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요리 대작전 - 만화로 따라 하는 자취요리
박성린 지음 / 삼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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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많고, 일 많은 시골 집의 첫째 딸로 태어나신 덕에 어려서부터 손에 물 마를 날이 없으셨던 엄마.

그래서, 내게는 그 고생을 시키고 싶지 않으셔서 어려서부터 물 한방울 손에 안 묻히게끔 배려해주셨다. 그래서 자랄때는 무척이나 편했는데..막상 자취생활을 시작하니 처음엔 좀 고생길이 시작된듯했다.

대학생때부터 집 떠나 타지 생활을 시작했는데, 대학 때는 기숙사와 하숙생활을 하였지만, 직장을 잡으니 자취를 하게 되었다.정말 밥 한번 앉혀 본 적이 없어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밥하는것부터 배우고..그 다음이 반찬. 반찬도 대개는 집에서 밑반찬 등을 싸주신 것을 그대로 먹었지만.. 밑반찬보다 국이나 찌개를 좋아하는 터라 내가 직접 해을 수 있는 요령이 필요했다.

 

맨 처음 해본 김치찌개는 요령이 없어서 김치 넣고 물만 한강만큼 부어서 얼마나 맹탕이었는지 모른다. 너무 맛이 없었는데, 마침 올라오셨던 아빠께서 "맛있다고 해줘야 얘가 용기를 갖고 만들지.."라는 말로 맛없다는 말을 대신해주셨다.오죽하면 자취경력이 나보다 빨랐던 오빠보다도 요리를 못했을까?

여자라고 다 잘하는게 아니라 배워가면서 느는것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자취생에게 요리는 곧 생존과 직결된다. 그래서, 나물이라는 분 레시피를 보면 "생존전략"이라는 폴더에 레시피들이 모여있다. 결혼 4년차 주부인 지금도 초보에서 많이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김치찌개에 국물까지 넣어서 맛내는 것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고, 조미료 대신에 멸치와 다시마 육수를 기본으로 사용하며 요리책들을 섭렵하고 흉내낼 줄은 알게 되었다. 물론 김치찌개 등을 제외하고는 요리책 없이 만드는 요리는 여전히 맛이 안 나지만 말이다.

 

여기 자취생의 땀과 노하우가 담긴 자취요리 대작전이 있다.

게다가 울 신랑이 가장 좋아하는 만화로 설명된 레시피다. 눈에 쏙쏙 들어오는 재미가 있달까?

남자 자취생이라 그런지 술안주가 많고.. 요리하다가 술먹고 드러눕는 재미난 그림도 제법 많다.

고된 직장일로 휴식시간에 책보다는 만화책만 집어드는 신랑도 내가 보는 이 책을 보더니 재미있어 보인다며 자신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침 먹는데 하는 말.

" 신 김치를 볶으면 더이상 시지 않아서 먹기는 좋은데 유산균이 죽는대. 그래서 빨리 먹어야 한다네? 신김치는 그대로 발효가 되지만 볶은 김치는 썩는다고.."

아, 그렇구나. 볶은 김치는 빨리 먹어야 한다고 알고는 있었는데. 유산균이 죽어서인지는 몰랐었다.

 

말만 자취요리지..그냥 일반 레시피나 다름없는 다른 책들과 달리 이 책은 정말 자취를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자취생의 살아있는 정보가 담긴 요리책이다. 그 중에서 박장대소 하고 읽은 부분이 보온밥통에서 3일간 남아있던 오래 된 밥 처리법이었다. 물론 그렇게 오래 놔둔적은 없지만.. 서울 살때 정말 깜빡 잊고.. 하루 이틀 밥통안에 밥이 남아 버린 적이 있었다. 여기서는 마른 밥을 불려서 볶음밥을 해먹거나, 밥풀과자, 밥전 등을 하는 노하우가 나와 있었다. 사실 맛은 어떨지 기대하기 힘들겠지만..먹어보지 않아 모를 일이다.

 

또 MT음식 준비편에 나온 통닭도 쉬우면서도 재미있어 보였는데, 바베큐 덕이 있는 곳에서 고기를 오래 구워먹을 일이 있으면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친구들이 자꾸 집으로 쳐들어와서 집에 있는 식재료가 전부 안주로 나가고 종국에는 냉동실의 마른 멸치까지 나오고 말았다. 이럴때 그는 멸치구이를 해먹는다. 멸치 볶음도 아니고 멸치로 구이를.. 그는 자신있게 다이어트 안주라고 말한다. 친구들도 한번에 두개씩 먹어가며 즐겼고 말이다.

 

처음엔 컵라면만 종류별로 섭렵했던 작가가 밥부터 시작해 차츰차츰 할 수 있는 반찬이 늘어가면서.. 중반쯤에는 고추장아찌까지 담그게 되었다. 오호.. 전업주부인 (그러나 실상은 백수에 가까운)나도 아직 도전 못해본 고추장아찌까지 말이다. 만화를 보면서 작가의 연애사도 알아가게 되는데, 처음엔 남자 셋 여자한명이 어울려 술파티를 벌이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여학생이랑만 밥을 먹고 있는 작가를 발견한다. 그리고 월남쌈과 넴이라는 베트남 요리로 점수를 따고 있는 요리 잘하는 남자로 등극하고 있고 말이다. 그렇게 둘이서 해먹는 시간이 즐거워지자, 어느 날 떡볶이를 만들어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한다.

 

자취생에서 어엿한 신혼 부부가 된 작가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집들이도 같이 준비하고, 아내를 위해 프리랜서인 그가 도시락도 준비한다. 꽁꽁 언 명절 전 재활용하는 법도 나오고 (거사님 무척 재미있었나이다.) 마지막에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가 소개된다.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한끼 식사입니다. 1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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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2010-06-15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