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코벤트리 ㅣ 로버트 A. 하인라인의 미래사 시리즈 2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배지훈 옮김 / 오멜라스(웅진)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2075년의 미래의 미국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대로 간다면>.
소설 코벤트리에는 <이대로 간다면>과 <코벤트리> 두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 책은 SF문학의 3대 거장 중 한사람인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작품으로 그는 생을 마감한 1988년까지 왕성한 저술활동을 보였다. 이 작품 역시 정확한 연도는 알 수 없지만, 몇십년전에 씌여진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는데, 내용은 미국 SF답게 최신작이라고 해도 식상하지 않을 정도로 탄탄하게 씌여져 있었다.
종교와 정치라는 SF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음에도 그의 소설은 거부감이 덜 들었다. 그는 새로운 세상을 창출해 내었다. 앞으로의 미래이자, 누구도 보지 못한 미래를 그는 마치 그 안의 세계에서 실제 있는 세계인것처럼 그려낸 것이다.
거의 3세대 이상을 재림 예언자의 통치하에 놓여 새롭게 재구성된 미국의 역사. 그리고,사람들은 종교에 헌신하고, 그 최고봉에 있는 재림 예언자를 신성시하며 그를 거역하면 가차없이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였다. 주인공인 존 라일 역시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재림 예언자의 개인 경호부대의 경비병이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밤 운명적으로 상급 사제인 성처녀 주디스와 대화를 하고,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한번 보고 대화한 것만으로 그녀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고, 그들의 비밀스런 만남은 마치 어릴 적 내가 생각했던 공산당 치하에서 숨막히게 옥죄일 그런 감시 하의 비밀 연애같은 것이었다. 예언자에게 몸을 바쳐야 하는 성처녀 주디스와 예언자를 지켜줘야하는 경비병 존 라일.
그들이 이단이라 믿었던 우물 밖 세상.
젊은 남녀가 마음 놓고 사랑할 수 있고, 부조리한 규율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도피.
결코 쉽지 않은 그 도피를 위해 존 라일과 그의 친구 제브는 카발이라는 반 정권 단체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소설이 아니라 정말로 미국의 미래역사를 서술하는 듯, 하인라인은 카발에서 활약하는 존의 모습을 생생히 그려내 주었다. 그와 제브, 주디스 등이 탈출하는 과정, 그리고 카발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기 위해 페이스 오프를 마치는 과정, 존이 정보를 전달하는 중요 업무를 맡아 여행하는 도중에 미국 정보에 들키게 되는 과정과 그를 헤쳐나가는 것들이 정말 영화 한편을 보듯 실감나게 진행되는 것이었다.
과학에 인류의 뇌, 정신이 사용되는 놀라운 방식도 드러났다. 적의 정보를 알아내거나 카발의 비밀 서류를 전달하기 위한 최면 의식이 비일비재하게 사용되었고, 실제 전투에서 명령을 하달하거나 정보를 교류할때도 인간에게 최면을 걸어 정신감응장치로 사용하는 시스템이 선보인 것이었다. 그 과부하로 사람이 사망하기도 하고 말이다.
종교에 대해 깊게 생각해봤거나 혹은 현 체제에 불만을 갖고 반정부 세력이 된것은 아니었지만, 한 여자에 대한 깊은 사랑으로 시작된 존 라일의 우정과 모험, 그리고 사랑 이야기.
스타쉽 트루퍼스의 작가로도 유명한 로버트 A하인라인의 작품을 이 책으로 처음 만났기에 (스타쉽 트루퍼스도 제목만 많이 들어봤을뿐..사실 아직 보거나 읽지를 못했다.)그의 새로운 상상력에 놀라워하며 읽을 수 있었다.
미래 문명하면 대부분 기계나 로봇 등이 소재가 될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는데..이 책에서는 인류의 정신적인 면에 보다 치중해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었다. 총칼로 싸우는 것보다 더 무서운 ..정신분석학자 등에 의한 인류의 세뇌, 교화 그리고 최면, 종교적인 측면 역시 일종의 세뇌 역할을 담당하는 부분이 많았다.
미처 만나보지 못한 미래.
미래는 정말 어떤 모습일지 모른다.
로버트 하인라인이 말해주는 미래처럼 특정 종교에 지나치게 흡수되어 버린 미래가 올 수도 있고..
종교와는 분리되더라도 인류를 어느 이념 하나로 세뇌시켜버리는 독재정치가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꼭 인류를 괴롭히는게 과학과 기계문명의 발전일수만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