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당신 없는 나는?>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에 이어 세번째로 만난 기욤 뮈소의 책 <그 후에>
그의 책을 읽다보면 세상에 둘도 없을 사랑이 나오고 삶과 죽음이 연계되어 환상적으로 조화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사실 비슷한 느낌이 든다고도 하지만, 비슷한듯 하면서도 매 권 전혀 다른 이야기로 우리를 놀라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 후에를 읽어내려가기 시작하면서도 이번에는 또 어떤 반전으로 나를 놀래켜줄지 기대하고 있었다.
최고의 반전소설이라는 표지 문구를 읽어보며 말이다.
 
기욤 뮈소의 책이 특징적인 것이 처음부터 차근차근 사건이 진행되지 않는다. 시간을 혹은 공간을 넘나들며 여러 사건이 펼쳐지고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때로 우리 귀에 익숙한 음악들이 요소요소에 배치되어 있다. 그로 인해 이 소설이 더욱 영화라는 느낌으로 실감나게 다가오는 듯 하다. 정말 영화 대본을 본 적은 없지만, 이 책을 읽고 있으면 헐리웃 영화 한 편을 보는 듯 눈앞에 영상이 펼쳐지는 느낌이 드니 말이다.
 
1972년 어린 여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네이선은 목숨을 걸고 호수에 뛰어들었다가 의식을 잃었다.
바로 그 다음에 12월 9일 현재의 맨해튼으로 돌아온다. 네이선은 성인이 되어 (그가 살아났음을 알 수 있다.) 그때 목숨을 구한 말로리와 이혼한.. 성공한 변호사의 모습으로 소개가 된다. 그러나 여전히 사랑하는 아내 말로리와 딸 보니가 옆에 없음에 좌절하고 힘들어하는 그런 약한 모습을 지닌 변호사였다. 업계에서 손꼽히는 레인메이커가 된 네이선. 하지만, 아들 션의 영아돌연사로 인한 사망으로 아내와의 골은 깊어지고, 사랑하지만 둘은 점점 상처를 견뎌내지 못한채 서로를 밀어내고 멀어져버렸다.
 
뛰어난 외과의로 성공한 가렛 굿리치라는 사람이 나타나 네이선을 혼란케 한다.
그는 죽음을 예견하는 무서운(?)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러면서 평범한 의사였고..
네이선은 그로 인해 혼란스러워하지만, 굿리치와 같이 있으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고, 그를 믿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굿리치는 "메신저"였다. 죽음을 예견하는..
 
굿리치의 불쑥불쑥 수시로 등장하는 일들로 인해 자신의 죽음을 예상한 네이선은 두렵기만 하다.
사랑하는 말로리와도 다시 회복하고 싶었고, 사랑하는 보니를 두고 떠나는 것만큼 미어지는 일은 없었다.
 

딸을 보자 네이선은 가슴이 미어졌다. 앞날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죽어서도 아빠가 늘 곁에서 지켜줄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었다.  291p
 
가난한 가정부의 아들이었던 네이선은 인정받고 싶었다.
뛰어난 가문을 배경으로 갖고 있고, 변호사로도 성공한 말로리의 아버지 제프리와 그의 아내가 말로리와 네이선의 교제를 싫어하고, 네이선을 멸시했기 때문에..더욱 이를 갈고 성공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소설은 유난히 다른 기욤뮈소의 소설들과 달리 연인의 사랑보다 가족의 사랑에 더 스포트라이트를 맞춘 작품이었던 것 같다.
아기엄마인 나는 책을 읽으며 생후 3개월에 생을 마감한 션이 불쌍해 견딜 수가 없었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보니가 불쌍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혼자가 된 어린 아기 조쉬의 슬픔도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어린 아이인 벤을 치고 달아난 뺑소니 사고도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고 말이다.
유난히.. 이 책에는 죽음이 많이 나온다. 그 후에..라는 것이 바로 사후 세계를 예견하는 그런 내용인 듯 하였다. 사랑 그 이후가 아닌 삶.. 그 후를 말하는..
 
'죽음의 시간은 사람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게 아니니까, 또한 최종 결정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왈가왈부할 수 없소.'
네이선은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들어 형사를 바라보았다. 그를 위로하려는 듯 형사가 좀 전에 한 말을 되풀이했다.
"이런 불상사가 벌어질 줄 몰랐잖습니까?"
169p
 
죽음을 준비해야하는 네이선의 불안함, 그리고 죽음을 알려줘야 하는 굿리치 박사의 비극이랄 수 있는 운명..
정말 이 세상에 메신저들이 존재하는 것일까? 기욤 뮈소 작가의 상상력은 정말 무한하다.
 
끝으로 영화 같은 이 소설이 정말 영화화되었다는 이야기를 읽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번역되어 출간된지 얼마 안된 신간이지만, 일찌감치 프랑스에서 나온 책인지라 2008년에 존 말코비치와 에반젤린 릴리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다. 헐리웃 스타일을 상상했는데, 번역 작가의 설명에 의하면 유럽영화의 분위기를 강하게 느낄 수 있다 한다. 국내에서도 영화 수입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고 하니 조만간 스크린에서 만나 볼 수도 있을거라 기대해본다.
 
그리고 더욱 기쁜 소식은 4월 초에 <종이여자> 라는 신간이 프랑스에서 나왔다고 하니.. 한 베스트 셀러작가와 소설 속 여주인공의 사랑이 펼쳐지는 그 새롭고 환상적인 사랑을 또 한번 기대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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