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연기가 피어오르는 아우슈비츠의 동물원 악마적 실험의 대상이었던 우리에게 수술대보다 두려운 것은쌍둥이 자매를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공포였다.
참혹한 시대의 악을 증언하는 섬세하고도 강렬한 목소리
비인간적인 세계에서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은 이들의 기적
1944년 가을, 아우슈비츠에 도착한 열두 살 쌍둥이 필과 스타샤는 우생학 연구에 몰두하는 나치 의사 멩겔레의 눈에 띄어 ‘동물원‘으로 보내진다.
유전적으로 특이한 아이들이 모여 있는 그곳에서 어린 시절
함께 한 놀이와 상상을 위안 삼아 하루하루 버터보려 하지만
역겨운 생체실험의 고통도, 낯선 사람이 되어가는 서로의
모습도 견디기 어렵다.
잔혹한 시간이 이어지던 어느 날 멩겔레의 지시로 열린
공연에서 필이 사라지고, 스타샤는 반쪽을 잃은 슬픔에
괴로워하며 복수를 다짐하는 한편 언니가 살아 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에 필사적으로 매달리는데……
『세상 끝 동물원』은 하나의 패러독스다. 가장 추악한 범죄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소설이며,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철저한
조사를 거쳤으면서도 동화적인 가벼움이 깃든 소설,
성장을 허 락받지 못한 아이들의 성장소설이다.
그 여정을 끝까지 함께한다면 참혹한 동시에 강렬하고
독창적인 작품을 만날 것이다.
앤서니 도어("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무엇보다 잊기 힘든 것은 아우슈비츠라는 지옥을 그리면서도 많은 수감자의 꺾이지 않는 마음을, 극도로 처참한 고통에 마주해서도 희망과 친절한 마음을 지키는 의지를 포착한 필력이다.
뉴욕 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