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둥글 지구촌 문화유산 이야기 함께 사는 세상 5
한미경 지음, 유남영 그림 / 풀빛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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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부끄러우면서도 감복했던 점이 있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팔만대장경을 보러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국사시간에 배우길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해인사 장경판전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설계되었는지, 이로 인해 해충도 생기지 않고 목판이 거의 상하는 위험도 없다고 해서 놀라워 했던 기억은 난다. 하지만, 눈으로 직접 본 적은 아직도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책 전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도 바로 장경판전에 대한 설명이었는데, 해가 드는 오후 2시가 되면 지붕과 둥근 문의 조화로 어김없이 활짝 피어난다는 아름다운 연꽃이 그것이었다. 사진으로 직접 나오지 않아 아쉽긴 했지만, 나중에 내가 가서 직접 꼭 확인하리라. 그림으로 봐도 너무 멋있고 운치가 있었다. 신기하게도 여행을 좋아하는 작가 역시 바로 이 장경판전의 연꽃을 보고, 이 책을 쓸 결심을 했다고 한다.
 
유네스코 지정 문화재들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듣긴 했어도 각각의 문화재들에 대한 설명을 그림과, 또 일화와 함께 곁들여주니 자연스레 세계사 공부도 되는 것 같았다. 아, 이런 걸 배웠었지. 기억이 나는 것도 있고, 가물가물한 것도 많았다.
지금 한참 공부중인 학생들에게는 교과서 밖에서 만나는 교과서 이야기라 반갑고 더 재미있게 느껴질 것 같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로 삽화가 곁들여져 있으니 지루하고 딱딱한 느낌이 들지 않고, 재미있게 읽으며 자연스럽게 익혀지는 공부가 되겠다. 사실 난 공부라기 보다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일화 등이 많아 좋았다.
 
일본 호류사에 있다는 백제 관음상이 180cm의 성왕을 그대로 본따 만들었다는 것은 처음 듣는 일이었다. 게다가 500미터나 되는 무명천으로 감싸져 있었고, 프랑스 작가 앙드레말로가 일본이 물에 잠겨 딱 한가지만 들고 나가야할때 갖고 나가고 싶은게 비너스에 버금가는 백제관음상이라 할 정도로 최고로 치는 유물이라고 하니 더 아쉬움이 컸다. 바로 우리의 것인데, 일본에서 최고의 보물로 일본 것인양 자리매김되고 있는게 아쉽기만 했다. 우리의 기술자, 우리의 문물을 그대로 받아들인 일본이 이제는 그 고마움을 잊고, 자꾸만 역사를 거스르려 한다는 점이 못마땅했던 것이다.
 
아름다운 인도의 묘지, 타지마할.. 아무리 봐도 궁전으로 보이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묘지인것이다. 왕비를 너무나 사랑했던 왕이 전쟁 중에도 아내를 보고 싶어 임신한 아내를 데리고 가는 바람에 전쟁 중 아기를 낳다가 왕비가 죽고 말았다.
그 아내를 위해 엄청난 재산을 탕진해가며 인도 최고의 하얀 대리석으로 지은 타지마할. 아들이 왕인 아버지를 몰아내는 바람에 유야무야되고 말았지만, 사실은 그 아버지 역시 검은 대리석으로 타지마할 앞에 그와 비슷한 무덤을 짓고, 두 건물을 잇는 공중의 다리를 만들 계획이었다고 하니, 무굴 제국의 멸망을 더 앞당길 수도 있었겠다. 하지만, 아름다운 타지마할은 이렇게 남아 문화유산이 되었으니 타지마할 뿐 아니라 각 아름다운 궁전이나 성당 등도 당시에는 너무 많은 돈이 들어 가산 탕진, 나라 멸망 등의 길로 가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었다. 지금은 우리가 너무 아름다운 선조들의 유물을 바라볼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고 해야할까? 결과가 안 좋게 될 일을 아쉬워해야할까.
 
말로만 들었던 세계의 유네스코 문화유산들을 만나는데, 아직 못 가본 곳들이 대부분인지라 (한국의 문화재도 아직 못 만났으니 참 할말이 없다.) 책에서 미리 이렇게 만나는게 참 좋았다. 앞으로 여기여기도 가봐야지 하면서 마음 속에 차곡차곡 담아두게 되었다. 여행을 할때도 아이들 공부를 생각할 수 있는 곳에 가면 얼마나 좋겠는가. 우선은 합천 해인사부터 가봐야겠다. 책 속 이야기들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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