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해지지 마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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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세의 할머니 시인이 들려주는 인생이 가득히 뭍어나는 시들.. 99세에 처녀작 시집을 낸 시바타 도요님의 시집, 약해지지마를 읽었다.


꽤 오랜 세월을 살아오셨음에도 할머니는 여전히 정정하시다. 60대인 하나뿐인 외아들 겐이치가 혹시나 우리 어머니 치매에 걸리셨을까봐 오늘이 몇요일이예요? 라고 물어도 뭐든지 아직까지는 알고 있다며 그저 웃는 어머니. 99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기억력과 시에 대한 감수성은 나이를 모르고 읽었다면 정말 99세의 처녀작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시집이었다.

사진 또한 우리나라 작가가 아름다운 풍경과 사물을 찾아 반짝이는 그 순간을 멋지게 담아내어 도요님의 시를 감상하는데 더욱 멋진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나이가 들어 하루하루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힘들게 느껴져도 사랑하는 이들을 생각하며 힘을 내는 할머니. 그리고 아들의 조언으로 노후에 쓰게 된 시로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다고 느낀다는 할머니의 마음에 나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책을 읽은 많은 이들이 '늦었다, 너무 나이 들었다' 생각한 자신의 처지를 반성하고, '그래, 아직도 인생은 길고도 길게 남아있는 게지' 하며 약해지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는 모습들로 서평을 실은 것이 책의 뒷 면에 쓰여 있었다. 젊다는 나이, 중년이라는 나이를 넘어서고 나면 불현듯 내가 나이를 너무 먹었나 싶어 두려움이 들게 마련일텐데 (아직 그 나이가 되어보지 않았지만, 벌써 그런 걱정은 가끔씩 들곤 한다.) 할머니가 정정하게 서서 우리에게 해주는 이야기들은 이야기 속 인생 만큼이나 달콤하게 우리에게 강한 지구력을 주는 것 같다.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이제 그만 떠날 때 아닌가요? 하는 바람에게도 웃으며 답장을 보내 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도요 할머니.


할머니의 추억 1에서 가장 행복한 날로 꼽히던 날이 바로 아들 겐이치가 생겼을때 남편에게 말하자 같이 기뻐해주며 어깨를 나란히 하고 벚꽃길로 돌아온 그날이라 하였던 말은 평생동안 사랑하는 두 남자(남편과 아들)를 가슴에 담고 있음이 드러나는 어머니의 마음이었다. 99세의 나이에도 아들을 걱정하고 엄마를 생각하며 의지하라는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에서부터, 돌아가신 어머니를 회상하고, 1992년에 세상을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며 시에 담아낸 할머니의 마음까지..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뒤늦게 후회하지 않도록 (물론 할머니 또한 후회없는 삶을 살았노라 말씀하셨다.) 더욱 사랑하고 더욱 아껴야겠단 마음이 들게 해주는 시들이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강렬한 충격은 아니나 다정하고 따뜻한 바람이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그런 마음이 드는 그런 시였달까.



가득 채우기 힘든 100이라는 숫자, 하지만, 건강하게 살아오신 도요 할머니께서 100이라는 숫자를 채우고도 우리에게 두번째 시집을 안겨주실 날이 되기를 ..

그래서 사람들에게 다시 희망이라는 글자를 선사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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