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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주 과실초 - 집에서 담가 먹는
프루트드링크 랩 지음, 서지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사실 이 책을 처음 펼쳐들때의 생각은 과실주 보다는 과실초에 대한 욕심이 앞섰다.
그랬는데, 신기하게도 책을 다 덮을 무렵에는 과실주에 눈길이 더 가는 것이었다. 사실 나는 술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과실초에 더 신경을 썼는데, 책 속 맛있어보이는 과실주 들은 내가 먹지 않더라도 손님 접대용이나 가끔 친한 지인에게 선물하기에도 너무 멋질 아이템이었다. 물론 과실초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말이다.
집에서 담가먹는 과실주와 과실초라..
사실 내가 담가본적은 없지만, 친정에서는 몇해전부터 모과주와 매실주를 담고 계신다.
모과는 시댁에 커다란 모과나무가 있어서 농약 안친 무공해 모과를 해마다 잔뜩 가져다 주시기때문에 믿을 수 있는 재료라 좋다. 대부분의 집에서 담그는 술들이 적게는 1년, 길게는 몇년이상씩 묵혀두고 먹어야 그 맛이 살아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 나온 과실주들은 양이 적어서인지 아니면 그 맛을 살리는데 충분한 기간인건지..보통이 한달 기준이다. 길어야 석달이고, 짧게 속성으로 만드는 과실주는 3일이면 만들기도 한다.
집들이를 하거나, 부모님 생신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을때 멋지게 한번 과실주를 담고, 과실초를 만들어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해봄도 좋을 것 같다. 직접 만든 것만큼 놀라운 정성이 어디있겠는가?
게다가 보기도 좋고, 색까지 고운데 맛과 향까지 좋다고 하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술을 싫어하는 나조차도 우선 그 사진들에 매료될 정도였다.
2006년이던가? 서울에 살 적에 대학로에 있는 어떤 술집에서 파는 직접 담근 과일주와 단호박 해물요리를 먹은 적이 있었다. 안주와 술로 유명한 집이었는데, 나중에 그 단호박 해물요리는 다른 곳에서도 많이 팔게 되었고, 주부들 사이에서도 별미로 많이 해먹는 요리가 되었다. 그때 먹어본 술이 사과주였나 수박주였나 기억이 가물거리는데 암튼 무척 독특하였다. 특히나 사과를 직접 속을 파내 술잔으로 쓰고, 다 마시고 나면 껍질째 술잔을 먹을 수 있어 더 인상적이었는지 모른다. 술을 싫어하는 내 입맛에도 그때 마신 과실주는 제법 달콤하면서도 풍미가 좋아 기억에 오래 남았다.
아마도 집에서 담근 과실주는 그때 그런 맛이 나지 않을까 싶다.
만드는 방법도 무척 쉽다.
깨끗이 병을 소독하고, 칼(과일을 자를)과 도마를 소독한 후에 과일을 깨끗이 닦아, 과일별로 어울리는 술과 설탕이나 꿀 등을 선택해 담그면 된다. 물론 나처럼 초보자는 또한 더 제대로 맛을 내고 싶은 보통 사람들은 이 책을 참고하면 더욱 좋고 말이다.
초보자뿐 아니라 술집을 하시거나 다양한 요리를 추구하는 주부들도 이 책을 참고하여 멋진 식생활을 영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놀러가 본 어느 친구네 집에서 집에서 직접 커피머신으로 아이스 카페 라떼를 만들어 준 적이있었다. 커피 머신이 있는 집들도 많겠지만, 우리집에 없어서인지 인스턴트 커피만 타먹던 내게는 참신한 일이었다. 나도 내 친구들이 놀러왔을때 (보통 낮술을 하지는 않으니까) 과실초를 담가놨다가 여름에 시원하게 물에 타고, 얼음을 띄워 쥬스처럼 내놓으면 친구들이 느끼기에도 상큼함과 여유로움을 동시에 느끼며 만족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어쩌면 내 만족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