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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티드
마크 밀러 지음, J.G 존스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 씨근거리며 천식을 앓던 마마보이였다. 나는 닌자 거북이 장난감들을 모았었지. 나는 뮤직비디오, 만화책, 란제리 카탈로그 등을 위해 쓸데없이 시간낭비를 했다. 나는 비디오게임의 점수도 높았다. 나는 스물네 살이 돼서 처음으로 주먹을 써봤다고. 나는 심지어 농구도 해본 적이 없다니까.
우리 어머니는 나를 게이라고 생각하며 저 세상으로 떠났다.- 웨슬리 깁슨」
<배트맨 : 다크나이트 리턴즈>의 작가 '프랭크 밀러'와의 혈연관계가 살짝 궁금했던 '마크 밀러'가 쓰고(참고로, 프랭크는 'Miller', 마크는 'Millar'...) 그래픽노블 커버 작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는 'J.G. 존스'가 그린 反영웅(일명, 빌란_Villain)의 액션활극, <원티드>!
우선, <원티드>는 위험하다. 명색이 19禁 도서인 이 작품은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는 '성인/성애만화'로 등록되었을 정도인데 태아/유아/소년/청소년들한테만 위험한 것이 아니라 청년/중년/장년/노년인 어른들한테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이며 독자가 착한 사람이면 착한 사람일수록 더더욱 위험하다.(특히 '스아무개'처럼 '착한이'한테는 가히 치명적이었다는!!)
모름지기 액션물의 주인공이라면 비록 [핸콕]처럼 평상시엔 개망나니짓을 하며 다닐지라도 '기회가 되면' 인정사정없고 무지막지한 악당들을 상대로 선량하고 연약한 지구인(하다못해 지역주민들)을 구해내야 마땅하건만 <원티드>의 주인공 '웨슬리 깁슨'은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어떤 악당보다도 '惡'에 빠져든 인물로, 우여곡절(?)끝에 첫 번째 살인을 저지른 뒤 그 짜릿한 흥분의 쾌감에 픙덩 빠져서는 평소 자신을 괴롭히던 동네 건달들은 물론 학창시절 선생, 옆집 소녀, 집주인을 비롯한 주위사람들을 이런저런 사소한 이유를 핑계로 '손을 봐'주는가 하면 자기 애인과 바람피운 친구를 사살하고(이건 뭐 어느정도 이해가...) '격려'의 한마디를 해주는 이웃 노인네마저 거리낌없이 쏴 죽이더니 심지어는... 저런!!!
(물론 주인공은 지구를 지배해서 소위 '초악당 노릇'을 제대로 하고자하는 라이벌 패거리 악당들의 '손을 봐'주기도 한다. 오직 '자기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살인마의 핏줄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주인공은 마치 영화를 보며(또는 음반을 들으며) 프링글스를 먹듯 멈춤없는 살인을 저지르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사실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게 더 '문제'...) 흉악하기 이를데 없는 주인공의 활약상에 '저런, 나쁜 놈!"하며 혀를 내 두르면서도 막상 책을 덮을 즈음에는 어느덧 저런 '악당', 아니 저런 '능력있는 나쁜 남자'가 되고 싶다고 은근히 원하고 있는 당신을 발견하게 될 확률이 크다는 것으로, 한여름에 모기 한마리 이유없이(?) 죽여본 적 없는 전통적 살생유택 정신에 입각해 살고있는 사람조차 이 한 권의 책으로 인해 그릇되고 비뚤어진 심성을 갖게될 가능성이 다분해지고 급기야 그것을 타당하게 여길 가능성마저 없지않기 때문...("만화는 만화일뿐 따라하지 말자!")
암튼, 요즘같은 험악/흉악/극악한 세상에서도 '영웅은 반드시 승리하고 악당은 결국엔 패한다.'라는 원시공룡시대에나 어울릴법한 권선징악적인 생각에 빠져 살고 있는 착하디착하...기는커녕 바보같디바보같은 사람(...)한테는 다소 충격으로 다가올법한 내용이기에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수도 있으나, 문득 욕이나 한바탕 퍼붓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읽으며 스트레스를 풀기에는 그야말로 딱 쫗은 작품!
끝으로 내용 못지않게, 어찌보면 내용만큼이나 위험한 것은 비범한 아티스트 'J.G 존스'의 쌈빡깔쌈한 그림체로, 대사를 읽는 것보다 그림을 읽는 것이 오히려 더 재미있을 정도로 왠지 구석구석 눈길이 가는 그림체가 꽤나 매력적이며 은근 야할만큼 자극적인지라 중독성이 있을 정도인데 어느정도냐 하면 하루빨리 그의 대표작이라는 <원더우먼_Wonder Woman : The Hiketeia>과 <마블 보이_Marvel Boy>, <파이널 크리시스_Final Crisis>도 감상하고 싶어 소위 '똥줄이 탈' 지경이다!
덧, 실제 인물이 모델?
2008년 '티무어 베크맘베토브_Timur Bekmambetov'감독에 의해 '제임스 맥어보이_James McAvoy', '안젤리나 졸리_Angelina Jolie', '모간 프리먼_Morgan Freeman' 주연의 동명영화 [원티드]로 제작된 적 있는 이 작품은, 이미 원작만화에서부터 영화화를 의도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몇몇 인물들은 실제 영화배우들과 닮았는데 '폭스'는 누가봐도 '할리 베리_Halle Berry'와 꼭 닮았고, 원조살인마는 '토미 리 존스_Tommy Lee Jones'와 너무나도 흡사하다.
(안타깝게도 정작 영화 [원티드]에서는 전혀 다른 배우들이 출연...)
덧덧, "야, 너희들 어디서 왔어?_based on?"
나쁜 녀석 '웨슬리 깁슨'을 비롯해 <원티드>에 등장하는 각종 슈퍼히어로들은 우리(?)가 난생 처음 보는 얼굴들인데, 사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슈퍼히어로 작품 속 캐릭터들을 짜집기, 아니 짜깁기한 복제품들이라 함.
덧덧덧, 그 날 이후...
「나는 [진정한 용기]의 존 웨인이며 [데스 위시]로 알려진 찰스 브론슨이다. 나는 [더티 하리]를 비롯한 모든 마카로니 웨스턴의 클린트 이스트우드다. 나는 장 클로드 반담이다. 나는 실베스터 스탤론이다. 나는 [다이 하드] 시리즈의 브루스 윌리스다. 또한 나는 [델타 포스]의 척 노리스다. 나는 리 마빈이며 숀 코네리다. 나는 우라질 아놀드 슈왈츠네거다. 아, 씹새끼.- 로또맞은 잡종새끼 웨슬리 깁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