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 우리 시대 여성 멘토 15인이 젊은 날의 자신에게 보내는 응원의 편지
김미경 외 지음 / 글담출판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살다 보면 누구나 뜨거운 사막 위를 맨발로 걷는 기분, 끝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터널 속에 홀로 서 있는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앞도 뒤도 막혀 있고 주위는 어둡고, 어디에도 피할 곳이 없는 불투명한 미래 앞에 좌절하고, 자신의 능력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다른 사람들의 말에 휘청거리는 때가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당당하게 자기 일을 사랑하며 활동하고 있고, 성공적으로 삶을 이끌어 왔다. 젊은 시절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던 그녀들은 실패하고, 좌절하고, 잠시 인생길에서 멈춰 서 있기도 했지만 모진 인생의 굴곡들을 몸소 헤치며 값진 교훈들을 어렵게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그녀들은 인생의 선배로서 그리고 직업여성의 선두주자로서 지금 혼란스런 시기를 살며 진심 어린 조언을 필요로 하는 오늘날의 젊은 여성들에게 그 값진 인생의 교훈들을 차분하고 진지한 어조로 이야기해 준다. 그녀들이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안에는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삶의 지혜가 가득 담겨 있어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줄 것이다.

사회 각 분야에서 인정받고 성공한 그녀들의 청춘은 마냥 빛나기만 했을 까? 그들은 어려운 시절이 전혀없이 승승장구한 것일까? 15명의 여성 멘토인 할리우드 미술 총감독 한유정, 여행작가 오소희, 정치인 심상정, 뮤지컬배우 홍지민, 만화가 원수연, 영화감독 방은진, 국제회의 통역사 최정화, 여성주의 미술가 윤석남, 서울시청 여자 핸드볼 팀 감독 임오경, 패션 디자이너 윤원정, 성우 서혜정, 기업인 한경희, 아트 스피치 강사 김미경, 건축가 지순, 공학자 박남희는 힘겨웠던 과거의 자신에게 편지를 보냈다. 꿈과 열정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한 이들도 젊은 날엔 모든 것을 던져 버리고 싶을 만큼 힘겨운 나날이 있었다. 그래서 이들은 불안한 청춘들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보낸다. ‘나도 이렇게 힘든 시절이 있었다’고 ‘당신도 분명히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57살의 국제회의 통역사인 최정화 씨는 꼴찌 성적표를 받고 좌절하던 23살 최정화에게 “당장 성적이 좀 나쁘면 어때. 지금은 꿈이라는 씨앗이 뿌리내리도록 준비하는 시간이야”라고 편지를 썼다.

여성주의 미술가로 유명한 73살의 윤석남 씨는 자신의 재능을 의심하고 ‘예술’의 의미를 고민하는 50살 윤석남에게 “과연 이 길이 나에게 어울리는지 고민이라고? 두려워말고 한 발짝 걸어나와봐!”라고 말한다.

41살인 서울시청 여자핸드볼감독 임오경 씨는 7년전 슬럼프에 빠져 '나는 왜 태어났을까?'라고 고민하던 자신에게 "너 자신에게 조금 관대해질 필요가 있어. 너무 완벽해지려고 하지마"라고 조언한다.

이 책을 통해서 15인의 숨김없는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은 나에게 많은 위로가 되고, 힘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그들의 성공담을 다루기보다 그들의 내면에 집중하고 있다.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누워 하루를 돌아보며 조용히 자신에게 말을 걸듯, 과장되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 놓는 이야기가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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