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말레이시아
조경화 글, 마커스 페들 글 사진 / 꿈의열쇠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여행 책자는 이렇게 씌여진게 좋더라."

 

나보다 먼저 이 책을 읽으신 아버지의 평이셨다. 보통은 내가 먼저 아빠, 이번 책은 어떠셨어요? 하고 여쭙곤 했는데, 이번에는 먼저 말씀을 하시는 걸 보니 마음에 흡족하게 드셨던가 보다. 그래서 어떤 내용일지 더욱 궁금해졌었는데..책을 읽고나니 아, 아버지께서는 이래서 좋아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캐나다인 남편(한국인으로 귀화한)과 한국인 아내의 말레이시아 자유 여행기를 담고 있다.

부부가 글을 쓰고, 남편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여행의 첫 시작서부터 여행지에서의 각종 이야기를 정말 편안하게 들려준다. 글씨도 크고, 내용도 시원시원하다. 아버지께서도 아내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더라 하시는 걸 듣고 생각해보니 사실 남편의 글은 다소 일기처럼 나열식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여행을 좋아하고, 더위를 못 참는 부부는 여름마다 한달 정도씩의 해외 여행을 다녀오곤 하였다. 금전적인 압박도 고려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처럼 동남아쪽에 눈을 돌리게 되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말레이시아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것. 사실 이번에 나도 태국은 남들도 많이 가지만, 시국이 불안정하고 필리핀은 아직 매력을 못 느끼겠고 여타의 이유로 말레이시아를 바캉스로 선택했던 터라 그녀의 여행 선택과 비슷했던 것 같아 시작부터 동지애를 느꼈다.

 

물론 그녀처럼 남편과 호젓이 한달씩이나 자유여행을 다닐 일정도 여유도 없는 나로서는 남들처럼 짧은 며칠 동안 코타키나발루 한 곳만 다녀올 생각이긴 했다. 그녀가 다녀온 콸라룸푸르, 페낭, 멜라카는 이번 여행에서 못 가보지만, 그래도 말레이시아 특유의 여러 정보들은 여행을 가기에 앞서 참고하기에 좋은 자료가 되었다.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일본,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말레이시아는 비로소 완전한 독립을 이루었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여행을 할적에는 분명히 한국인임을 밝히라고 조언한다. 그들도 일본인을 혐오한다기에..

 

살아 꿈틀거리는 인생이 여기에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다같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다. 잘난 인간도 못난 인간도 없다. 조금씩 다른점들이 생활이 양념이 되어 주는 거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생각을 시끌벅적한 장터에서 해보았다. 133p

 

사실 그녀도 말레이시아에 대해 여행 책자 두권으로 준비하고 떠났다고 하였다. 모르기에 더욱 다녀오고 싶은 곳이었다고 하였듯이 사실 나도 잘 모르고 있던 것들을 그녀의 여행 에세이를 통해 배워간다. 메가 세일이란 것은 들어는 봤지만 실제로 경험했다니 부러울 따름이었고.. 지역은 다를지언정 음식은 비슷할테니 맛있게 먹었다는 사태 (우리나라의 꼬치와 비슷하다. 표지의 사진이 바로 먹음직스런 사태 사진이다.) 와 너무나 달콤하면서 맛있다는 화이트 커피도 이번 여행에서 꼭 먹어보고 싶은 품목이었다.

 

마사지도 유명하대서 욕심이 나기는 하되, 아기와 신랑과 셋이 가는 여행인지라 마사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사실 미지수다. 그저 우리는 휴양지에서 쉬면서 아이와 물놀이 하고 그리고 선셋을 감상하며 맛있는 먹거리 (말레이시아 또한 미식가의 천국이라고 하니..) 를 즐기다 올 여정으로 간단히 계획중이다.

 

페낭은 동양과 서양이 만나 만들어 내는 다양함이 흥미로웠다. 극과 극이 만나 전혀 새로운 독특한 문화가 탄생되어 이채롭고 신비로웠다. 우리 부부도 그럴까? 어쨌든 누가 말레이시아를 여행한다면 페낭을 가장 먼저 추천해주고 싶다. 만약 우리가 말레이시아에서 살아야만 한다면 페낭에서 살고 싶다. 164p

 

아, 이런.. 페낭이 그토록 매력적이라니..나는 코타키나발루로 계획했는데.. 그래도 일정을 바꿀 순 없으니 저자가 코타키나발루를 여행해보지 않아서 다른 곳과 비교하기 힘들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기로 하였다.

 

여행을 앞두고 그 곳의 여행기를 읽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있을까?

곧 갈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하니 다른 여행지보다 더 눈을 크게 뜨고 읽게 되었고, 머릿속에도 쏙쏙 잘 들어왔다.

 


 

지금은 말레이시아의 태양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가물가물하다. 그 곳에서 만났던 거지들조차도 그립다. 인도음식을 비롯한 싸고 맛있는 온갖 종류의 음식 냄새는 아직도 선하다.

생각만 해도 당장 달려가고 싶다. 정말 부러운 신선하고 풍부한 과일들이 그립다.

우리는 이 음식 때문에라도 말레이시아에 꼭 다시 가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온갖 종류의 사람들, 열심히 살지만 여유가 온 몸에 배여있는 사람들,

인생의 고통조차도 껴안고 웃으며 사는 사람들이 보고 싶다.

 23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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