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도감 - 장난감을 만들며 놀자!
기우치 가쓰 글, 다나카 고야 그림, 김창원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0년 7월
품절


남녀간의 구분을 짓는다기 보다 성향의 차이였겠지만, 어릴 적 오빠는 유난히 무엇인가를 뚝딱거리며 만들기를 좋아하였고, 나는 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짓기 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그래서는 안되는 일이었지만, 방학숙제로 나온 만들기 숙제를 오빠에게 부탁하고, 오빠의 그림 숙제는 내가 대신 해준 적도 있었다. 오빠의 손에서 요술처럼 뚝딱뚝딱 완성된 것을 보면 무척이나 신기했지만, 내가 본드를 들고 붙이고, 조립하고 하는 것은 영 소질에도 안맞는 듯 하였고, 무엇보다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난감하기 일쑤였다.



어릴적에는 지금처럼 많은 장난감이 있지도 않았지만, 게다가 시골 할머니댁에라도 가는 날엔 정말 아무것도 갖고 놀게 없어 무척 심심할때가 많았다. 뛰어노는 것도 한계가 있어 지루해질 무렵, 오빠는 집에서 하던 부루마불 게임을 머릿속으로 생각해내곤 종이를 오리고 글씨를 써서, 거의 흡사하게 부루마불 게임을 만들어 내어 한참 재미있게 놀았던 적이 있다.


이 책은 우리 아들과 놀아주기 위해 직접 엄마 아빠가 장난감을 만들어주거나 아니면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란 후에 같이 만들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일찌감치 관심을 갖고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책을 읽다보니 어릴적의 공작왕 오빠가 생각이 났고, 지금부터 약 20년전에 출간된 적이 있는 책인지라 (1991년판이 있었다.) 한참 오래된 책임에도 어쩜 이렇게 다시 봐도 재미나 보이는 장난감이 많은 건지, 우리 어릴 적 놀던 수공 장난감들을 우리 아가들에게도 만들게 할 수 있겠단 생각에 흥분이 되는 그런 책이었다. 사실 요즘 엄마표 놀이, 엄마표 학습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어 새로운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이미 이런 책들이 예전에도 나와 있었던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책들이 주로 여행, 요리, 육아, 소설 등에 편중되다 보니 신랑이 역사 서적이나 인문 서적을 좀 읽어보는게 어떻냐고 했다가, 이 책은 눈에 유독 들어서 관심을 갖고 보았다고 하였다. 20여년전의 책이라고 하니 본인도 대학 다닐때 1910년 경에 쓰여진 한의학 책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며, 나온 시기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 사람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그 감동의 깊이가 중요한 것이라 하였다.




책에는 각종 도구나 손 등을 이용해서 만들 수 있는 공작법들이 소개되어 있었고, 초등학교 3학년생을 기준으로 난이도를 네가지로 나누어 각각의 난이도를 보고 원하는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었다. 아직 어린 우리 아기가 직접 만들 수는 없겠지만, 엄마가 만들어주면 너무나 재미있어 할 그런 작품들이 제법 있었다. 그래서, 비싼 외국 회사들의 움직이는 , 또 소리가 나는 그런 장난감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엄마, 아빠가 뚝딱 만들어줄 수 있는 장난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하고 싶었다.





공작도감은 장난감을 만들며 놀고 싶을때 장난감 만드는 순서와 노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

신문지가 구렁이가 되고, 비닐 주머니가 문어로 바뀌며, 골판지가 예쁜 집으로 변신합니다.

공작도감에는 장난감 만드는 법이 무려 120가지나 실려 있습니다.

-저자 기우치 가쓰








게다가 요즘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인터넷 게임등에 빠져서, 책도 덜 보고, 이렇게 손을 이용해서 다양한 창작 활동을 하기 힘든 일이 많은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아이가 직접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게 느껴졌다. 칼, 송곳, 망치 등을 이용해 만드는 것들도 있었지만, 난이도가 있거나 위험한 도구를 사용해 만드는 작품들은 부모와의 협력 아래 만들어내는 과정이 곁들여진다면 아이들에게 더욱 힘이 되는 과정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만들어진 장난감으로 어떻게 갖고 놀면 좋을지 방법까지 그림으로 설명이 되어 있는 책이라 어려움 없이 아이, 부모 모두 익힐 수 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과거로 타임머신을 타고 되돌아간 느낌을 전해준 책.

그리고 앞으로 우리 아기를 위해 더욱 소중하게 쓰여질 명저라 생각되는 책, 공작도감과의 만남으로 신랑과 오랜만에 책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더욱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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