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임팩트 맨 - 뉴욕 한복판에서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고 살아남기 1년 프로젝트
콜린 베번 지음, 이은선 옮김 / 북하우스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이 책의 소개글을 봤을땐 재미있을까 보다도 지루하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앞장섰다.

뉴욕에서 일년이나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한 가족의 이야기였음에도, 흥미는 있었지만, 매번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지구 온난화에 대한 환경 운동가의 외로운 고군분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앞장 서서 결국은 틀어막고 있는 내 귀에 대고 또 경을 읽는건 아닐까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책 받아볼때부터 남다르다.

종이는 재생용지가 분명하였고, 표지부터가 코팅용지를 쓰지 않고, 합판지같은 두꺼운 종이를 맞대어 천테이프 같은 걸로 고정해둔 특별한 책이었다. 컬러풀한 각종 잉크와 비닐로 멋진 그림 혹은 사진으로 총천연색 무장을 한 다른 책들과는 엄격하게 달랐다. 표지가 뭔가 촌스런듯 하면서도 오히려 일부러 이렇게 따로 디자인해 나오는 작품 같아보이기도 하고..아뭏든 평범함에서 벗어났다.

 

작가는 역사저술 전문가였고, 환경에는 문외한이었다. 그런 그가 어느 겨울날 뉴욕의 기온이 21도를 찍은 한겨울에 여름날씨를 경험하고서,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본인의 전문분야가 아닌 환경을 위한 노 임팩트 맨이 되기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그와 모피와 프라다를 사랑하는 그의 아내 미셸, 그리고 18개월이라 종이기저귀를 한참 써야하는 사랑스러운 딸 이자벨라, 그리고 애완견 프랭키 이렇게 다리 다섯, 꼬리 한개의 가족이 뉴욕 한 복판에서 노임팩트 생활을 선언하고 시작하였다.

 

환경에 영향주지 않고 살아가기. 그처럼 어려운게 없었다.

게다가 뉴욕이다. 우리나라와 뉴욕이 이토록 다른지 처음 알았다. 그들은 아예 밥을 한끼도 집에서 해먹지 않았던 것이다. 항상 외식을 하거나 테이크 아웃 식품을 사다먹거나 배달을 시켜먹었다.

그랬던 가족이 일회용품과 종이 등을 쓰지 않기 위해 테이크아웃을 금하고, 하더라도 유리병이나 그릇을 가져가서 담아온다. 종이 위에 있어서 피자를 먹지 못했고, 커피숍에 가서도 땅콩버터 재활용 유리병을 꺼내 커피를 담아왔다.

 

콜린 베번의 희생과 노력은 정말로 대단하였다. 본인이 시작했기때문에 아내의 동의를 구할 수는 있었어도 요리도 스스로 해야했고, 엘리베이터 안 타고 계단을 내려가 프랭키를 산책시키는 것이나 아기 천기저귀 채우는 등의 업무도 모두 그의 몫이었다. 그가 요리를 하는 동안 아내는 식탁에 앉아 오손도손 이야기하면 되는 거였고 (얼마나 부러운 대목이었던가) 사먹는 음식에 지쳐 있던 그들은 집밥을 먹으며 비로소 행복을 되찾았다고 한다.

 

이 두툼한 책은 내가 좋아하는 소설이 아니었다. 하지만, 소설보다 재미난 한 가족의 괴짜같은 그러면서도 얻을거리가 한웅큼인 소중한 실화였다. 그저 여기저기서 얻어낸 정보와 지식만으로 중무장되어서 남을 설득하려고 하는 그런 책은 읽기가 싫었다. 본인이 얼마나 노력하는지 보이지도 않으면서 왜 나더러는 아껴쓰라는거야? 하는 반발심도 생겼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눈물겨울 정도로 노력한 증거가 명백한 책이다. 다소 웃음도 나고, 그의 억지스러운 모험에 동감과 동정도 보내어진다. 그리고, 그는 진정 우리 별, 이 지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였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놀라운 부분도 많았고, 감명깊은 부분도 많아서 인용하고 싶어 접어놓은 부분이 너무너무 많아 인덱스를 다 붙이지 못해 반으로 잘라 붙이기도 하였다. 사실 그의 책을 읽으면 나의 모든 지금의 행동등이 다 낭비이자,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의 말대로 대기업들은 개인에게 자꾸 쓰레기를 배출하는 주범이라는 홍보 효과를 통해 책임을 전가시킨다고도 하였다. 어쨌거나 정말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게 사실이고, 많은 물품을 아껴쓰지 않은게 사실이지 않은가.

 

그저 앞으로 이렇게 하겠다. 이 한가지가 아니라..

그는 하나하나 쓰레기를 줄이고, 음식을 제철식재료로 만들어먹고 (장바구니, 개별포장안된 소량의 식재료를 유리병이나 작은장바구니에 덜어 담아 사오는것부터 시작된 꼼꼼함), 종이를 되도록 안쓰기 위해 피자도 끊고, 대부분의 동력은 두발에 의존하였다. 엘리베이터도 전기때문에 안타고, 밤에는 전기 차단기를 아예 내려 안쓰고..촛불을 켰다. 그런 하나하나의 과정을 그의 에피소드와 그가 미셸과 가족들을 설득하는 과정들을 들어가면서 또 그가 설득하기 위해 모은 자료들을 첨부해 설명해 준다.또 직접 실천해보니 사회가 뒷받침되지 않는 데 개인이 환경보호를 실천하는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몸소 깨닫는다. 그리고, 우리는 그를 통해 깨닫는다. 그의 바램대로 노 임팩트맨으로 살아가기란 사실 너무나 어렵다. 하지만, 굿 임팩트맨은 노력하면 될 수 있다.

굿 임팩트맨..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가지 두가지씩 조금씩이라도 실천해나가는 우리의 모습이..우리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이가 쓸 지구의 자원을 지켜주는 길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