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오브 브라더스
스테판 앰브로스 지음, 신기수 옮김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사실 이 책을 읽기 전,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 대한 이름을 듣게 된것이 훨씬 오래전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워낙 유명한 드라마라 그랬는지, 전쟁이야기에는 영 문외한인 내게도 이 드라마를 볼 기회가 여러차례 있었다. 드라마의 유명세를 먼저 들은 오빠와 신랑이 추천해주었으나, 워낙 길고 방대한 양이라고 하면서 암튼 빠져든 사람들은 헤어나오기 힘든 역작이라는 평가까지는 전해주었지만, 전쟁이 낯선 내게는 선뜻 선택하기 쉬운 주제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으로 나오니 제일 먼저 읽고 싶었던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드라마의 양이 상당히 방대했음에도 책이 한권이라 처음에는 놀랍기도 하였다. 작은 글자로 여백 없이 거의 촘촘하게 채워진 책을 보고, 억지로 늘이지 않고 한권에 담아내려는 시도가 더 고맙게 느껴졌다. 사실 이 책은 초판본이 아니다. 번역서로 벌써 두번째 나온 책인데, 앞서 책을 평가한 분들의 글을 읽어보니, 예전 번역서가 워낙 오류가 많아서 새로운 번역서는 그래도 좀 깔끔하게 많이 손보아진 책이라는 평을 얻었다. 사실 전쟁 용어나 무기 이름 등에 익숙하지 않아서 번역이 매끄러운지 어떤지 여부를 평가하기는 어려웠지만, 읽는데에 나로써는 큰 무리가 없이 술술 읽을 수 있었다.

 

2차 대전의 실제 영웅들, 지상 최강의 보병 중대 미 육군 506 공수 보병연대 E 중대의 훈련과정에서부터 실제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이뤄낸 가장 어렵고 힘든 임무 중에서도 빛을 발한 정예부대의 활약에 대한 모든 것을 그려낸 책이었다. 소설과 에세이 등에는 익숙해 있지만, 처음 이 책을 읽을때는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도 들고, 몰입하기 힘든 훈련 과정 등에서 읽는데 지루함을 약간 느꼈으나 그들이 열정을 바쳐 치뤄내는 엄청난 전투씬들에 대한 묘사에서부터 한껏 빠져들기 시작했다.

 

공공의 적이라 할 수 있는 최악의 상관이었던 소벨, 하지만 E중대가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이 소벨의 극악한 훈련이 있어 실전에서 그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들이 존경해마지 않던 윈터스. 나를 따르라는 말로써 다른 누구보다 앞장서서 솔선수범하는 절정의 지휘력을 보여준 실로 놀라운 상사.

 

마켓가든이라는 비밀 작전을 수행하며 영국 1공수사단이 10005명이 강하하였으나 9일만에 2163명만이 철수하는 최악의 손실을 이뤄내었지만 E중대 역시 중대한 손실을 입었다 하나 그들은 154명의 대원들 중 132명이 살아돌아왔다. 실로 E부대의 활약은 소수 정예의 막강한 엘리트 군사팀이라 할 수 있었다.

 

사실 이 책을 읽을 무렵에 연평도 사건이 터져서 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커지기도 하였다. 우리나라가 종전국이 아니라 휴전국임을 잊고 있었다는 어느 님들의 말씀처럼 정말 나는 평화에 너무 젖어 살아왔던 것이다. 이라크 전에서나 있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다니 ..하고 탄식했던 연평도 어느 주민의 인터뷰를 떠올리며.. 이 책 속의 강인한 공수부대원들조차 살아 남기 힘들거라 예상한 각 전투들에서의 과정이 더 실감나게 느껴져서 무서움이 더 강해졌던 것 같다. 이제는 다시는 이런 끔찍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되는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들의 지옥같은 전쟁을 글로 만났다.

 

하버드대 영문학도 출신의 웹스터가 어머니께 보내는편지에서 다른 사람의 아들이 진흙속에 처박혀 죽기를 바라십니까. 타인의 목숨 또한 나의 목숨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웹스터의 그 희생 정신이 놀랍게만 느껴졌다. 전우를 살리기 위한 똘똘 뭉친 그들의 노력이 있어 부상을 입은 몸에도 불구하고 휴가를 얻어 전투에 참가하는 대원에서부터 편한 보직을 박차고 다시 전쟁터로 전우와 함께 하려는 전우들까지.. 오늘날의 이기적인 현대인의 모습에서는 보기 힘든 그런 모습들이 돋보이는 것 같았다.

게다가 라이언 일병 구하기로 널리 알려진 그와 비슷한 일화도 이 책에 나와 있었다. 프리츠라는 군인이 집에 돌아가게 된 이유가 바로 3명의 형제가 죽어 혼자만 남게 된 것. 같은 날 세통의 전사통지서를 받게 된 그의 어머니를 위해 군은 가능한 빨리 전선에서 그를 빼내 미국으로 돌려보냈다.

 

 한쪽 엉덩이에 총알이 관통하여 다른 엉덩이로 나오는 바람에 한 발의 총탄으로 네 개의 구멍을 갖게 된 어느 병사, 180이 넘는 키로 앞장서 진격하다가 사령관으로 오인받아 독일군의 총탄이 목을 관통하였던 군인은 동료들이 이제 가망이 없겠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듣고도 살아남았다. 탱크에서 나오다가 하반신이 날아가버린 병사.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만났던 끔찍했던 장면들은 이 책에서는 실제의 전투는 우리가 영화에서 보아오는 그 이상으로 끔찍하고 무서운 일들이 벌어짐을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살아남은 전우들의 종전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풀어내고 있는 이 책은 살아있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었다.

윈터스에게 보낸 라니의 편지에 이런 글이 기억에 남는다. 목숨을 걸고 전우를 지키고, 임무 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한 그들은 자신의 공까지 전우들을 위해 넘기는 그런 마음씀씀이를 지닌 진정한 영웅이었던 것이다.

 

'중대장님, 가끔 전쟁 당시 얘기를 할때면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전쟁 영웅이지? 맞지? 하고 물어보는 손자에게 해준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니란다, 얘야, 할아버지는 단지 영웅들이 있던 중대에서 복무를 한 것이란다.;라고 말입니다....'

 

33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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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2010-11-26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갖던 책입니다. 리뷰가..아주 정갈합니다.
도입부 약간의 지루함을 이겨네야하는 책이군요.^^

러브캣 2010-11-26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는 빡빡한 시작이 처음에는 좀 낯설었거든요. ^ㅡ^ ㅎㅎ 그래도 읽다보면 생생하게 전해져오는 그 느낌이 무척 새로운 작품이었어요. 미드로도 만나보고 싶어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