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그림자 - 1596년 이순신 암살사건 꿈꾸는 역사 팩션클럽 2
박은우 지음 / 우원북스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1596년 이순신 암살사건「달과 그림자」라는 제목에 끌려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순신장군하면 기억되는 것은 그가 만든 거북선과 전쟁 중에 화살을 맞고 장렬하게 전사하면서도 “나의 죽음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했다는 것인데, 이순신 암살사건이라니 궁금증이 더해갔다. 

<암살>이란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을 정치적 사상적 이유 때문에 비합법적으로 몰래 살해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최소의 희생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좌익 ·우익 ·피지배층 ·권력자 상호간 등 여러 사람들이 암살을 행하고 있고, 또 정치적인 동기가 강한 것과 개인적인 동기에 의한 것 등 다양하다. 개인적으로 암살을 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조직이나 권력자와 관련되는 경우가 많다. 

이순신 장군은 그동안 책과 영화를 통해서 적의 화살을 막고 전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암살>이라니 또 다른 숨겨진 사실이 있을까? 하고 생각하니 더욱 흥미로웠다. 

「달과 그림자」는 1596년 정유재란 발발 직전, 임진왜란 후기의 첩보전을 배경으로 이순신을 암살하려는 왜의 닌자와 그 존재를 포착하고 암살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비변사 비밀 낭청의 대결을 생동감 넘치게 그려낸 조선시대 첩보전이다. 

작가와 「달과 그림자」는 첩보소설의 거장 프레더릭 포사이스와 ‘자칼의 날’을 자꾸만 떠올리게 한다. 치밀한 암살 준비 과정에서 달아오르듯 하는 박진감이 닮았고, 한 번 잡으면 손에서 놓기 어려운 기막힌 조합술이 견주어 손색없다. 드디어 우리도 대단한 스릴러 작가를 얻게 되었다는 기쁨을 누리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포사이스의 작품들과 다른 것은 남의 역사나 사건이 아닌 이 땅의 과거에 벌어진 역사라는 데 있다. 읽고 나면 왜 일본이나 영미권의 걸출한 대중 소설가와 견줄 만한 국내 작가가 그토록 절실한지 알게 된다. 

역사소설로서는 긴박한 한반도 정세를 다룬 김진명의『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읽다보면 한 천재 핵물리학자의 의문의 죽음을 밝히는 핵 소설, 노벨상이라는 개인 최고의 영예를 떨쳐버리고, 자신의 무릎 뼈 속에 설계도를 숨겨 들여와 조국에 장거리 미사일을 안겨주었던 이용후. 그의 보호를 위해서라면 한국의 60만 대군도 동원하겠다고 장담했던 박정희. 마침내 한반도의 운명이 뒤바뀔 지하 핵실험 예정일인 1980년 8월 15일은 다가오고……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달과 그림자」는 전쟁의 역사를 배경으로 이가의 난에도 살아남은 요미는 신출귀몰한 닌자로, 타인의 얼굴을 그대로 닮고 흉내내는 재주가 있으며, 그의 정체는 조선 선전관 장호준을 혼란에 빠뜨린다. 비변사 소속의 비밀 낭청이기도 한 장호준은 요미를 추적한다. 전쟁의 종결자 이순신을 지키기 위해 요미가 되려는 장호준. 그리고 이순신을 죽이기 위해 장호준이 되려는 요미. 조선과 일본 최고 간자들의 대결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간자들의 치열한 대결을 다룬 조선시대 전쟁 첩보전 「달과 그림자」는 너무 재미있고 스릴이 넘치는 긴장감 때문에 손에 땀을 쥐고 읽게 하는 책이다. 그동안 역사소설이 딱딱하고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분들과 우리나라 역사를 잘 모르는 젊은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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