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스마일 1 그린 스마일 1
권혁주 글 그림 / 세미콜론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만화라 쉽고 재미나게 읽히지만 내용을 생각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 만화, 그린 스마일

귀여운 주인공 움비를 보면서 예전에 꼭닮았던 인형을 본 기억이 났다. 작고 귀여웠던 인형. 물개, 물범 하면 움비 엄마처럼 날렵하게 빠진 모습이 떠오르는데 움비는 정말 작은 솜뭉치 인형처럼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모습이 바로 연상될 정도로 귀여웠다.

실제로 작가는 갓난아기인 자신의 아이를 보며 움비 캐릭터를 떠올렸다한다.

작가의 이 만화를 그리게 된 사연은, 그냥 말로만 환경을 사랑하자라는 피상적인 생각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뚱맞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진심으로 환경을 사랑했기에 머나먼 바다의 돌고래 개체수가 줄어드는 것을 슬퍼했던 어느 마음씨 착한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며 자연스럽게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만화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인간의 잔인함, 무책임함에 좀더 포인트를 두고, 환경파괴로 살 곳을 잃어 멸종위기에 내몰린 수많은 동물들에게 관심을 기울일 것을 좀더 깊이있게 호소하고 있다.

말로는 많이 들었는데, 움비와 에코에게 동화되어 바라보는 환경 파괴 문제와 동물 사살 문제는 정말 심각한 지경이 아닐수없었다.

외면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가 아니었고, 멀게 느껴진다고 나몰라라 하기엔 지구의 생존이 걸린 문제였다. 잔인할 수 있지만, 그런 장면들을 여과없이 보여준 것은 인간의 쉽게 잊어버리는, 혹은 잊어버리려 애쓰는 의지를 다시 되돌려 환경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게 하고자 하는 작가의 뜻이었을 것이다.

 

물범을 잡아먹는 북극곰이 물범 새끼와 함께 모험을 시작하게 된 것은 인간에게 엄마를 잃었다는 동지의식이 있어서 시작될 수 있는 일이었다. 게다가 이 북극곰 에코는 뭔가 다르다. 원래 북극곰이 흰털을 가진 이유는 눈이 하얗기때문에 보호색으로 흰색으로 위장을 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빙하가 대부분 녹아버리고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지금, 정말로 북극곰의 털색깔이 바뀌게 될런지도 모를 일이다. 에코 곰의 탈피라고 해야할지. 털 색의 변화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따뜻한 곳으로 갈 수록 그 갈색 털의 길이와 영역은 더욱 넓어져갔다.

행동도 굼뜨고 어리숙하기만 한 귀여운 움비를 위해, 움비의 엄마를 찾아 에코와 움비는 함께 인간들이 있는 곳으로 여행을 시작한 것이었다.

 

2권에서는 멸종된 도도새가 등장을 한다.

뒤뚱뒤뚱, 말도 어찌나 많고 성미는 어찌나 급한지. 작가는 자신의 모습을 투영했다 하는데 아뭏든 조금 얄미운 캐릭터가 아닐수없었다.

인간에게 길들여져서 인간을 친구로 기억하는 에코새 도도는 1권에서 만난 레비아탄이 데려다준 어느 섬에서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그들은 모두 레비아탄의 등을 타고 여행을 하는데 가면서 인간의 흉하디 흉한 각종 흔적들을 접하게 된다.

엄청난 규모의 쓰레기 섬, 그리고 아름다운 줄 알았던 화려한 무늬는 알고 보니 기름띠가 유출된 거라, 물고기도 떼죽음을 당하고 그 물고기를 잡아먹으려던 새들 역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다. 아기새를 구하려다 어미새가 같이 죽음에 이른 장면은, 더욱 슬프기 그지 없었다.

 

고래 포경 장면도 그랬고, 실제 일본 포경선이 고래를 보호하려는 민간인들에게까지 작살을 쏘아대는 그 장면을 만화속에서 재현해내었다는데, 환경에 관련된 뉴스 기사라던지 다양한 정보들을 만화속에서 생생히 접하고, 또 자료로 만날 수 있었다.

 

3권으로 가서는 쓰레기 섬에 쓰레기를 투척하러 온 배를 타고 간 것이 하필 북극곰과 물범은 견디기 힘든 가장 더운 곳, 아마존임을 알 수 있었다. 그곳에서 도도새와는 헤어졌지만, 전설 속의 인디오의 괴물도 만나게 되고, 알고 보니 그 괴물은 자연, 동물들에게는 수호신처럼 다정한 존재였다. 그들과 얽히는 이야기가 끝까지 흥미진진한 스토리였다.

 

그리고 각 권의 끝에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환경 운동은 무엇이 있을까? 하는 이야기들이 있어서 거창하지 않게 시작할 수 있는 환경 보호 운동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거창하고 어렵게 느낄 환경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피부에 와닿을 실생활의 문제로 되새겨 봐야할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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