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림도령 재미만만 우리고전 2
배종숙 그림, 이용포 글, 한국고소설학회 감수 / 웅진주니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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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부터 이야기책을 유달리 좋아하다보니, 어른이 되어서도 다양한 소설책들을 다른 어떤 책보다 좋아하고 있는 사람이랍니다.

사실 어른이 되어서도 소설 뿐 아니라 이렇게 아이들 동화, 아이들 옛날 이야기에 빠져드는 것을 보면, 여전히 그 재미는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 같구요. 강림 도령은 어렸을적에 참 많이 보았던 이야기 속에서도 미처 못 만나봤던 제목인지라, 어떤 내용인지 궁금했어요. 그런데 이 책 참 재미나네요. 원래 이야기는 '차사본풀이'라는 제주도 이야기를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게 풀어낸 이야기라 합니다. 무당이 굿을 하며 부르던 노래를 풀어 적은 것이라 하네요. 굿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무당 이야기 중에 바리데기 설화를 듣고, 무척 신기하면서 재미난 이야기다 싶었던 적이 있었는데, 강림도령의 이야기 또한 그랬어요. 굿판에서 들으면 좀 무섭겠지만 아이들 식으로 각색해서 들으니 훨씬 재미난 한편의 이야기가 되더라구요.


강림도령은 남보다 키도 크고, 힘도 장사고, 생김새도 빼어나게 잘 생겨서 처녀 귀신도 보러 올 정도로 반할 외모를 가졌다 하네요.

김치 고을에서 관아에서 차사로 일했던 강림도령은 어느날 염라대왕을 잡아오라는 원님의 명을 받고, 저승길로 떠나게 됩니다.

자, 어찌 된 사연인지 한번 들어가볼까요?



강림도령이라는 이름은 아이들 그림책에 어울린다해도, 과양각시라는 말은 또 무얼까 싶었어요. 굿에서 따온 이름들이라 옛 이름을 그대로 살려서 낯설지만 어쩐지 정감이 가는 그런 이름이 생겼나봅니다. 그런데 이 과양각시, 생김새도 참 요상한데, 하는 행동은 더 이상하네요.(과양각시가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찾아봤더니 차사 본풀이에 나오는 사람이 분명한데, 외모는 빼어난 외모로 나오네요. 그 외모로 사람들을 홀려 재물을 빼앗았다 나왔어요. 아마 그림책에서는 아이들 이해하기 쉽도록 심술쟁이 할머니로 바꿔그린 것 같아요. )

돼지 멱따는 소리보다 더 심한 곡을 해대며 사람들과 원님의 잠까지 설치게 만드는 과양각시. 왜 그랬을까요?

무엇이 원통하다 매일 청원을 넣은 걸까요?


못 생기고 심술맞은 과양각시였지만 그들 부부에게는 어울리지 않을만큼 빼어난 성품에 능력을 가진 세 쌍둥이 아들이 있었어요.

그 아들들이 한날한시에 장원급제를 해서, 부부에게 절을 올리러 온 순간 바로 그 자리에서 즉사를 하고 만 것이었지요.

한날 한시에, 그것도 이제부터 좋은 세상이로구나 할 판에 갑자기 금쪽같은 세 아들이 목숨을 잃었으니 과양각시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매일 울어대는 통에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던 원님은 아내의 조언에 따라, 불시에 호출하는 비상 호출에 지각한 차사를 불러들여 염라대왕을 잡아오라, 하게 된 것이었죠. 사실 하라는 대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은 못했지만 우선 과양각시 입막음이라도 해볼 셈으로요.

거기에 바로 강림도령이 걸려든 것이었어요.


난데없이 저승을 다녀오라니. 가는 길도 모르고, 간다한들 무슨 수로 염라대왕을 잡아오란 건지. 대성통곡하는 강림도령을 달래준건 강림 각시였어요. 아내는 남편에게 밥을 먹여 마음을 달래준 후에 (강림도령이 맘편히 자는 동안) 정성을 다해 떡을 만들고 조왕 할머니와 문전 할아버지께 치성을 드렸답니다. 아주 정성껏 말이지요. 자신의 신랑을 돌봐달라구요.

옛 어른들이 정성을 다해 치성을 드리는 그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었어요.

통할거라 생각지 못했지만, 동화속에서는 그 이야기가 통한 것으로 나오지요.

그리하여 조왕할머니와 문전 할아버지가 알려주는 길로 저승길에 무사히 도착한 강림도령.

강림도령과 함께 한건 아내가 만들어준 떡이 있어서 무사히 저승의 염라대왕앞까지 대령할 수 있었답니다.



어릴 적에 봤던 유명한 티브이 프로중에 전설의 고향이라는 방송이 있었어요.

귀신도 많이 나왔지만 가끔 신령이나 현세의 사람이 아닌 사람 등이 나와 재미를 더해주기도 한 프로그램이었지요. 강림도령 과양각시 이야기도 전설의 고향으로 만들어졌어도 무척 재미날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어요. 그 프로그램이 워낙 인상깊어서 떠올랐는데.. 그냥 아이들 이야기로 만들어져도 재미나겠죠. 암튼 어른이 되어 읽어도 너무나 재미만점이었던 강림도령.


강림도령은 정말 무대뽀 정신으로, 아니 사실은 눈물도 극복한 재치와 힘으로 염라대왕을 오라로 묶기까지 했는데, 당황하긴 했지만 강림도령의 그 용기백배한 정신에 감탄한 염라대왕이 강림도령의 청을 들어주어 이승에 내려와 판결을 내려주게 됩니다.

과양각시네 세 아들은 왜 갑자기 죽게 된 것이었을까요?

염라대왕의 판결은 정말 무시무시하기도 했지만, 그에 합당한 결과기도 했어요.


정말 재미나게 읽었던 강림도령, 아, 차사 본풀이가 이런 이야기였구나.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이야기는 사실 무섭기는 해도 흥미로운 소재가 아닐수 없었어요. 바리데기 설화도 그렇고, 이 이야기의 원전인 차사본풀이도 그랬고 말입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쓰여진 재미만만 강림도령, 우리 고전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재미난 동화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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