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 너머의 클래식 - 한 소절만 들어도 아는 10대 교향곡의 숨겨진 이야기
나카가와 유스케 지음, 이은정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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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베토벤 교향곡 3번을 자주 듣는다. 들을 때마다 언제나 위로와 힘을 얻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저마다 주어진 고난이 있는 것 같다. 그 고난을 어떤 사람은 웃어넘기고, 어떤 사람은 힘겹게 이겨내고, 어떤 사람은 넘어지기도 한다. 독일의 작곡가, 피아니스트 베토벤을 위대하게 만든 것도 끊임없는 여인들과의 실연(失戀)과 청신경 마비라는 음악가 최대의 고통이었다. 고난이 없으면 성공도 없다.

 

이 책은 출판사 IPC 편집장을 지낸 뒤 1993년 출판사 알파베타를 설립해 2014년까지 대표이사 및 편집장을 지낸 나카가와 유스케(中川右介)가 교향곡 중 명곡 열 작품을 선정해 해당 곡에 얽힌 이야기를 담았다. 즉 교향곡의 역사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곡을 선정했다.

 

교향곡은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음악 중에서 일정 양식을 지닌 곡을 말한다. 영어로는 symphony이다. 교향곡의 뜻은 보통 4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를 위한 긴 음악이다. 가끔 3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진 교향곡도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모차르트가 살았던 18세기 후반에는 대부분의 음악가가 왕이나 귀족의 궁정악단에 소속되어 있거나 가극장 또는 교회에 속해 있었다.”(p.19) 고 말했다. 모차르트의 수입원은 음악 가정교사, 가극장에서 의뢰받은 오페라의 작곡, 공개 연주회, 악보 출판 원고료 등이었다. 모차르트는 빈에 머물면서 3년 만에 교향곡 제38번을 작곡했다. 모차르트는 정치가도 혁명가도 아니었지만 체제에 순응하며 귀족 사회가 요구하는 음악만 기계처럼 만든 살리에리 등 평범한 음악가들과 구분된다.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중세 신분사회의 벽, 그 어둠 속에서 모차르트는 개인의 평등, 존엄의 꿈을 잃지 않았다. 그는 대다수 오페라에 자신의 희망을 담았고 그 때문에 빈 귀족들의 견제를 받았다.

 

베토벤은 자유, 평등, 우애를 모토로 한 프랑스 혁명의 영웅 나폴레옹을 추앙하여 교향곡 3'영웅'을 작곡하지만 나폴레옹이 황제에 즉위하자 실망하여 교향곡 표지를 찢어버린 사람이다. 인간의 자유 의지와 인류애 그리고 환희와 희망을 주제로 인생역작 '합창' 교향곡을 써 내려간 사람이다.

 

슈베르트는 베토벤을 좋아하고 괴테를 좋아하였으나 괴테를 만난 적은 없다고 한다. 베토벤의 장례식에는 그의 관을 메는 역할을 했다고 하고, 그가 죽기 전의 유언이 베토벤의 곁에 묻어달라는 것이라고 하여 그렇게 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친구들과 많이 어울리면서 밤에 자주 모여 슈베르트가 작곡한 음악을 듣곤 했는데 그들의 모임을 <슈베르티아데>라고 부른다.

 

이 책에 엄선된 불후의 10대 교향곡은 주피터’, ‘영웅’, ‘운명’, ‘전원’, ‘미완성’, ‘환상’, ‘비창’, ‘신세계’, ‘거인’, ‘혁명등 별칭이 붙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가사가 없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워서, 또는 누구의 피아노 몇 번 협주곡처럼 복잡한 명칭이 낯설어서 클래식을 가까이하기 힘들었던 사람이라도 이 10곡이야말로 클래식 감상의 시작점으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이미 클래식을 즐겨 듣던 독자에게도 명곡의 작곡 배경과 작곡가들에 얽힌 흥미진진한 미스터리는 음악을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포인트가 된다.

 

이 책 <악보 너머의 클래식>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부분까지 알게 되어 좋았고, 클래식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 보고자 한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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