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새롭게 - 맑고 향기롭게 근본 도량 길상사 사진공양집
일여 지음 / 예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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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에 가보지 못했고, 그에 얽힌 이야기도 몰랐었는데 이번 책을 읽으며 길상사 창건에 대한 비화를 접할 수 있었다.

삼각산 자락에 지어진 한식당이 제3공화국 시절 국내 3대 요정 중 하나인 대원각이 되었다 한다. 노년에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감명을 받은 김영한님이 시가 1천억원도 넘는 대원각을 스님께 시주하며 절로 만들어달라 청하여 절이 된 곳이 바로 길상사라 하였다.

법정스님에게 감화를 받은 이들의 이야기는 길상사 외에 매실마을을 만들게 된 계기로도 이어진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라는 책에 대해 들어만 보고, 사실 종교도 다르고, 제대로 읽어볼 기회조차 없었지만, 워낙 유명한 분이시고, 책이었던 지라 귀에는 익은 그런 내용이었다. 자세히 알지는 못했지만, 법정스님은 생전에 본인이 말씀하신 바를 직접 실천하시고, 이름을 널리 알린 스님이었음에도 욕심을 버리고 죽비 하나, 불화 한점 그리고 방석 몇점만 소유하셨다 한다.




사람들이 존경하는 수많은 종교인들의 표상이 되는 모습이 아닐수 없었다. 사실 종교에 귀의했다고 해도 욕심을 다 버리고, 청빈하게만 살아가는 분은 극히 드문 것 같다. 사람들에게 도덕적인 모습을 강조하면서 본인 스스로는 사리사욕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봐오지 않았던가. 그래서 법정스님의 몸소 실천하신 그 진리가 사람들에게 더욱 인상깊게 남아있지 않았을까 싶다.




예전의 모습은 인연이 안되어 못 찍고, 길상사에서의 법정스님과의 인연으로 법정스님의 일상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는 일여님.

법정스님을 그리고 안타까워하는 이들에게는 생전의 법정 스님의 못다뵌 모습을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간직할 수 있는 책이 나온 것이 정말 반가운 일이 되었을 것이다. 다른 종교라지만,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사랑하는 이의 모습을 사진으로라도 한장이라도 더 간직하고픈 마음은 미루어 짐작이라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길상사를 담아내었다라는 이야기 속에는 무릇 법정 스님의 사진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니었다. 생전의 모습이기에, 흑백으로 담아내고, 이후의 길상사의 다른 스님들이나 일반 사람들의 모습은 컬러로 담아내어 구분을 지었다.

여러 종교가 첨예하게 대립을 하기도 하지만, 서로가 둥글게 어울리고 화합하는 모습은 보통 사람들의 눈에도 참으로 아름답게 비춰진다.

길상사는 우리나라 가톨릭의 성지랄 수있는 곳에 위치해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신부님, 수녀님들이 길상사를 산책삼아 나오는 사진도 간간히 엿볼 수 있었다. 그렇게 각기 다른 종교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이 독자의 시선에서는 참으로 아름다워보였다.




법당으로 가시기전에 행전을 고쳐매시던 스님의 '작은 일에도 충실하신 모습', 간간히 보여주시던 미소와 달리 드물지만 파안의 미소로 눈까지 모두 감기게 웃어주시던 미소, 사진 찍히시는 분은 사실 좀 불편하셨을지 몰라도, 옆에서 밀착 취재를 하다시피한 작가의 노력 덕분에 법정스님의 가까운 모습들, 대화에 집중할때의 버릇이라던지. 길을 가면서 손가락을 튕기던 버릇이라던지. 그분을 소중히 여기는 많은 사람들이 그분을 추억하고 기리기 위해 기억하고 싶었을 그런 여러 모습들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는 사진집이었다.




맑고 향기롭게, 마음을 세상을 자연을 맑고 향기롭게라는 실천덕목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민활동을 펼치도록 길상사 사무국에서 시작되었다는 스님이 발족하신 시민 모임. 길상사의 시작 자체가 법정스님의 무소유에 감화된 ,욕심을 버린 한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되었듯이, 보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향기로운 마음의 연꽃을 피우고자 했던 법정스님의 마음은 이제 맑고 향기롭게와 길상사에 남은 사람들로 인해 은은하게 지속적으로 퍼져나가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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