걸어다닐수 있어야 되고
100세까지 치매에 안 걸려야 되고
100세까지 현역으로 뛸 수 있어야 되고
100세까지 병원에 안가도 되는 사람이어야 되고
100세까지 우아하고 섹시하고 멋있게 살아야 된다라는 결론을 갖고 살아야 한다는 것.
나이들어서도 건강하게 살 수 있어야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나이들면서 혈압과 당뇨 등이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꽤 많이 나타난다 하는데, 그럼에도 그 남은 사람들에게는 나타나지 않는 질환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고 해서 내가 꼭 그럴 필요도 없을 뿐더러, 반대로 생각하면 다른 사람들만큼 노력을 하지 않으면 나이 들어서 나만 더 아프고 고생할 수도 있다는 결론도 내려진다. 갑자기 섬뜩해졌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사는 것.
거기에 인생의 후반기를 위한 대비를 하는 것.
돈은 어느 정도 기본이 되어야겠지만 그것만이 다가 아니었다. 인생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법. 노년까지도 그 즐거움을 유지할 수 있기 위해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해보고 하는 것에 과감해져도 된다는 것 등등.

얼마전 들은 빨책에 나온 어느 책에서는 나이 들면서는 모든 기관이 다 쇠퇴하기만 하고, 나이듦 자체를 부정하는 이야기만 나와있어 한없이 우울하기만 했는데.. 이 책에서는 노년의 아름다움, 그 원숙함과 지혜로움에 대한 찬미가 담겨 있었다. 젊은 사람들은 미처 생각해내지 못할 그런 몸과 삶이 겪어온 인생의 지혜를 생생히 전해줄 수 있는 노년의 그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이다.

사람들이 지금 현재 하고 있는 일 그대로를 노년까지 이어 하기는 무척이나 드물고 어려운 일이다. 워낙 퇴직이 앞당겨지는 시대기도 하고, 원하지 않는데도 퇴직을 앞서 해야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나의 후반부는 무얼 하며 살아가면 좋을 것인가? 책에서는 다양하게 자신의 후반부를 설계해 살아가는, 후반을 오히려 즐기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겨져 있었다. 제주도 올레길을 만든 서명숙 님의 경우에는 쉰살에 떠난 산티아고 순례길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올레길 붐을 일으킨, 제주 올레길을 만들게 되었다 한다. 아직 마흔도 안된 나이에도 뭔가를 시작하기를 두려워하는 나와 달리, 자신의 나이를 잊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혹은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는 실로 감탄스러울 정도였다.

무언가를 잘해내기 위해서, 내 후반부를 위해서 적어도 10년 정도는 투자를 하라 말을 한다.
짜투리 시간을 활용해 아침에 조금 더 일찍 출근하고, 그 절약된 한 두시간 동안 읽어내려간 수많은 책으로 나의 새로운 진로를 결정해보라 말을 한다.
제목만 접했을 적에는 사실 나와 큰 상관이 없는 책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아,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가 날카롭게 파고 들어왔다.
젊었을 적에는 아이 키우고, 뒷바라지하느라 정신없이 살아가는 삶들이 이대로 소모성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가 좋을까 나의 미래를 위해.
준비된 나의 노후를 위해 무언가 좀더 많은 것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또한 이시형 박사님과 이희수 교수님의 버킷리스트를 보며, 내 인생 이것만은 꼭 해보고 싶었다 하는 버킷리스트를 여태 만들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뭘 하면 좋을까. 난 뭘 하고 싶어 이렇게 하루하루 책을 읽고 인생을 짚어가고 있는 것일까. 원고지 수백장을 들고 다니며 퇴짜를 맞아도 스스로 작가라 믿고 끝없이 노력하는 그 미국의 어느 무명 작가 지망생처럼. 혹은 MIT 수재인 첫째 아이와 달리 공부는 잘하지 못하지만 사람을 사랑해요. 라고 자신의 둘째 아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아름다운 어느 외국인 엄마의 말처럼.

사실 어느 것을 지금 당장 결론 내릴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다만 노력은 해야겠다는 것. 이 인생이 조금 더 아름답도록. 조급해하거나 너무 한치앞만 바라보지 말고 (지금의 나도 당장 한치앞에 이렇게 부르르 떨고 힘들어하건만 인생은 이게 다가 아닌 것을.) 여유있게 정말 중요한 것을 생각하며 살자는 생각이 드는.
꽤 괜찮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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