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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인 캐나다 - 순수한 열정으로 캐나다를 훔쳐버린 당찬 20인의 이야기
임선일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책표지를 보고서 정말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같은 사진에 매료가 되었다. 이 책은 정말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캐나다 여행기쯤 되는 책인가 싶었는데, 캐나다에 가서, 혹은 캐나다에서 살면서 치열하게 삶을 견뎌낸 20인의 삶이 녹아들어있는 인터뷰 집이었다.
10대 후반에 공학박사의 꿈을 버리고, 디자인계에 들어선 저자 임선일은 자꾸만 나태해져 가는 자신을 바로잡기 위해 캐나다로 떠났다. 그렇게 당찬 꿈을 갖고 도착한 캐나다에서 해가 갈수록 자꾸 또 자신을 잃어가는 듯 해서, 캐나다에서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며, 자신을 바로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슴떨리는 도전으로 시작한 그의 인터뷰 이야기가 시작된다.
20명의 사람들은 저자의 지인도 있고, 우연히 인터뷰하게 된 사람들도 있고, 공지를 내어 그 공지글을 보고 연락해와 인터뷰한 사람도 있다. 정말 옆에서 누가 이야기하고 있듯이 구어체로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인터뷰들.. 사연들은 제각각이지만, 그들의 치열한 삶을 읽다보면 행복은 우연히 오는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아름다운 캐나다를 멋스럽게 담아낸 사진과 함께 그 글들을 읽고 있자면, 어느 덧 내 가슴도 부풀어오름을 느낄 수 있다.
문법위주의 영어 공부를 하고 자란 세대라 영어회화를 능수능란하게 하지 않으면 해외에 나갈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영어회화가 안되는 상태에서 캐나다같은 외국에 나가 도전하고 부딪힌다는 것은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영어가 되든, 되지 않든 과감히 캐나다에 가서 맨땅에 헤딩하는 정신으로 부딪힌 젊음들이 여기 있다.
오기없이는 안되겠다며 밟히기도 싫고 지기도 싫다고 버텨내 영주권까지 얻어딘 플로리스트 오경석양도 있고..친구들의 조기유학을 부러워하다 록키산맥 사진에 반해서, 무작정 부모님을 졸라 캐나다로 어린 나이에 이민을 온 조우현군이 있고.. 전교 5%내의 우수한 성적이었으나 뉴질랜드의 멋진 풍광과 자유에 반해 뜬금없이 해외에 가겠다 우겨 엄마친구가 사는 캐나다로 자기힘으로 유학오게 된 유키코양이 있었다.
막 걸음마를 하는 큰 아이와 태어난지 8개월밖에 안된 쌍둥이, 세 아이의 아버지이면서 아이를 보는 틈틈이 막간을 이용해 미래를 위한 공부를 하는 남근우 씨가 있었고, 한국에서 치열하게 일만하던 삶에서 어학연수차 떠나온 캐나다에서 천생배필을 만난 늦깍이 유학생 전서연님도 있었다.
이렇게 하나하나 설명하다 보면 끝이 없을 20인의 이야기.
사진 속 환하게 웃고 있는 그들 모두가 아름다웠다.
특히나 새로웠던 것은 그 정도의 노력이면 우리나라에서도 성공하지 않았을까 하는 나의 생각을 뒤엎은 양희조 양이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캐나다에서 비로소 아토피가 자연 치유된 그녀였기에 캐나다의 삶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한국에서는 심한 아토피로 왕따 당하고, 공부에 대한 부담으로 더 힘들었는데, 캐나다에서는 그녀도 어깨를 펴고 생활할 수 있었다. 실제로 사진 속 희조양은 무척이나 단아하고 예뻤다.
대학을 두군데 다녔던 나로써는 처음 다녔던 공대의 동기들이 제법 많이 해외에 진출을 했기에 그들이 마냥 부럽기도 하면서 그 용기가 대단하게 느껴졌었다. (요즘에는 해외에 나가는 사람들이 제법 많겠지만, 아직까지도 보수적인 나로써는 해외는 그저 여행하는 곳이지 내가 나가 살 곳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였다. )우리나라 최고 대기업에 근무하다가 결혼 적령기인 29세에 과감히 미국 얼바인으로 떠났던 내 친구. 나같으면 결혼 걱정에 그런 기회가 주어졌어도 과감히 포기했을지 모를 일이었지만, 그 친구는 당당히 해내고 3년만에 돌아왔을때는 승진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남편은 미국에서 공부하고, 본인은 한국에서 직장을 갖고 일하는 또다른 친구도 있고.. 다들 열심히 바쁘게 그리고 치열하게 살고 있다.
20인 캐나다를 읽으며 친구들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그저 가끔가끔 말로 들었던 그녀들의 모습.
때로는 신문에 나온 적도 있다는 친구들의 모습을..
이렇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만나는 느낌이었다.
캐나다에서는 책 속 이야기처럼 나이 차별도 덜하고, 진짜 자신이 노력한 만큼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열린 기회가 있는 곳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쉽게 얻어지는 행복은 없듯이 그들은 정말 열심히 살았다.
대학까지 이어지는 한국에서의 치열한 경쟁문화가 넌덜머리가 나, 캐나다 어학연수를 떠난 고성은양도 캐나다에서 영어 공부를 하면서 얼마나 바쁘게 살았을까 싶다. 자원봉사에 생활비를 벌기 위한 각종 아르바이트까지.. 하지만, 적어도 고성은 양은 일을 즐기면서 했다. 그녀의 영어 실력을 늘게 한 것은 자원봉사에서 만난 유치원 아이들과의 만남이었다 한다.
힘들었을텐데 외로웠을텐데..
그들의 모습은 서로서로가 닮아있다. 고성은양의 모습이나 박지선양의 모습이나..
스스로 더 찾아다니고, 부딪혀 가며 많이 배워 가도록 노력한 박지선 양처럼 모두가 그렇게 열심히 살았다.
한국인 20명이 아니라 일본인 베트남인 캐나다인등 저자가 만난 다양한 행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 책, 캐나다 20인을 행복하게 만나봤다.
이 책을 읽고 이렇게 아름다운 캐나다에 가보고 싶다! 는 생각도 들었지만..무엇보다도 정말 꿈을 잃지 않고 why not을 외치며 계속해 노력해나가는 젊음들에 반할 수 밖에 없었다. 아름다운 젊음!
내게도 그것이 있지 않은가?
자식때문에 아무것도 못했다는 변명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남근우님의 말처럼 나도 내 꿈을 향해 노력해야겠단 생각을 갖게 하는 책이었다.
행복을 위한 파랑새..
캐나다까지 가지 않아도 이 곳에서도 찾을 수 있으리라.
다만, 캐나다 20인의 치열한 삶처럼 이 곳에서는 그 이상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만 내 집 앞 행복한 파랑새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