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능의 맛, 파리 - 문화와 역사가 담긴 프랑스 요리에 탐닉하다
민혜련 지음, 손초원 사진 / 21세기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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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간 파리지앵의 삶을 살았던 파리 예술 전문가 민혜련의 <파리 예술 기행>을 재미있게 읽었던 적이 있다. '신의 도시', '왕의 도시', '빛의 도시', 그리고 '인간의 도시' 등 파리 예술을 4가지 키워드를 통해 미술과 건축, 문화 등에 대해서 다룬 책으로써 파리의 예술에 대해 알고자 하는 열망을 지닌 사람들이 읽고 파리에 푹 빠질뿐 아니라 저자의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이 생생하게 녹여져 있어 파리에 대해 가깝게 느끼도록 하며, 파리지앵 특유의 감성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 책은 10년간 프랑스에서 유학하고 돌아와 이태원에서 16년간 정통 프랑스 레스토랑을 경영한 프랑스 문화 전문가인 저자가 그동안 연구하고 체화한 프랑스 미식에 관한 이야기들을 파리를 배경으로 프랑스 요리의 섬세함을 담은 것이다. 문화와 역사가 살아 있는 인생이 담긴 파리 미식 여행기이면서, 각종 음식에 얽힌 사연을 정리했다.

프랑스 사람들만큼 식사의 즐거움을 넘어 먹는 것에 관해 많이 이야기하는 민족도 없다. 프란스인들은 ‘미식 주간’까지 만들어가며 아이들과 대중에게 입을 훈련시킨다고 한다. 미식은 몇백 년이라는 시간 동안 프랑스 문화의 뿌리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20세기 들어 의도적으로 도입된 바캉스라는 휴식의 의식까지 합쳐져 프랑스인들은 온통 먹고 놀기 위해 일년을 일하는 사람들처럼 ‘내일의 두푼보다 오늘의 한푼’이라는 말이 프랑스 사회에 딱 들어맞는다.

나는 프랑스 요리를 좋아한다. 내가 먹었던 ‘푸아그라’는 프랑스어로 살찐 간이라는 의미인데, 오리고기 중 지방 함량이 특히 높아 풍부한 식감을 자랑하고 있다. 로즈마리와 함께 조리해 향을 더해준다. 많이 먹지 않아도 입맛을 확실히 돋워주는데 유럽의 대표 전식 요리로 손색이 없다. 푸아그라는 유럽에서 황제의 요리라 칭송받을 만큼 미식가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요리인데 입에 넣는 순간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푸아그라의 맛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사디즘의 맛’에서는 최고의 요리를 위해 거위와 달팽이 등을 가학하는 프랑스의 문화와 이를 통한 탐욕과 미식의 상관관계를 풀어내고 있다. 2부 ‘사람의 맛’에서는 프랑스 정통 요리가 탄생된 배경과 그와 관련된 프랑스인들의 내밀한 이야기들과 프랑스 할머니표 전통요리에 대해 설명한다.

3부 ‘문화의 맛’에서는 프랑스 요리를 세계 최고로 발전시킨 위대한 셰프들의 역사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4부 ‘자연의 맛’에서는 생산지 특성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는 프랑스 미식의 정점, 와인과 지중해의 향기, 페르몬에 취한 송로, 자연이 만들어낸 보석, 게랑드 소금이 소개된다. 특히 황홀한 맛을 자아내는 와인과 요리의 궁합도 재미있다.

20년 가까이 프랑스 식문화를 연구하고 직접 프랑스요리를 만드는 저자는, 요리라는 주제로 프랑스의 다양한 면모를 담아냈다. 이 책을 읽으면 프랑스 미식의 예술성과 진정성에 감탄하며 ‘혀끝의 축복’이라 불리는 세계 최고의 프랑스 미식을 눈으로 맛보는 색다른 프랑스를 직접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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