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식품 - 만드는 사람은 절대 먹지않는
아베 쓰카사 지음, 황미숙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첨가물 및 식재료 전문 상사에서 10년 넘게 일하면서, 히트상품도 꽤 많이 만들어내어 '식품 첨가물의 신'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던 아베 쓰카사. 국가가 정한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하는 일이라 합법적이었고, 그를 풍요롭게 해주는 일이라 스스로가 마법사, 식품업계의 구세주가 되는 양 일을 즐기고 재미있어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딸 아이의 세돌 생일이 되어 자신이 "만든" 미트볼을 아내가 생일 상에 올리고, 그 미트볼을 너무나 맛있게 먹는 딸을 보며 아빠는 정신이 번뜩 들고 말았다.
 
내가 먹는 미트볼은 '마법'이 풀리면 저급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 고기였다. 동물 사료 수준이랄까?
"아빠가 만든거니까 안심할 수 있잖아." 라고 말하는 아이, 하지만 과연 그럴까?
그런 정체불명의 식품을 자식에게 먹여도 될리가 만무하다. 어린아이에게 첨가물을 계속 먹이면 몸에 부담이 되는 것은 누가 봐도 자명한 일이다. 아이들은 부모를 믿기 때문에 부모가 사오는 것, 만들어주는 것을 아무런 의심 없이 먹는다. 즉 , 아이들은 식품을 고르지 않는다.
나는 그 다음날로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12p
 
인스턴트 식품이나 외식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특히 좋지 않다는 것은 여기저기서 짤막하게 들은 상식으로 알고 있었다. 엄마표 음식이 가장 좋다는거, 조미료를 쓰지 않고, 자연 식품으로만 맛을 내어 집에서 해먹이는게 가장 좋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과일도 잘 안먹고, 입이 짧아서 밥을 잘 먹지 않는 아기를 보며 나도 모르게 "유기농" 이라고 씌여있다는데 안도하면서 아기용 쥬스 등을 사다가 거의 매일 먹이고 있었다.
 
아기가 보챌때 손쉽게 쥐어줄 수 있을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과일은 거의 뱉어내는데, 쥬스는 잘 마신다. 유기농이니까 괜찮겠지. 우리나라 분유회사나 일본의 저명한 회사가 만든 제품들이니까 믿을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기가 남겨서 내가 먹어보면 분명히 달다. 유기농과일만으로 이런 맛을 내기는 힘들테고, 실온에서 이렇게 장기간 보관해도 된다는 건 분명 보존제가 들어있음이 분명하였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별 생각없이 먹이고 있던 나.
게다가 이유식 할때는 많이 까다로웠던 아이 음식이 갈수록 대범해지고 있었다. 아이가 입이 짧다는 이유로 많이 먹지를 않으니, 먹기만 하면 다른 것들도 과감히 먹이기 시작하였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 엄마 먹을때 짜장면도 조금 감아 먹이고, 감자칩도 달라는대로 쥐어주기도 하였다. 이러지 않기로 했잖아. 양심은 엄마를 콕콕 찌르고 있었다. 두돌도 안된 아이에게 무슨 짓이야?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과감히 자신의 천직(?)을 버린 저자는 자신이 아는 대로 이제는 반대로 나서게 되었다. 식품 첨가물들이 얼마나 해로운지, 우리 곁에 얼마나 많은지를 이야기 하고 직접 설명해주는 사람이 된 것이다. 들어도 못 미더워 하는 사람들을 위해 직접 첨가물 몇가지로 무수한 맛을 만들어내고, 사이다를 만들어보이기도 하였다.
 
특히나 각종 첨가물 덩어리인 그 무시무시한 화학 합성물 음료를 유치원 아이들은 열심히 손을 들어 서로 먹겠다 하였다. 뒤에서 바라보는 엄마들은 얼굴이 흙빛이 되고 말이다. 그 중 딱 한 아이만 골라서 조금만 맛을 보게 하니 너무너무 맛있다고 한다. 포도당과당액당을 물에 넣고, 구연산, 아스코르빈산을 넣는다. 아스코르빈산 1g을 넣었으니 레몬 50개분의 비타민 c가 들어있는 거라고 이야기한다. 어른들은 기가 막혀 웃고 아이들은 못 알아들어 어리둥절하다. 그리고 폴리덱스트로스 분말을 숟갈로 떠 녹이고 양상추 5개분의 식이섬유라고 이야기한다. 광고에서 말하는 영양소란 바로 이런 것이다.
맛있어 보이게 식용색소를 넣는다, 녹색을 내기 위해서는 황색과 청색을 섞으면 된다. 물감과 같다.
또 향을 내기 위해 착향제까지 추가로 들어간다. 자, 그렇게 완성된 사이다를 아이는 맛있게 마신다.
그리고, 맨 처음 포도당과당액당(설탕이 비싸 대용품을 쓴다.어디에서? 당연히 회사에서)만을 물에 탄 상태의 용액을 아이에게 다시 먹이니, 도저히 달아서 못 먹겠다고 놀라워한다.
 
200cc의 물에 20~25g의 설탕을 녹인것과 같은데 아마 절대 마실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주스로 마시면 마실 수 잇는 걸까? 산미료라는 첨가물이 만들어내는 마법이다. 너무 달아서 마실수 없는 설탕물에 눈물이 날 정도로 신 산미료를 섞으면 '맛있다'고 한다. 거기다 탄산가스를 녹여서 시원하게 만들면 더 편하게 마실 수 있다. 49p
 
어렸을 적에 사이다에 대한 환상적인 꿈을 꾼 적이 있었다.
꿈속에서 시원한 유리병에 레몬라임 한 조각을 넣으니 기포가 시원하게 뽀글뽀글 올라오면서 투명하고 맛있는 사이다 한병이 완성되었다. 하지만, 실상은 저렇게 처참하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각종 화합물들의 조합, 그것을 난 여름마다 시원하다고 마시고, 소화제라고 마시고, 임신해서부터 아기 수유하는 지금까지 집에 떨어지지 않게 비치해두고 짬짬이 마시고 있었다. 
   

 


아 정말 무시무시하다.
첨가물이 초래하는 염분, 유분, 당분의 과잉섭취 또한 아이들의 비만과 과체중 등 무시무시한 결과를 초래한다. 과다 섭취 삼형제, 그것은 소금과 기름과 당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이것들은 대부분의 정크푸드에 포함된 것들로 인스턴트라면, 스낵과자, 패스트 푸드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첨가물이 왜 쓰이나?=우리가 장볼때 상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과 동일한 결론이 된다.
 
싸다. 간단하다. 편리하다. 겉보기 좋다. 맛있다. 
   

 


모든 것이 첨가물이 있어 가능해진다. 유통기한 역시 오래 늘릴 수 있는 것이다.
 
무서운 사실들을 연이어 알려준 후 그럼 어떤 것을 먹어야 하나요? 라는 질문에 작가는 이렇게 대답한다.
첨가물을 줄이는 비법 10가지를 공개하였고, 그리고 자신의 원칙으로 비부미 원칙을 이야기한다.
 
비: 비 전통적인 것은 먹지 않는다.
부: 부자연스러운 것은 먹지 않는다.
미: 미경험한 것은 먹지 않는다.
 
되도록 많이 먹어온 전통식, 그 중에서도 시골요리를 고집해서 먹고 제철 야채를 먹는다. 즉석요리도 먹지 않고, 되도록 내가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을 먹는다.
 
책을 읽고, 그동안 방만했던 아기 식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 하나 편하자고, 아이에게 무엇을 먹이고 있었던가? 절대 먹여서는 안될 식품 첨가물들, 만든 사람은 절대 먹지 않을 그 무서운 것들을 내 아이에게 내가 골라주고 있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경악하였다.
 
엄마인 내가 아이의 식습관을 결정한다. 다소 거친 음식이라도 직접 만들어주고, 맛없는 것이라도 제철 야채와 식재료로 만들어 아이 입맛을 길들이게 해야한다. 나라에서 정해준 법률이란 아이의 건강을 지정해준 것이 아니다. 식품 첨가물들이 합쳐져서 벌여낼 무시무시한 결과를 우리는 아직 겪어보지 못했다. 검증되지 않은 것은 안전한 것이 절대 아니라는 저자의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안이한 마음이 들때마다 다시 한번 책을 펼치고 마음을 다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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