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여신 정이 1 - MBC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 원작 소설
권순규 지음 / 황금가지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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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파선에 대해 예전에 들은 바가 없었다. 다만 책으로 나오고 있어 제목으로만 접했었는데, 7월부터 mbc에서 방영될 예정이라는 불의 여신 정이의 주인공이 바로 백파선이라는 실존 인물에 대한 이야기임을 들었다. (광해와의 사랑은 물론 픽션이겠지만 ) 그래서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 그 원작 소설을 챙겨서 먼저 읽어보리라 했는데 나의 게으름이 불의 여신 정이 3권 완결이 나오고 나서야 책을 펼쳐들게 되었다. 그런데 한번 펼쳐드니 정말 그 속에 담뿍 빠지게 만드는 매력을 갖고 있는 책이었다.

소설을 좋아하면서 실제 사건이 허구와 섞여있는 역사소설 또한 좋아한다. 사실이 섞여 있으면 허구조차도 사실처럼 느껴지는 생생함 때문일 수도 있고, 드라마나 책을 통해 제대로 된 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일깨울 수도 있어 여러가지 면에서 역사 드라마, 역사 소설을 좋아한다.

 

 

 

예전같으면 드라마를 무척이나 꼼꼼히 챙겨봤을 텐데 요즘엔 드라마는 물론 티브이 자체를 안 틀고 살아서 불의 여신 정이의 문근영이 나오는 장면을 보지 못했지만 책을 읽으며 문근영을 떠올리며 읽었다. 드라마나 영화로 연이어 만들어지는 작품들은 배역을 충분히 예상하며 상상한 장면에 좀더 사실성을 부여할 수 있는 (혹은 자신의 상상의 나래가 갇힐 수도 있지만), 나는 나름 문근영의 배역을 상상하고, 또 실제 드라마 사진을 찾아보면서도 만족하며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꽤나 몰입도 있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니까. 잘해내고 있을 거란 믿음이 들었다. 드라마로 몰아 봐도 재미나겠지만 요즘의 나는 책을 더 편히 여기기에 이렇게 책으로 단숨에 읽으며 드라마를 떠올리는게 오히려 더 편하기도 하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다시 또 드라마가 보고 싶어질수도 있을테고..

 

 

 

1권 불의 여신 정이 속에는 정이의 출생과 성장, 그리고 광해와의 인연과 그로 인한 아픔이 담겨 있었다.

양반 출신이었던 정이의 엄마 초선은 여성 최초로 사기장이 되고 싶었던 능력있던 여성이었다. 그녀를 임신하게 강제로 범하고, 심지어 위태롭게 내쫓으려한 이기적인 인물은 그녀가 진심으로 좋아했던 유을담의 라이벌 같은 인물 이강천이었다. 초선이 아기를 낳고 죽을때 마침 유을담이 그녀를 발견하였고 그녀의 아기를 거둬 키워주기로 한 것이 바로 정이. 을담과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정말 온 정성을 다한 아비의 마음으로 정이를 키워내었다.

 

 

 

그리고 사냥을 나온 광해가 독사에 물릴뻔한 정이를 구해주면서 왕자와 정이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정이에게는 왕자보다도 더 무예가 깊은 오라버니 태도가 있었고 정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도 저버리고 지켜낼만큼 정이에 대한 애정이 깊은 오빠였다. (친오빠는 아니고 말이다.) 여기서부터 셋의 삼각관계가 예견되었다.

 

 

 

원튼 원치 않던 부모가 모두 그릇 제조에 최고의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었고 그녀를 키운 양아버지 또한 조선 최고의 사기장이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그녀는 타고난 능력을 갖고 있음이 예견되지만, 거기에 진정한 노력까지 더해져야 하는 바, 안타깝게도 아비의 목숨을 잃고, 조선 최고의 사기장이 되어야만 원수를 찾을 수 있다는 그 한마디에 정이는 사기장이 되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되었다. 제 발로 사옹원 분원에 찾아갔으나 이강천의 호통에 입소하지 못하였고 사가에서라도 배움을 쌓기 위해 문사승을 찾아가 뼈를 깎는 노력 끝에 그의 제자로 거둬들여지게 되었다.

 

 

 

책 속에는 드라마 속에서 흥미진진하게 재현되었을 명장면들이 엿보였다.

친동생 광해를 몰아내기 위해 간계를 꾸민 임해, 그리고 그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정이의 도움을 빌게 된 장면과 그로 인해 정이 부녀가 곤경에 처하게 된 사연으로 정이가 선조 앞에 가져간 그릇으로 선조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호소하는 장면은 문근영의 똑부러지는 의연한 모습으로 상상이 되곤 하였다.

 

불의 여신 정이 속에서는 정이, 즉 백파선이 일본에 건너가 활약하는 이후의 사연보다는 주로 광해와 얽힌 러브 라인에 주목하는 듯 하였다. 또다른 소설 백파선의 내용에는 일본 이후의 삶이 담겨있대서 이 책을 다 읽고 읽어보고 싶어졌는데 리뷰를 찾아보니 이야기의 흥미와 긴장도가 많이 떨어진대서 그냥 백파선의 실제 삶 등을 찾아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하였다.

 

사실 일본으로 건너간 우리의 기술자들이 그 안에서 최고의 문명을 꽃피웠다는 것은 우리나라로서는 너무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녀 스스로 우리나라를 저버리고 떠난 것이 아니라 임진왜란때 능력있는 도공들을 강제로 끌고간 터라 어쩔 수 없이 그 안에서 그릇을 만들며 살게 된 것이었겠지만, 백파선의 활동 시기 이후 중국제 도자기 수입량을 80%나 줄일 정도로 조선인 기술자들의 일본 도자기 내수화에 성공을 했다 하고, 이후 일본제 도자기는 아시아 중동 유럽 시장에서 각광을 받으며 중국 못지않은 도자기 수출국으로 급부상하였다 한다. 18세기 후반에 일본이 조선을 제치고 19세기 후반에 청나라마저 제치고 아시아 경제의 최강이 되는게 기여한 것이 바로 도자기 등의 일본 상품의 세계시장 진출이었다니 그녀같은 기술자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를 가슴아프게 되살릴 수 있었다. (오마이 뉴스의 김종성의 사극으로 역사 읽기 참고)

 

1권까지를 읽고 나니 2권에서 얼마나 정이가 힘들여 도공으로써의 길을 닦아갈지가 눈에 그리듯 예상되었다.

게다가 정이의 생모, 그리고 양아버지까지 모두 권력의 암투로 내몬 약육강식의 사옹원 생활이 가슴아프게 예상되기도 하였다.

그러면서도 광해와 김태도와의 삼각관계는 어찌될 것인지 (실제의 이야기를 찾아보니 정이가 누구와 엮여질지는 자명한 결과지만 말이다.) 2권을 얼른 펼쳐들고 싶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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