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
마리오 리딩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카트린 드 메디치, 올리버 크롬웰,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라나발로나 여왕, 카이저 빌헬름 2세, 블라디미르 레닌, 아돌프 히틀러, 요제프 스탈린, 베니토 무솔리니, 마오쩌둥, 이디아민 다다, 폴 포트. 363p

 

 이들 중 귀에 익은 사람이 몇사람이나 되는가? 또한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사실 히틀러, 스탈린, 무솔리니 등의 이름을 듣고는 어느 정도 공통점을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폴레옹의 이름이 끼어 있는 것은 뜻밖이었다.

 

이들은 각자 자기 차례가 되면 기존의 질서를 뒤흔들었다. 도덕규범에 도전하는 자들, 문명의 나무를 흔드는 자들, 코퍼스 말레피쿠스의 선천적 신봉자들은 스스로 만든 강령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혹은 바로 그렇기 때문에 비로소, 코퍼스 말레피쿠스의 목적을 충족했다. 363p

 

게다가 이들 가운데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이가 나폴레옹이었다 함은 정말 더욱 충격적이었다.

항상 나폴레옹하면 위대한 업적을 가진 위인으로만 기억을 하고 있었기에 새로운 관점에서 보게 되는 이야기였다.

 


 

절대적인 악을 희석해서 불완전하게 바꾸어야 사탄을 막을 수 있다. 나폴레옹과 아돌프 히틀러라는 두 명의 옛 적 그리스도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위대한 자'는 세계가 악마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막기 위해 신이 특별히 계획한 존재들이다. 적그리스도들은 악마의 목적과 유사하게 행동하면서 그를 진정시키지만, 실제로는 악마가 안일하게 만족하는 상태에 머무르게 만든다.

 

우리는 아무것에나 반대하지 않는다. 모든것에 반대하지.

188p



 

노스트라다무스. 그의 무수한 예언을 미처 다 알지 못했기에 1999년에 막연히 듣게 된 그의 종말론은 무서우면서도 사실 얼른 지나가기를 바라는 그런 허상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그 해에 종말은 일어나지 않았고, 노스트라다무스의 이야기는 다시 묻혀지는 듯 했다. 그때 반짝 접했던 노스트라다무스에 대한 이야기들은 기억에 크게 남는 이야기는 더이상 없었다. 과거의 이야기(그가 예언할 시기에는 미래의 이야기)를 아무리 많이 맞췄다 한들..앞으로의 이야기를 어떻게 맞힐지를 몰랐기 때문에..

 

이 책은 세계적인 노스트라다무스 연구가인 마리오 리딩의 소설이다. 그래서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듣는듯 긴박하게 풀어나가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에 관한 이야기들은 그가 모은 방대한 자료가 뒷받침되어 우리 눈앞에 정말 보이듯 펼쳐지는 것 같았다.

 


 

노스트라다무스는 100편의 사행시당 1세기씩 다루어 총 10세기를 예언하는 1000편의 사행시를 썼고, 그중 942편만이 남아있다. 나머지 58편은 행방불명이고, 오늘날까지 단 한번도 발견되지 않았다.

8p



 

그 행방불명된 예언이 이 책의 주된 골자이다. 아무에게도 공개되지 않은 예언을 추적하는 이야기라니, 이 얼마나 흥미로운 주제인가.

 

바벨이라는 이름의 집시가 사라진 예언시를 갖고 있다면서 내건 신문 광고를 보고, 두 명의 사람이 접근을 한다. 한명은 기형적으로 응고된 흉안을 지닌 에이커 베일이었고, 그 흉안을 가진 사람을 조심하라는 주의를 받았던 바벨은 본능적인 직감으로 그를 피해 다음의 손님을 만나러 간다. 그 한명은 애덤 사비르로 노스트라다무스에 대한 글을 쓰는 미국인 작가였다. 바벨은 애덤을 만나자마자 유리잔을 손으로 깨트리고, 피묻은 손으로 사비르의 손을 잡고, 사비르의 손 역시 피를 보게 한후에 두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사라진 바벨은 곧 살해되었다.

 

애덤 사비르는 바벨의 말대로 사모아, 크리스라는 두 단어만 기억한채 그를 범인으로 오해하는 경찰의 추적을 피해 바벨의 여동생 욜라를 만나게 된다. 욜라와 알렉시, 그리고 사비르가 예언시를 찾아 추적을 하는 동안 정말 소름끼치게 무서운 에이커 베일이 그들 뒤를 쫓게 되었다. 에이커 베일의 냉혹함과 잔인함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에이커 베일을 통해 드러나는 코퍼스 말레피쿠스의 정체. 그리고 예언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는 집시 부족들의 언어와 습관등에 대한 아주 자세한 묘사. 마리오 리딩은 집시에 대한 모든 전설과 이야기들이 모두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을 하였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노스트라다무스에 대해서도 무지했지만, 집시에 대해서는 더욱 무지하였기에 책속에 나오는 자세한 집시의 이야기는 더욱 관심이 가는 주제가 되기도 하였다.

 

그저 떠돌이 생활을 하는 유랑인, 혹은 좀도둑들의 집단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의 문화를 지닌 사람들이었고, 그들만의 문화 속에 녹아들었다고 하는 예언시의 존재는 그들을 더욱 신비한 존재로 부각시켜주는 듯 하였다.특히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미국인 작가 사비르의 변화는 집시들을 통해 평범한 인간, 가조 (집시가 집시 아닌 사람들을 낮추어 부르는말)가 집시와 제대로 융화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듯 하였다.

 

또한 집시 여성임에도 뛰어난 기지를 발휘하는 욜라의 지혜도 놀라운 안목의 소유자임을 뒷받침해주었다. 소설의 재미를 높여줄 멋진 등장인물들이 많아서 에이커 베일의 무서운 이야기들을 중화시켜주는 듯 하였다.

 사비르와 베일, 그리고 그를 쫓는 형사 칼크까지 사실은 삼자의 대결 구도였지만, 실제로 긴박한 대결 구도로 집중되는 건 사비르와 베일의 관계였다. 

 

 공개되지 않은 중요한 예언시, 그 시를 찾기 위해 목숨까지 내걸고 쫓고 쫓기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

 

"모든 재앙은 예고되었다.

물론, 그것을 막는 방법도!"

 

충격적인 진실을 담은채, 역사속으로 사라진 예언,

지금, 지키는 자와 파괴하는 자의 마지막 전쟁이 시작된다.

 

이 책의 화려한 문구만큼이나 시간가는 줄 모르게 빠르게 진행되는 이야기.

중간중간 잔인한 장면들도 있었지만, 그 다음 장에 대한 궁금증.. 특히나 마지막에서 예언에 대한 이야기들이 어디까지 진행될 것이고, 공개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잔인한 장면도 참고 견디게 해주었다.

과장된 영웅은 없지만, 무서운 악인은 존재하는 소설, 하지만 그 무서운 악인이 어쩌면 실제로 있을 법한 집단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두려움이 커지는 그런 소설이었으나 정말 재미는 있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노스트라다무스의 남은 예언시를 찾아 마리오 리딩의 예언 속으로 들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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