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미술관 2 - 한 조각의 상상력 아침 미술관 시리즈 2
이명옥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6월
품절


365일 매일 한편의 그림과 작품에 대한 설명을 짤막하게 한편씩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미술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미술관을 방문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직장인들, 예술작품을 창의성이나 잠재력을 개발하려는 도구로 삼으려는 사람들의 예술적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의도에서 기획된 책, 아침 미술관 1,2권 중에서 7월부터 12월까지에 해당하는 2권을 먼저 만났다. 지금이 딱 7월 5일이니 2권부터 읽어도 무방할것 같았다. 마치 일기처럼 제 날짜에 찾아들어가 작품을 감상해도 좋고, 처음부터 천천히 느긋하게 읽어도 좋고, 페이지를 휘리릭 넘기며 눈으로 먼저 감상을 하다가 눈길을 확 사로잡는 작품부터 감상해도 좋다.

사실 나도 미술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 여유를 즐기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행히 집 근처 가까운 곳에 시립 미술관이 있어서 유모차 끌고 산책하는 코스로 걸으면 20~30분 남짓, 차로 가면 더 빨리 도착하여 미술작품을 관람할 수가 있었다. 미술관이 있고, 전시회를 여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상하게 관람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저 그 아래 분수대나 산책하고, 근처 수목원이나 거닐고 오다 말았는데.. 얼마전 아기와 함께 산책을 하다가 시원한 실내로 들어가보자 해서 관람을 시작하게 된 것이었다.



얼마 전에는 유머 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고, 저렴한 관람료에 거의 공짜나 다름 없이 관람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같은 전시회를 다른 사람들과 두번 가서 본 것 같다. 친구와 한번, 친정아버지와 한번..

최근에 하는 전시회는 대전 시립 미술 대전이라서 입상 작품들을 전시해서 그랬는지 관람료가 무료였다.

주머니가 얇아도 마음 편하게 가서 관람할 수 있는 좋은 작품들이 가까이에 있음을 행복하게 느낄 수가 있었다. 아기와 함께 가니 편안하게 감상하기는 힘들었지만, 눈으로 즐길 수는 있어 잠깐이라도 행복한 시간이었달까?

아무래도 직장에 다니지 않으니 시간적 여유가 있어 가능한 호사가 아닐까 싶었다.


지방이다 보니 서울처럼 다양한 전시회를 하긴 힘들었고, 아무래도 관람할 수 있는 작품의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작가의 의도라던지 그 작품이 우리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바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싶어도 요청할 사람이 따로 없어 답답하기도 하였고 말이다. 물론 큐레이터가 있는 전시회도 가봤지만.. 사실 질문한다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럴때 정말 하루하루 짤막하게 여유를 즐기며 읽을 수 있는 이 아침 미술관이란 책은 그냥 책에 지나지 않는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듯 했다.



좋은 작품 감상과 함께 한국 예술계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저자 이명옥님의 친절한 설명을 곁들여 읽을 수 있으니 이 또한 책을 통해 얻는 미술 감상의 호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눈에 익은 작품들도 있었지만, 새로운 작품들도 많이 소개되어 있었다. 그 중 가장 놀라웠던 것은 바로 얼마전에 대전 시립 미술관에서 봤던 작품이 소개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얼핏 설치예술 작품 같았던 그 작품을 보며 친구랑 나랑 살짝 얼굴을 붉히고..지나갔었는데.. 이 작품이 나와 있었다. 이원석님의 <고단한 하루>라는 작품으로 하루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부부가 침대에 눕자마자 골아떨어졌다. 도시민들은 열대야로 밤잠을 설쳐도 무더위가 부부의 수면을 방해하지는 못한 것. 물이 담긴 대야가 그들의 방이고, 침대가 부초처럼 물위를 떠다닌다. 이원석은 날품을 팔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서민들의 고달프고 불안한 삶을 대야 물에 떠다니는 침대에 비유한 것이었다. 그의 작품은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면서도 유머와 해학이 넘친다. 8/17 (페이지가 곧 날짜이다.)


또 아리따운 소녀가 눈길을 사로 잡는 <책 읽는 소녀>도 인상적이었다. 나만의 독서 공간을 만들라라는 주제로 15세기 초에 살았던 책벌레인 토마스 아 켐피스는 "나는 어디에서든 행복을 추구하려고 노력했지만 작은 책과 함께 하는 좁은 공간을 제외하고 어느 곳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가없었다"라고 말했다한다. 애독자가 되는 지름길은 바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혼자 자유롭게 독서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9/13



요즘 들어 한참 책에 빠져 살고 있는 터라, 미술 작품이 주는 교훈에서도 책에 대한 내용이 눈에 크게 들어온 것이다. 계절과 날짜에 맞게 다양한 미술 작품들을 설명해주고 있는 친절한 책. 그냥 한 번 읽고 옆에 던져둘 책이 아니라 보고 또 봐도 신선한 책. 지나간 페이지도 다시 들춰보고 작품을 감상하고 싶어지는 책. 잠자리 곁에 혹은 정말 아침 일상을 시작하기 전에 가벼이 한편씩 읽어내려가기 좋은 그런 멋진 작품집을 만난 기분이었다.


이런 기분 정말 상쾌하니 좋다.

무시무시한 일상을 소개하는 뉴스 한 자락보다 눈과 마음을 정화시켜줄 아침 미술관 한편 읽고 출근하는 편이 하루의 시작을 더욱 생기있게 시작할 버팀목이 되어주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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