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키스 (흰색표지)
두상달.김영숙 지음 / 가정문화원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20년 전 아내의 손에 이끌려 부부 세미나에 마지못해 가게 되었다. 첫 강의가 끝나갈무렵 갑자기 아내가 대성통곡을 하며 울어서, 창피하기도 하고, 자존심도 상해서 "여보, 뭐가 그렇게 슬퍼서 울어? 내가 혹시 당신에게 잘못한 거라도 있어?" 말하니, 아내 왈 "혹시라구요?" 하면서 더 크게 울었다.
 

이 책의 저자, 두상달,김영숙 부부의 이야기다. 지금은 KBS아침마당에서 500만 시청자를 감동시킬 정도로 가정행복 부부 강사로 활발히 활동중이지만, 20년전에는 분명 그들도 미숙한 부부 중의 하나였던 것이다.

강의를 많이 하시는 분들이고, 부부 상담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라 그런지 책 내용들이 정말 지루한 이야기, 훈계조 이야기가 아니라 귀에 쏙쏙 들어올 재미있는 이야기들과 어우러져 읽기 쉽고, 기억하기 쉽게 씌여 있었다.

 

책을 읽는 와중에 신랑이 퇴근을 했는데, 책 속의 여러 일화들을 읽어주었다.

우리 부부 같은 이야기들도 있었고, 같지는 않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나 공감되는 부분은 신랑은 종달새형으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데, 나는 올빼미형으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게다가 하루에 7000단어만 사용한다는 남자들과 달리 20000단어 이상을 사용해야하는 여자로써, 하루 종일 아가와 조용히 있다가, 신랑이 오면 기다렸다는 듯 다다다다 말을 쏟아내고, 잠자리에서까지 종알종알 이야기를 해서 직장일에 지친 신랑이 피곤해했던 기억이 책에 나온 이야기뿐 아니라 바로 나의 이야기였다.

 

사실, 난 이 책을 읽을때 꼭 읽고 싶었던 부분이 "부부 싸움도 잘하는 방법" 이 있다고 해서, 읽게 되었다.

다정해 보이는 부부가 꼭 손을 잡고 있는 책 표지를 보면 과연 부부 싸움을 하라고 권유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이 들지만, 잘 못 싸우는게 문제지. 잘 싸우는건 정신건강에도 좋고, 오히려 부부에게도 더 이롭다고 한다.

 

잘 싸우는 방법 중에 몇가지를 소개하자면,

링 안에서 싸워라, 관객없이 싸워라, 집안 약점 들추지마라, 지는게 이기는 것이다 등등이다.

특히나 관객없이 싸우라는건 자녀들 앞에서 싸우지 말라는 것이었다.

부모의 불화를 보고 자란 자녀가 바르게 크기를 기대하는건 어불성설이다.

 

미국이 낳은 최고의 지성으로 칭송받는 조나단 에드워즈

그는 1703년생으로 목사, 저술가, 그리고 나중에는 프린스턴대 총장까지 지냈다. 하루 13시간씩 공부하고, 강의,저술, 목회활동으로 바쁜 중에도 꼭 하루 한 시간씪은 집에 와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그의 자손 중에는 훌륭한 인물들이 많이 나왔다.

300명이 넘는 목사, 선교사, 신학교수,120명의 대학교수, 110명의 변호사, 60명의 유명작가, 30명의 법관, 14명의 대학총장, 3명의 미국상원의원, 그리고 미국 부통령까지!

 

반면 같은 시대 그의 한동네 살던 전과자 맥스 주크의 후손 1200명 가운데는 거지가 310명, 방탕, 범죄로 파산자 440명, 평균13년 이상 복역수 130명, 살인자 7며으 알콜중독자 100명, 상습 절도범 60명, 매춘부가 190명이었다 한다.

 

과거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 자녀를 위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일이야 말로 위대한 일을 해내는 기초가 되는 것이다. 가장 훌륭한 자녀 교육은 부부가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129P)

 

부부싸움을 잘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얼마 전에 아기 앞에서 둘이 언쟁을 벌인 적이 있었다.

아직은 어려서 말귀를 잘 못 알아들을 것 같았는데, 다 알아들은 건지, 아니면 분위기로 아는 것인지는 몰라도 엄마 아빠의 냉랭한 분위기를 감지한 아기가 불안한 듯 보였다. 울먹울먹하는 얼굴로 변하는 아들을 보며, 그때 우리 부부도 결심했다. 되도록 아기 앞에서 이런 모습은 보이지 말자라고..

 

책에 나온 데이터에도 너무 적나라하게 나와 있지 않은가? 사랑하는 아이가 잘 되도록 하는 초석은 바로 가정의 행복이다.

그 밑바탕에는 부부가 서로를 최고로 아끼고 존중해야 함이 깔려있다. 대화를 게을리 하지 말고, 아침에 나서는 신랑의 행복한 직장생활의 시작을 위해 아침키스를 나누도록 권유하고 있다.

 

아내의 이야기를 들을때는 맞아 맞아 하며 맞장구도 많이 치고, 아, 남편들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우리 신랑만 그런게 아니었네?하며 공감도 하고, 책을 읽으며 정말 kbs아침마당의 즐거운 강의를 듣고 있는 기분이었다. 사실 책이었기에 더 즐거운 만남이었는지도 모른다. 언제고 다시 보고 싶은 부분을 펼쳐서 확인해보면 되기에 메모하거나 기록할 필요도 없고 말이다.

 

신랑과 아기와 더 행복한 생활을 하기 위해 이 책을 읽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쾌한 기분으로 읽어내렸고, 또 기분좋은 결과를 얻어낸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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