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 협동조합 - 한 사람에서 시작해 한 사람에게 향해 가는 협동조합
김기섭 지음 / 들녘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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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신자유주의, 불평등, 공동체의 약화, 그리고 세계금융위기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협동조합은 여러 나라에서 많은 업종과 분야에서 다양한 유형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201212월에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이후 수많은 협동조합이 설립되었다. 소상공인이나 소기업가들이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업체의 규모의 영세성 문제를 동종 혹은 이종업체의 종사자들의 협력을 통하여 해결하고자 설립한 소상공인 및 소기업가의 협동조합, 통번역가· IT개발자·웹디자이너·강사 등이 일감의 공동 수주 및 소득 증진을 위하여 설립한 프리랜서들의 협동조합, 그리고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의료 및 돌봄서비스 제공, 지역공동체 증진을 위한 사회적협동조합 등 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유형으로 설립되고 있다.

 

이 책은 생활협동조합중앙회에서 전국의 조직 정비와 사업 연대를 위해 힘썼고, 수도권 지역의 생협들과 함께 조합원이 주인이 되고 생산자와 함께하며 아시아 민중과 연대하는 두레생협연합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김기섭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 연구활동가가 10여 년에 걸쳐 이어온 협동조합 3부작 마지막 책. 인간의 협동과 그 확장이 결국에는 한 사람으로 다시 행해야 함을 설명한다.

 

이 책의 주제는 협동조합의 정체성이다. ‘협동조합의 정체성협동조합에 관한 우리의 정체성을 말한다. 만들어진 대상에 정체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주체에 정체성이 있다. ‘우리의 정체성은 결국 나의 정체성에서 나온다.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말을 찾고 다른 조합원과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에서 내가 나임을 자각하는 것, 내 존재의 가치를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인정받는 것, 이로 인해 내가 살아가는 의미와 힘을 갖게 되는 것, 이런 하나하나의 내 정체성이 모여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해갈 때, 비로소 협동조합도 자기만의 고유한 특징과 본질을 드러낼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협동조합은 이용자가 소유하고, 이용자가 통제하며, 이용규모를 기준으로 이익을 배분하는 사업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핵심은 협동조합은 사업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출자하여 만든 사업체인데, 협동조합은 사업체가 이익을 남겨 그 이익을 출자하는 사람들이 나누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조합원들이 필요한 사업을 하기 위해 사업체를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협동조합은 말이고 관계다.”(p.245)라고 말했다. 말은 마음의 움직임이 마음 밖으로 드러난 것으로, 넓게는 정신.의지.이념.감정 등과 함께 마음의 영역에 포함된다. 요한복음에 보면 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다라는 말이 있다. 또한 협동조합은 관계이다. 협동조합에서 실재하는 것은 사람들의 말이고 관계다. 먼저 말이 있고, 그 말을 믿고 따르는 사람의 관계가 쌓여 협동조합이 된다.

 

저자는 협동조합의 이념적 위기를 진정으로 극복하려면, 먼저 조합원이 자기 말을 되찾고 다른 조합원과 다시 관계 맺도록 돕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합원이 조합원에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 돌아가 다른 한 사람 한 사람과 꾸밈없이 관계할 수 있어야 협동조합의 위기도, 협동조합에 대한 우리의 낯섦도 진정으로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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