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인생을 망친다 - 우리 아빠는 술 쬐금만 줄이면, 최고야!
김태광 지음 / 전나무숲 / 2009년 12월
절판


난 이 책을 정말 읽고 싶었다. 사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 책을 읽고 통쾌한 답변을 내리고 싶었다. 사실 난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좋아하지 않는게 아니라 사실 술맛도 잘 모르겠고, 그 쓴맛이 싫다.



대학졸업후 다녔던 첫 직장에서 제일 높았던 부서장님이 여자분인데도 정말 술을 좋아하는 분이셨기에 모든 회식은 삼겹살에 소주였다. 게다가 술을 못 마시는 부서원들을 배려하기는 커녕, 눈을 부라리며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하고, 사이다나 다른 음료를 시키면 혼을 내거나 심하게 무안을 주었다. 술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무척 고역이었다.



그 다음 직장은 첫 직장보다 부서원들이 적었고, 부서장님도 다행히 술을 못 드시는 분이었다. 소수의 여성들이 있는 부서였기에 자연스럽게 회식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다니는것으로 대체되었다. 내가 그 부서장님 후임으로 부서장이 되었을때에도 자연스럽게 맛집 찾아다니는 회식문화가 이어졌다. 맛집에 갔다가 예쁜 찻집에서 차 한잔씩 하는 문화, 그리고 술 안마시고도 노래방 가고 싶으면 노래방에서 재미있게 노래부르던 문화였다.



술과 거리가 멀게 살 것 같던 내 생활에 변화가 온 것은 결혼 이후였다.

결혼을 하고 나니, 내 눈엔 모든게 완벽하게 보이는 우리 신랑의 단점 딱 하나.

술을 너무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술을 시작한지는 얼마 안되었다면서, (몇년전 모 친구에게 끌려다니며 배웠다는데, 나는 지금 그 친구를 몹시 원망한다.) 그래서 곧 끊을 수 있을거라고 어머니께서 말씀해주셨지만, 웬걸,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신랑의 술은 줄지를 않고 오히려 나 몰래 숨겨두고 마시고, 숨어서 마시고 하는 술의 양이 너무 많았다.



청소할때마다 집안 구석구석에서 나오는 빈 술병들..작은 술병이 아니라 커다란 pet병으로 나오는 술병들을 보고 있자니 정말 속이 상했다. 신랑은 밖에서 친구들과 마시는 술이 아니니 술값도 얼마 안들고 어쩌고 핑계를 대지만, 술 값 걱정보다도 난 축나는 신랑 몸이 걱정이었다.



직장일로 스트레스 받아도 마시고, 속상한 일 생겨도 마시고, 기분 좋은일 생겨도 마시고..

이러면 정말 매일매일 혹은,,어쩌다가 하루 건너 또 마시고..

술을 좋아하지 않을뿐 아니라 술 때문에 건강을 잃고 목숨까지 잃는 사례를 많이 본 나로써는 무절제한 신랑의 음주가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착한 신랑이 자꾸 거짓말을 해서 내게 신용을 잃는 것도 몹시 싫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신랑에게도 이 책을 권유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여기저기 접어가면서 읽었는데, 얼마나 많이 공감했는지 내가 여태 읽은 책 중에 가장 많이 접힌 책이 되리라.



담배끊기만큼이나 어려울 술.

게다가 자기는 알콜 중독이 아닐거라 믿는 무모함, 언제든 맘만 먹으면 끊을거라는 착각, 그리고 술에 워낙에 관대한 우리네 문화때문에 술을 끊기, 혹은 절제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술이 우리의 정신건강, 신체건강까지 모두 손상시킬 수가 있고, 술이 사람을 먹을때에는 돌이킬 수 없는 일들까지 벌어지게 된다.

이미 일이 그르쳐진 다음에 후회하기 보다는 절제할 수 있을때 조절하는 미덕이 필요하다.



술 마시고 가장 해서는 안되는 일들 중에 음주운전이 있다. 각 나라별로 이때문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골치를 썩고 있는 모양이다. 말레이시아만 해도, 음주운전시 적발되면 감옥에 하루 수감하는데, 기혼자의 경우 죄없는 와이프도 같이 수감한다고 한다. 주위 사람의 잔소리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를 뼈저리게 알게 하는 대목이다.

잔소리하기도 지쳤다고 생각했지만, 이것을 읽고 기운을 내기로 하였다. 그래, 내 신랑 건강 챙길 사람이 나지, 누구겠는가?





습관성 음주와 알콜 의존은 정신과 영혼을 병들게 한다. 여기에다 뇌세포를 파괴하고 뇌의 구조에도 변화를 일으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알콜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갈수록 두렵기까지 하다. 대부분의 질병은 치료가 가능하지만 알콜 중독은 사회적, 정신적으로 치료하기 힘든 폐인을 만들기 때문이다.



당신은 술을 마시면 뇌가 호두처럼 쪼그라든다는 연구결과를 가슴에 새길수도 , 무시할 수도 있다. 선택은 당신 자신에게 달렸다. 만일 뇌가 호두처럼 작아져도 괜찮다면 술을 마음껏 마시길 바란다. 8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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