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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들
아이셰귤 사바쉬 지음, 노진선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0월
평점 :
고1 서울에 전학 온 나는 노는 애로 찍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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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초, 매서운 서울 공기에 놀라 길거리에서 눈물을 훔치던 사춘기 소녀.
서울 버스는 손을 들어야 멈춘다는 걸 몰라서 몇 대를 그냥 보내고 말았다.
다행히 같은 교복을 입은 학생이 버스를 세워줘서, 그 틈에 낑겨 올라탔다.
전학 첫날, 미치도록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자기소개를 하란다.
“↘나는 부산에서 ↘온 000이라고 해↗ 앞으로 ↘잘 부탁해↗”
끝음만 올리면 된다고 해서, 그래… 이 정도면 성공이지.
빈약한 눈썹은 ‘부산에서도 놀다 온 애’라는 판정을 받고,
온갖 루머에 시달리다가 고2부터는 ‘공부’라는 걸 시작했다.
다소 늦은 입시미술도 함께.
그렇게 서울에서의 두 번째 사춘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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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 않은 언어와 풍경 속에서,
나를 조용히 다시 만들어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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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들』
아이셰귤 사바쉬(지은이)
노진선(옮긴이)
더퀘스트(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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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 않은 풍경 속에 발을 디딘 두 사람.
아시아와 마누는 서로의 언어와 침묵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묻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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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들』은 타국에서 살아가는 이민자의 삶을 통해 ‘존재한다’는 행위의 본질을 섬세하게 탐구한다.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하루를 이어가며, 그들은 타인과 세상을 관찰하는 동시에 자신을 관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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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는 카메라로 사람들의 표정을 기록하고, 마누는 비영리단체에서 작은 변화를 만들어가며 현실의 균형을 붙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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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들의 여정은 단순한 적응이나 생존의 기록이 아니다. 타인의 땅에서 나를 새로 짓는 일, 그 고요하고 치열한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삶이란 결국 ‘관찰되고 해석되는 존재로서의 나’를 이해하는 일임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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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민의 풍경 속에 인간의 보편적 질문 '어디까지가 나이고, 어디서부터가 타인인가'를 섬세히 그려낸다. 읽고 나면 오래된 질문 하나가 남는다. 나는 지금, 어떤 세계 속에서 자신을 만들어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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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론가는 이 작품을, 관찰과 해석의 반복 속에서 삶의 본질을 포착하는 작가의 시선을 높이 평가했다. (관찰이라.. 사람구경이 제일 재밌긴 하다. 소설을 읽는 이유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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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빠른 전개나 갈등 대신, 고요한 시선으로 일상의 결을 따라간다. 처음엔 낯선 호흡이지만,(몇 차례 숙면했다) 그 느릿한 흐름 속에서 인물들의 내면이 조용히 펼쳐지고, 읽는이 또한 그 정적 속에서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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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신의 시선이 머문 얼굴이 있었나요.
이유 없이 불편했던 누군가에게서 어쩌면 내가 가장 숨기고 싶은 모습을 발견했을지도 몰라요.
우리는 종종 타인의 표정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비춰보곤 하죠. 조용히 바라보는 일,
그것만으로도 마음은 조금씩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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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키다리뷰 #쉽지않아인생그래도빛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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