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속에는 완벽한 세계가 있었다!
그 형상들은 방주를 향해 날갯짓하고 살금살금 걸어가고
기어갔다. 하찮은 생명체는 하나도 없었다.
거머리는 존재감을 드러냈고 지네는 한가로이 기었고 대귀뚜라미가 앞으로 움직이며 노래를 불렀다.
늪과 산과 사막의 대표들 모두가 살금살금 걸어
비뚤비뚤거리며 그림자 속으로 황급히 사라졌다.
나는 그것들을 한 쌍씩 분류했고 그 작업을 깔끔하게 해내자 안도감이 들었다.
하지만 여정이 길어질수록 불빛은 희미해지고 그림자는
뒤틀렸다. 등에 혹이 생겨나고 사지가 흩어지고 척추가
녹아내렸다. 형체가 변해 괴물이 되어갔다. 원래 모습은 알아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빛이 살아 있는 한, 그림자도 버텼다. 멋지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