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여전히 - 안녕 폼페야!
조수빈 지음, 서세찬 그림 / 하움출판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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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맘에 쏙 드는 나답게, 여전히는 현재 부개여자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조수빈 학생이 태어날 때부터 원인 모를 발달 지연과 심장 문제, 백내장 등을 겪으며 부모님에게 아픈 손가락이 되었고, 마침내 원인을 찾던 중 폼페병이라는 진단을 받으면서 장애아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면서 어렸을 적 기억이 없던 순간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일들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열일곱 살이 된 지금까지, 장애아라는 꼬리표는 내 몸에 바짝 붙어 좀체 떨어지지 않는다. 아니, 외려 더 가까워졌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하면서 장애인이지만 어딜 가나 명랑하다는 말을 듣는 나의 이야기를 통해, 다른 환우분들께도 내 에너지를 전해주고 싶다.”고 말한다. 많은 장애인들이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는 이유 때문에 하나님과 부모님을 원망하기도 하며, ‘왜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했냐며 불평불만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도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임을 받아들이고부터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됐다고 하면서 대한민국의 모든 환우분이 장애를 이겨내고 밝게 웃을 그날을 꿈꾸며, 험난했던 지난날의 이야기를 쏟아 낸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폼페병이라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폼페병은 당원을 분해하는 효소의 선천적 결핍으로 무척이나 희소한 근육 질환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전국을 통틀어 폼페병을 진단받은 환자는 15명밖에 되지 않고 미국의 한 통계에 의하면 발병률이 40,000명 당 1명 정도라고 하는데 이렇게 희소한 병이 저자가 태어날 때부터 찾아와 16년 동안 선천성으로 동고동락 중이라고 한다.

 

저자는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가운데서도 안녕 폼페야!’ 하고 인사를 한다니 일반인들은 이해가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당당하고 멋진 말일 것이다. 어른도 감당하기가 힘들 텐데 17살 밖에 안 된 학생이 쓴 글이라니 놀라지 아니할 수 없다.


저자는 학교에 있는 내내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았다. 자리에만 앉아 있을 때 선생님이 수빈이는 왜 친구들하고 안 노니?” 하고 물으셨다. 이유는 자신의 상태를 자각했기 때문이었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애들아 수빈이 좀 도와줄래?”하는 등의 말씀을 하실 때면 나 도움 안받고 싶은데... 나 스스로 하고 싶은데... 예전에는 수술하기 전에는 내가 이런 거 다 혼자 했는데하고 구시렁거렸다고 한다. 막상 속으로는 그 누구보다 도움을 받길 원하지 않았을까. 너무나 가엾은 사람, 매일의 생각이 삼한 사온(三寒四溫) 날씨처럼 변덕을 부리고, 순간을 따라 감정이 춤을 추며 널을 뛴다. 흐린 날도 맑은 날도 나의 날, 행복한 날이면 좋으련만 추운 날은 추운 대로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이리저리 휘둘리는 나날이다. 마음은 작심삼일처럼 무너지고 또 다잡기를 거듭한다.

 

장애가 있음에도 저는 행복해요!”라고 말하는 저자를 그렇게 만든 것은 어머니의 믿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 자신이 부끄럽고 창피스러웠다. 건강한데도 감사하지 못하고 불평만 하고 살았으니 말이다.

 

이 책 나답게 여전히는 한 번 손에 잡고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기에 단숨에 읽어내려 가게 된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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