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르탱고
길유영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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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계절을 재촉하듯 요즘 자주 비가 내린다. 옷깃을 여며도 어쩐지 휑한 마음은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다. 이럴 때 뭐다? 로맨스를 읽어야 할 때가 왔다. 스토리움 소설 공모전 당선작이라는 <리베르탱고>에 유진과 지민의 사랑을 훔쳐보려 한다.

리베르탱고는 리베르트(스페인어로 자유)와 탱고가 합쳐진 말이다. 아르헨티나 작곡가이자 피아노 연주자인 아스토르 피아졸라는 리베르탱고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르헨티나 탱고의 시대를 열었다. 어릴 적 드라마 삽입 음악으로 처음 듣고 강렬함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까먹을만하면 어디엔가 또 들려오는 이 음악은 수능 금지곡이라 할 만큼 치명적, 중독적이었다. 최근 드라마 서예지 주연의 '이브'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었다. 마지막 화에 서예지가 직접 반도네온으로 이 곡을 연주를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지만... 이쁜 것들이 잘하면 왜 이리 배가 아픈지...

🎻챌로하는 사람에게 등을 보이는 건

안아달라는 말이거든요

세계적인 챌리스트 유진은 3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공연을 하려고 한다. 넓은 예술의 전당은 제치고 경기도 외각 작은 문화회관에서 연주를 하겠다는데. 좌석수마저 부족한 세현문회화관 행정 직원 지민은 이런 그가 못마땅하다.

첫 만남부터 삐걱대는 두 사람. 자꾸 옷길이 스치면 정이 든다는 말 때문인가. 강당에서 연주 중에 갇히고 만 유진이 지민에게 SOS를 청하고 서둘러 회관에 도착한 지민은 무엇에 홀렸는지 자신이 그토록 갈망했던 피아노를 두들기다가 유진과 함께 합주를 한다. 자연스레 서로의 삶에 대해 얘기하는 두 사람.

211-212/🎻 서투르게, 희미하게 기억을 더듬어 피아노를 한 음 한 음 쳐내려가던 그 순간. 손목을 잡아당기던 첼로의 음률에 저도 모르게 뺨이 달아오르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 그 강당이 어두워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알 수 없는 설렘에 가슴이 두근거리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꽁꽁 숨겨둔 자신만의 어두운 마음을 사랑하는 사람과 공유하며 위로받는 것. 이보다 충만한 기쁨이 더 있을까 싶다.

천재 첼리스트라는 남자의 어울리지 않는 소탈함에 마음이 조금 열리는 지민, 그 틈을 적극적으로 들어오려는 유진의 알콩달콩 스토리를 보니 다시 사랑하고 싶어진다. 아~ 불륜은 안 되니까. 다니엘 헨니 가면을 어디서 구해서 남편에게 씌워줘야 하나보다.


*출판사 제공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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