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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제17호 - Summer, 2010
아시아 편집부 엮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팔레스타인, 이스라엘과 종교 간의 문제로 심한 분쟁을 치르고 있는 나라! 나에게는 딱 이 정도의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닌 국가이다. 가끔씩 뉴스에서 폭탄 테러 소식이 들렸을 때 팔레스타인의 존재를 인식하는 게 전부인 내 관심 밖 세계이다. 도서출판 아시아의 계간지 『ASIA 제17호』를 통해서 나는 팔레스타인 문학에 대해서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으며 그들의 문학에 대하여 주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또한 팔레스타인 문학과 아시아 문학의 보편성을 가볍게 맛볼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다.

『ASIA 제17호』는 팔레스타인 문학 특집으로 엮어진다. 이스라엘 공항에서 겪었던 일화를 다룬 소설가 오수연의 에세이를 필두로 팔레스타인 문학의 대표적인 문인들에 대해 논하는 좌담이 이어진다. 그리고 단편소설과 시, 산문, 에세이, 민담, 현대문학연표 등이 소개된다. 게다가 계간지의 제목인 'ASIA'에 걸맞게 우리 작가의 단편소설과 시가 수록되어 있다. 『ASIA 제17호』는 한역과 영역을 나란히 편집 구성되어 있다. 나는 영어와 그다지 친하지 않지만 영역으로도 읽어보고 싶은 의욕이 생기게 한다.

나는 팔레스타인의 유명 작가 4인(갓산 카나파니, 마호무드 다르위시, 에드워드 사이드, 파드와 뚜깐)에 대한 좌담을 통해서 팔레스타인 문학의 대략적인 개관과 특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이스라엘과 분쟁 중인 팔레스타인과 과거 일본 식민지의 아픈 역사가 있는 우리나라의 문학적인 성향이 많이 닮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단편『샤키라의 사진』과 시『아무 문제없다』는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책을 내려놓은 지금도 기억나는 작품들이다. 단편『샤키라의 사진』에서의 서류를 갱신하기 위해 인기가수 샤키라가 친척이라며 거짓말을 하던 삼촌의 위선은 마치 6.25전쟁 직후의 우리문학작품이 연관되어 떠올랐고, 시『아무 문제없다』는 우리 저항시가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같은 아시아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멀게만 느껴지는 팔레스타인이 조금은 가까워진 느낌이다.

『ASIA 제17호』는 팔레스타인 문학만의 특수성보다는 아시아 문학 속 팔레스타인 문학의 보편성을 인지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마흐무드 다르위시는 "당신은 팔레스타인인일 수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인이어야만 하는 건 아니다.", 라고 말했단다. 팔레스타인 문학과 아시아 문학은 별개의 것이 아닌 공통된 것이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는 『ASIA 제17호』가 진정으로 전하고 싶은 실질적인 주제로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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