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임 - 진짜 나를 찾는 달콤한 시간 여행
김해린 지음 / ICBOOKS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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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선택의 연속이다. 아침에 지금 눈을 뜰까 말까라는 자잘한 일상부터 중대한 업무까지 무수한 선택지에 놓이게 된다.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오늘 하루 리뷰에 만족도가 달라진다. 나는 계획형 인간으로 매일 밤 내일의 할 일을 작성하고 잠에 든다. 내일 뭘 할까는 미리 정함은 망설임 없는 하루를 시작하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예정에 없던 이슈가 찾아오면 당황하곤 한다.

기록하는 행위를 좋아하면서도 내 마음에 대한 끄적임은 낯간지러워 자주 하지는 못하는 편이었다. 나다운 삶에 대한 질문을 찾아 시작한 독서는 좋았으나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확보하려 노력하지 않았으며 또 다른 책 속에 침잠하여 내부의 음성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설레임>의 저자는 타의반자의반 오른 유학길에 세상에서 꼭 한 번 만나야 할 사람은 바로 ‘나’임을 깨닫고 하루 한 번 나와의 달콤한 데이트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한다. 그동안 외면했던 나와의 만남에 깊이 반성하게 되는 소개 글이다. 정말 반성문을 써야겠다.

🚶‍♀️나에게 반성문을 쓰는 목적은 결국 내가 온전히 나에게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있지 않았음을 발견하는 동시에, 나를 돌보는 데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는 데 있다. 102

이 책은 진짜 나로 살아가는 것은 행복한 삶이 살아가는 것임을 전달해 준다. 또한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을 사랑하는지 그리고 우리의 부모님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를 책에 직접 적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이런 과정은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된다. 지면에 질문을 답하기 위해 진행되는 나와 내밀한 간담회는 은근 설렌다. 어떤 기억들과 새로운 생각을 내놓을까 천천히 기다리는 시간이다.

타인을 이해하려면 나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이라는 공통분모 안에서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정신없이 보내버린 하루에 내가 있었는지 짚어보게 되는 <설레임> 덕분에 질문 일기를 시작해 보려 한다. 책 속 질문을 일기장에 옮겨 적고 매일 하나씩 채우다 보면 진짜 나를 만나게 되겠지. 달콤한 나와의 데이트 시작~

🚶‍♀️나를 뜨겁게 사랑했던 건 언제일까?

거울 속에 나를 보며 환하게 웃어 주던 때는?

🚶‍♀️나를 잘 알게 되면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에 두려움이 없어진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지 간에, 자기만의 확신을 가지고 모두가 반대하는 일에도 용기 있게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산다'는 단어보다 '살아 치운다'라는 말이 더 맞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매일매일 내가 있어야 할 곳에 등장하고 옮겨 다니면서 나를 증명하고 확인받아야 하는 순간들. 그저께, 그저께 같았던 어제, 어제 같았던 오늘, 오늘 같았던 내일...

🚶‍♀️세상이 나에게 냉정하게 굴수록,

나는 나에게 다정해지자.

지독한 상냥함으로 나를 꼭 껴안아 주는 것이다.

🚶‍♀️세상이 원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그 안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그러기에 두렵기도 하고, 그 생각에 여러 가지 고통이 따르기도 한다.

*유심건 작가님 서평이벤트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설레임 #김혜린 #IC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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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자주]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 (표지 2종 중 랜덤) - 27편의 명작으로 탐색하는 낯선 세계사
박신영 지음 / 바틀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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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딩시절 담임샘이 국사샘이었는데도 나는 세계사가 더 집중을 잘했더랬다. 시험 통지서가 나오면 항상 담임선생님에게 혼났던 기억이 난다. 아무래도 세계사의 교과서의 그림(사진)들이 화려했고, 더 흥미로운 세상이었다. 나이가 들어서야 우리의 역사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여전히 세계사는 매력적이다. 세계사를 다룬 책들이 무수히 많다. 동화를 중심으로 펼쳐졌던 책도 몇 번 읽어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좀 더 색다른 세계사 도서를 만나게 된다.

역사 덕후인 저자의 첫 책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에서 유럽사 심화 편이 후속작이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라고 한다. 먼저 출간된 첫 책은 중국과 대만에도 번역 출간되어 현재 스테디셀러라고. 와~ 필히 찾아 읽어봐야겠다.

💢 제우스는 왜 바람둥이일까?

💢 사자는 어떻게 백수의 제왕이 되었을까?

💢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

💢 신데렐라는 왜 밤 12시 전에 돌아와야 할까?

💢 어떤 마녀는 왜 벌받지 않을까?

💢 백설 공주의 난쟁이는 누구였을까?

이런 질문들의 답은 역사 안에 있다고?! 와~ 소름!! 여기저기 씨뿌리고 다니던 제우스의 문란한 생활에 이유가 있었다니! 그래, 파렴치한일 수밖에 없었던 그 이유, 들어보자꾸나.

그리스 신화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이동해서 다른 민족이 살고 있던 그리스와 지중해 지역을 침략하여 지배하는 과정을 반영하기 때문에 실화를 바탕으로 비유와 상징을 통해 이야기로 재구성하면서 형성되었다고 한다. 제우스가 여신들에게 속임수를 쓰거나 반강제로 성관계를 하는 신화 속 장면에는 헬레네민족이 저항하는 원주민을 무력으로 점령한 실제 역사가 반영된 것이라고 한다.

원래 제우스는 비, 바람, 번개, 천둥과 같은 기후를 담당하는 날씨의 신이었으나 결혼과 성관계를 통해 종속되면서 여신들의 능력과 역할, 특성도 제우스가 갖게 된다. 지혜의 여신 메티스, 율법과 질서의 여신 테미스, 기억의 여신 므네모쉬네를 흡수하고 가장 강력한 대지모신인 아르고스의 혜라와 결혼하여 최고신으로 등극한다.

제우스는 인간과도 바람을 피우게 되는데 이것은 신화를 이용하여 그들의 치부를 감추려고 만든 이야기였다. 왕족인 자신들이 혼전 성관계나 바람피운 여자의 후손은 왕족으로 이어질 수 없었다. 신화를 통해 왕족의 모계 조상에게서 도덕성이 부여함으로써 제우스는 바람둥이에 성폭력범이 되어버린 것이다. 역사는 승자들이 기록한 것이라는 말과 상통하는 구간이다. 제우스 이야기 말고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은데 리뷰가 너무 길어질 수 있기에 나머지는 재독 삼독해서 머릿속에 차곡차곡 넣어야겠다. 그런데 <제인 에어>에는 또 다른 결론이 숨어 있다는 것도 충격... 아! 🤔 리뷰로 다 담지 못해 아쉽다.

이 책은 태초에 다른 이야기도 있었음을 알려준다. 경주마의 눈가리개를 걷어내고 옆도 보고 뒤도 보고 해서 다양한 시각으로 보지 못했던 부분을 놓치지 않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

그리스 신화 같은 고전부터 백설공주, 헨젤과 그레텔, 빨간 머리 앤, 제인 에어, 반지의 제왕 등 한 번쯤은 읽어보거나 익숙한 제목의 27편의 명작에서 역사를 뒤집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명작을 뒤집어 다른 결과를 추론한 저자의 역시 이야기는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흥미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역사에서 억압받았던 이들, 차별되거나 폄하된 또는 외면한 소수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우리가 알지 못했던 시간으로 데려가 준다. 역사 덕후 분들. 주인공이 바뀌면 다른 역사가 되는 이야기에 흠뻑 빠지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명작을 따라가다 보면 유럽사의 흐름과 맥락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도 큰 점수를 주고 싶은 책이다.

💎 세상에는 권력을 가진 쪽이 기록한 역사 외에 다른 역사도 늘 있었다. 오늘날의 세계 질서가 이렇게 짜인 것은 필연적이지도 않고 당연한 결과도 아니었다. 그러므로 다른 이야기를 알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서문」 중에서

*출판사 바틀비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소견을 작성하였습니다.


#고양이는왜장화를신었을까

#박신영 #바틀비 #역사 #세계사

#신간도서 #베스트셀러 #고전 #동화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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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붓으로 전하는 위로
서정욱 지음 / 온더페이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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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여행지 도서관에 만난 미술책에서 지면 할애가 제법 많았던 프리다 칼로 챕터를 발견하고는 집에 와서 바로 도서관에 예약을 했더랬다. 오로지 칼로를 다시 느껴보기 위해~!! 그런데 얼마 후 오로지 칼로만 담은 <프리다 칼로, 붓으로 전하는 위로> 다시 재회하게 된 나. 이거슨 운명, 데스티니!!! (BGM 폴 앵카 You Are My Destiny)



책 전면에 쓰인 Viva la Vida(인생이여 만세)는 칼로가 죽기 전에 그린 그림의 제목으로 자신의 삶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한 문장이라고 한다. 또한 콜드 플레이의 노래 제목이기도 하다. 우연일까. 아니다. 프리다 칼로의 작품 '인생이여 만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곡이었다는 것. 아티스트들의 뮤즈, 칼로.. 그녀의 고통스러운 삶이 묻어난 그림들을 보다가 상념에 잠기곤 한다. 초현실주의 화가로 칭송받았지만 자신의 현실을 그대로 그렸을 뿐이라고 말했던 그녀의 삶과 그림에 더 밀착하고 싶었다.



장래희망이 의사였던 칼로는 1925년 9월 17일, 남자친구와 함께 탄 버스가 전차와 충돌하면서 비극이 시작되었다. 승객용 손잡이가 달려 있던 쇠파이프가 그녀의 가슴을 뚫고 골반을 통해 허벅지로 나왔다. 몸이 산산조각이 나버린 칼로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던 구급 대원은 그녀를 포기했으나 알레한드로(남자친구)의 끈질긴 애원으로 칼로의 삶의 연장될 수 있었다. 칼로의 그림 인생이 시작된 사건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남자친구 부모의 반대로 둘은 헤어진다.



그리고 디에고를 만나 결혼한다. 또 다른 고통이 보태진 선택이 되고 마는데, 자신의 젊음과 미모로 디에고를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 게 착오였던 것이다. 그의 바람끼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으며 하물며 칼로의 여동생과도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칼로는 당시 3번의 유산으로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상태였다. 여기저기 찢겨진 칼로에게 디에고는 이혼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칼로는 그를 버리지 못하고 1년만에 재혼한다. 무엇이 그들을 결속시킨 걸까.


이 책에는 총 47점의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수록되어 있다. 칼로의 생애와 그림 안에 담긴 그녀의 이야기를 소개되어 생생한 작품 감상을 할 수 있었다. 그림의 부분 컷을 편집하여 조밀한 이야기와 해설은 더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일생을 이야기하는 책인 만큼 대표작 외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림도 상당수 수록되어 있어 나에겐 정말 보물 같은 책이 되었다.



프리다 칼로는 한 그림 속에 현실의 세계와 마음속 세계를 동시에 그려 넣는다. 심장이 떨어진 것 같이 고통스럽다는 표현을 글이 아닌 그림으로 표현된 격이랄까. 오랜 침대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던 칼로에게 그림으로 폭발적인 고통과 감정들을 해소하는 수단이었기에, 그림은 곧 칼로의 분신이지 않을까.


스스로 위로하는 방법을 찾아내어 예술로 승화시켰던 칼로는 사람들에게도 희망을 선사해 준다. 이러니 사랑할 수밖에.







[책 속에서]

112 가시 목걸이와 벌새가 나오는 자화상
그녀의 예전 자화상들은 약간 빗겨 앉아 있거나, 정면을 보고 앉아 있어도 얼굴은 옆으로 틀어서 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자화상은 완전히 똑바로 앉아 정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세상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에 미묘한 변화가 느껴집니다.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나아가겠다는 그녀의 속마음이 담긴 게 아닐까요? 그런 자세에 맞추어 눈빛도 바뀌었습니다. 정면을 응시하지만 초점은 허공에 있습니다. 그래서 마주 보는 사람이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대부분 공격적으로 바라보았죠.



P. 246 나와 나의 인형
비록 인형이지만 프리다 칼로는 그래도 아기의 대체 역할을 하는 신생아 인형에 방도 따로 내어주었고, 침대도 따로 내어주었으며, 함께 그림의 주인공도 되어주었습니다. 하지만 방은 가구가 하나도 없는 축축한 골방이고, 침구 하나 없이 썰렁합니다. 같이 그림의 주인공이 되어주었지만, 인형에 사랑을 주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P. 346 인생이여 만세
죽기 8일 전 프리다 칼로는 이 작품을 꺼내 마저 마무리했습니다. 제일 앞의 수박에 ‘인생이여 만세 Viva la vida’라고 써놓았죠. 그리고 아래에는 자기 이름과 ‘코요아칸 1954 멕시코’라고 적어놓습니다. 이곳이 자기가 살았던 마지막 장소라고 기록한 것입니다. 그렇게 통증에 시달렸으면서도 ‘인생이여 만세’라고 쓴 걸 보면, 그녀는 행복한 화가였나 봅니다.





※ 출판사 도서 지원으로 개인적인 소견을 담아 작성하였습니다.


#프리다칼로붓으로전하는위로 #붓으로전하는위로
#프리다칼로 #서정욱 #온더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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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르탱고
길유영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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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계절을 재촉하듯 요즘 자주 비가 내린다. 옷깃을 여며도 어쩐지 휑한 마음은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다. 이럴 때 뭐다? 로맨스를 읽어야 할 때가 왔다. 스토리움 소설 공모전 당선작이라는 <리베르탱고>에 유진과 지민의 사랑을 훔쳐보려 한다.

리베르탱고는 리베르트(스페인어로 자유)와 탱고가 합쳐진 말이다. 아르헨티나 작곡가이자 피아노 연주자인 아스토르 피아졸라는 리베르탱고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르헨티나 탱고의 시대를 열었다. 어릴 적 드라마 삽입 음악으로 처음 듣고 강렬함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까먹을만하면 어디엔가 또 들려오는 이 음악은 수능 금지곡이라 할 만큼 치명적, 중독적이었다. 최근 드라마 서예지 주연의 '이브'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었다. 마지막 화에 서예지가 직접 반도네온으로 이 곡을 연주를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지만... 이쁜 것들이 잘하면 왜 이리 배가 아픈지...

🎻챌로하는 사람에게 등을 보이는 건

안아달라는 말이거든요

세계적인 챌리스트 유진은 3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공연을 하려고 한다. 넓은 예술의 전당은 제치고 경기도 외각 작은 문화회관에서 연주를 하겠다는데. 좌석수마저 부족한 세현문회화관 행정 직원 지민은 이런 그가 못마땅하다.

첫 만남부터 삐걱대는 두 사람. 자꾸 옷길이 스치면 정이 든다는 말 때문인가. 강당에서 연주 중에 갇히고 만 유진이 지민에게 SOS를 청하고 서둘러 회관에 도착한 지민은 무엇에 홀렸는지 자신이 그토록 갈망했던 피아노를 두들기다가 유진과 함께 합주를 한다. 자연스레 서로의 삶에 대해 얘기하는 두 사람.

211-212/🎻 서투르게, 희미하게 기억을 더듬어 피아노를 한 음 한 음 쳐내려가던 그 순간. 손목을 잡아당기던 첼로의 음률에 저도 모르게 뺨이 달아오르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 그 강당이 어두워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알 수 없는 설렘에 가슴이 두근거리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꽁꽁 숨겨둔 자신만의 어두운 마음을 사랑하는 사람과 공유하며 위로받는 것. 이보다 충만한 기쁨이 더 있을까 싶다.

천재 첼리스트라는 남자의 어울리지 않는 소탈함에 마음이 조금 열리는 지민, 그 틈을 적극적으로 들어오려는 유진의 알콩달콩 스토리를 보니 다시 사랑하고 싶어진다. 아~ 불륜은 안 되니까. 다니엘 헨니 가면을 어디서 구해서 남편에게 씌워줘야 하나보다.


*출판사 제공 도서입니다.

#리베르탱고 #길유영 #고즈넉이엔티

#소설 #신간소설 #도서추천 #소설추천

#로맨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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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행성이 있었다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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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정신과 의사 프랑수아 를로르는 <꾸빼 씨> 시리즈로 전세계인이 가장 사랑을 받는 작가가 되었다. 그런 그의 첫 sf 소설! 《푸른 행성이 있었다》이 내 손안에 들어왔다. ‘독자를 행복하게 할 감동적이고 놀라운 이야기’라는 평을 받으며 화제가 되고 있다는 이 소설! 엄훠~ 너무 기대된다.

기술발전이 오히려 인류를 위협하고(기술이 인력을 대체되는 등) 더불어 확장되고 있는 생태계 변화는 비단 우리 아이들이 살게 될 세상은 녹록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버지의 눈으로 바라본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된 작가는 자연스레 사랑 이야기면서 철학 동화이기도 하고 모험 소설이도 한 이야기가 떠올리게 되었는데 그 소설이 바로《푸른 행성이 있었다》이다.

기후 재앙과 경제 전복으로 각국에서는 물과 원자재를 차지하기 위한 국지전이 잇달았고 이에 지구는 방사능 구름과 핵겨울이 몰려오면서 문명 전체가 막을 내리게 된다. 이미 화성에 세워진 콜로니로 터전을 잡은 사람들은 지구 대재앙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화성의 유독가스로부터 인간을 보호해 주는 돔으로 세워진 콜로니에서 사람들은 폐소공포증을 견디며 언젠가 지구에 돌아갈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콜로니에서 바라본 지구를 푸른 행성으로 부르기 시작한 건 비극적인 과거가 지워지고 새로운 시작이 가능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테다.

화성 콜로니에서 정착한 인류는 우수한 인재를 엄격하게 선별된 자였기에 5세대도 안 되는 기간에 과학적, 기술적으로 안정된 사회를 이룩하게 되었다. 모든 곳을 관장하는 중앙컴퓨터 인공지능인 아테나는 사람들의 적성도 계급도 결정한다. 이에 프로그래머, 알고리즘 개발자, 시스템 관리자, 군인 등 콜로니 시스템 유지에 필요한 인재들은 높은 계급을 차지하고 변호사, 요리사, 외교관 등 이미 인공지능에 대체된 적성을 타고난 사람들은 용도 불명이란 꼬리표를 달고 산다.

그 용도 불명으로 분류된 신병 로뱅 노르망디가 지구로 파견되어 자신의 가치를 찾아가는 모험담이 주를 이루는 소설이었다. 권위 존중 지수가 낮게 판정된 로뱅은 상사들의 명분없는 요구에 단호히 거절하는 타입이었고 갈등에 원만한 중재를 돕는 능력을 소지한 자였다. 사령관이 지시한 임무는 지구에 파견된 후 실종된 군인들의 행방을 확인하라는 것이다. 사절하려던 로뱅은 유의 생명 연장 조건에 순응하고 떠나기로 한다.

로뱅이 지구에 불시착한 후 여러 섬을 거치며 다양한 문명(+가치관) 과의 만남을 갖게 된다. 그에게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개안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성숙된 자아를 찾아간다.

이 소설은 '왜'에서 시작된 의문을 파헤치며 '어떻게'에 다다른다. 막대한 임무를 왜 신병(더구나 용도 불명) 혼자 보내게 되었는지와 로뱅의 출생과 관련된 커다란 비밀이 로뱅의 연인 유에 의해 퍼즐이 완성된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산이 있다고 한다. 분명한 건 끝까지 나아갈 때 우리는 그 산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정된 공간이었던 콜로나를 벗어나 진짜 세상에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한 로뱅을 보며 다져본다. 물음표로 포진된 삶에서 충분히 흔들리고 방황하고 성찰하여 조금씩 느낌표로 채워가가는 데 집중해 보자고.

29더는 용도 불명들을 소외시키지 않기 위해서, 요즘에는 용도 불명들에게 자신보다 능력이 나은 사람들을 보조하는 역할을 맡기고 있다. 그럼에도 콜로니 내부에서는 이 같은 잔인한 농담이 유행처럼 돌고 돌았다. 용도 불명 + 1 =0.

50나는, 아니 나를 태운 우주선은 그때와 똑같은 장치에 시동을 걸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런, 미사일이 궤도를 바꾸더니 나를 향해 되돌아 왔다!

89유를 향한 그리움에 사로잡히는 순간들을 제외하면, 나는 이 섬 주민들 속에서 행복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이유도 깨달았다. 이 섬에서 나는 더는 용도 불명이 아니었다.

275 아테나는 자유와 능력의 무거운 굴레로부터 우리를 해방시켰다. 그런데 요즘 들어 내가 점점 더 자주 느끼는 이 분노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내 속에서 명령에 복종하지 않을 기회를 찾아내고 싶고,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싶고, 나도 잘 모르는 무언가에 항거하고 싶은 욕망이 불끈불끈 느껴지니 하는 말이다.

383 나는 다시 두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엄청난 무게의 의무감이 나를 짓눌렀다.

바로 자유의 무게.

자유연애냐, 진보냐? 안분자족이냐, 야심이냐?

한 사회에서 질투나 경멸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촉발하지 않으면서 받아들일 수 있는 불평등으로는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을까? 내가 확신하는 거라고는 소외되는 사람, 용도 불명, 잉여 인간이 없는 세상을 원한다는 사실이다.


● 한국BP출판사 지원도서로 개인적인 소견을 담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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