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점에서는 나도 궁금해졌다. 무엇이 좋았을까? 성곽, 바위, 산, 어디서나 볼수 있는것인데.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림이 잘 나오는 곳은 하나같이 춥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이를테면 바위산 꼭대기의 옛 성터라든지 신전이 서 있는 언덕같은 곳이었는데, 여행 다큐멘터리의 출연자는 언제나 그런 곳에 앉아 생각에 잠겨 메모를 하거나 천천히 거닐어야만 했다. 춥다고 오두방정을 떨어서는 곤란하므로 나는 태연한 표정으로 무너진 신전의기둥 사이에서 걸어나와 천천히 카메라의 앵글 밖으로 걸어나가야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그런 촬영은 한 번에 끝나지 않았다. 그러는 중간중간에 PD는 마이크를 들이대고 보시니까 어떠세요?" 같은 질문을 던져왔고, 그때마다 나는 진땀을 흘리며 내가 시칠리아에대해 알고 있는 빈약한 지식을 떠들어댔다.
그러나 이 모든 고생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나는 시칠리아를 좋아하게 되었다. 시칠리아에 불과 일주일 남짓 있었을 뿐이고 대부분의지역을 주마간산식으로 주파하였으며 시칠리아 주민들과 인간적인관계를 맺을 기회가 전혀 없었음에도 나는 그곳이 마음에 들었다. 그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왜였을까? 시칠리아에는 내가 상상하던 시칠리아 대신 다른 어떤 것이 있는 것 같았다. 그게 도대체 뭘까?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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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나의 새롭고 참신한 시도는 기성 의 입장에서 보면 하찮고 어리석어 보일수도 있겠다. 이런것이 사회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여러분의 내면에는 상처받기 쉬운 어린 예술가가 있다.여러분의 가장 큰 실수는 그 어린 예술가를 데리고 예술학교에 들어 온 것이다. 마음껏 자기 재능을 발휘하고픈 충동을 애써 억누르고 있는 중이다.
물론 이곳은 좋은 학교이고 훌륭한 선배 예술가들이 있다. 그러나 예술의 세계는 질투라는 에너지로 이루어진 성운이다. 여러분의 주위에 있는 친구나 선생들은 본래 선량한 사람들이지만 어쩔 수 없이, 자신도 모르게 여러분의 재능을 시기하고 있다. 그건 이 세계에선 아주자연스런 일이다. 선생은 평가를 해야 하고 동료들도 당신 작품에 판단을 내려야 한다. 우리는 모두 불완전하며 새로운 예술을 알아볼 준비가 돼 있지 않다. 게다가 마음속 깊숙한 곳에 이곳을 박차고 나가 마음껏 자기 재능을 발휘하고픈 충동을 애써 누르는 중이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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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 여행이란것을 ~자유롭게 사색하며 ~해본 적이 없다. 궁금하다. 작가에게 창작의 감성을 불어 넣어 준 시칠리아는 과연 어떤곳일까. 내가 아는 시칠리아는 게임 속에 등장하는 도시인데.

원고를 고치고 다듬다 어떤 문구에 눈길이 머물렀다. 10년 전에는심상하게 지나쳤던 부분이었다. EBS 여행 프로그램 프로듀서가 나를 찾아와 어디로 여행하고 싶으냐고 묻고 나는 마치 오래 준비해온대답처럼 시칠리아라고 대답하는 장면, 생각해보면 내 많은 여행이그렇게 시작되었다. 어떤 나라나 도시를 마음에 두었다 한동안 잊어버린다. 그러다 문득 어떤 계기로 다시 그곳이 떠오른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그곳에 가 있다. 그런 여행은 마치 예정된 운명의실현처럼 느껴진다. 
개정판의 제목이 바로 이 문구에서 나왔다.
내게는 과거의 내가 보내온 편지‘ 같은 책이지만 
어떤 독자에게는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약속 같은 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희망해본다. 
이 책을 읽는 누군가는 언젠가 시칠리아로 떠나게 될 것이고,
장담하건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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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냉정하고 정확하게 인식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내 안에는 열 살에 떠난 엄마를 기다리는 어린아이가 있는 듯하다. 웅크리고 있다가,어른인 내가 약해지면 이런저런 말들로 나를 괴롭힌다.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타인에게 쏟아낸다. 그러고 나면 탈진해버린다. 나도 나를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한다. 올해 6월에 페이스북에 쓴 글을 모아 에세이를 내기로 출판사와 계약을했다. 작년에 다른 출판사에서도 제안이 있었는데, 도저히내가 쓴 글을 들여다볼 자신이 없었다. 올해는 할 수 있을것 같았다. 그만큼 시간이 흘러 무뎌지기도 했고, 글을 정리해서 책으로 묶으면 지난 일들도 기억의 서랍 속에 넣고문을 닫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글을 정리해야 하는데, 진도가 잘 안 나간다. 나는 남편을 만나서 처음 안정된 사랑을 받았다. 그와 연결된 느낌이어린 시절 불안을 가라앉혀주었다. 그에게 기댄 15년의 시간 동안 내 몸이 기울어졌다. 이제 그가 없으니 바로 서야하는데, 자꾸 몸이 기울고 비틀거린다. 혼자 서야 나도 살고, 아이도 키울 수 있다.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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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엄마에게 일어날 힘을 주는건 아이네요. 그런데 일상에서 아이는 희노애락을 느끼게 해주네요.

병원 의사는 진통제와 도수치료를 처방해줬다.
 도수치료사가 내 어깨를 살펴보고 누르고 잡아당기더니 말했다. "무슨일 하세요? 어깨와 목 사이 근육이 짧아졌어요. 
어깨가 안으로 심하게 말려 통증이 생긴 거니까 어깨랑 등 운동 하세요." 집에 와서 거울을 보니 어깨가 안쪽으로 많이 말려 있다. 언제 내 몸이 이렇게 변했지. 앞으로 이 어깨에 달린 팔이 나와 아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데 고장나면 안 된다.
 동사무소 요가 교실과 아파트 안 헬스장에 등록했다. 도수치료를 열 번 받고 근육 운동을 해서 통증이 거의 사라졌다.
그제야 밤에 깨지 않고 잘 수 있게 됐다.
악몽 때문에 밤에 깬다고 생각했는데, 어깨가 아파서 깼을 수도 있겠구나, 정신과 몸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나는 몸이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기로 한다. 아이를 세상에혼자 남겨둘 수 없다. 절대로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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