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024 Weekly Planner Two Year Diary (Happy Day)
이가서 편집부 지음 / 이가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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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2월 초입부터 새해 준비를 합니다. 계획형 인간이긴 하지만 계획이란 게 수립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한 달 전부터 저의 마음은 이미 내년을 달리고 있었죠.

 

보통 다이어리를 몇 권을 구매하시나요? 저는 구매와 선물 또 기존에 쓰던 제품까지 세어보니 8권이 되도라고요. 과연 이걸 다 쓰나 싶겠죠. 다 씁니다. 다이어리는 사용하기 나름이에요. 독서용, 업무용, 일상용 등등 사용자의 취향과 목적에 따라 여러 권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일단 저는 독서용으로 두 권을 쓰고 있어요. 문장 수집용과 독서 기록용이고요. 일기용은 1년형, 3년형, 10년형 이렇게 세 권이 있네요. 이렇게 보니 제가 갖고 있는 게 많아 보이지는 않죠.

 

다이어리는 날짜형과 만년형이 있습니다. 날짜형 다이어리는주간, 연간, 월간 날짜가 표기 되어 있어요.달력을 체크할 수도 있고, 공휴일이나 기념일 등을 바로 볼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그렇다면 만년형은? 네 맞습니다. 사용자가 직접 깨알같이 날짜를 기입해야 해요. 이거 보통일 아니에요. 날짜를 누락하거나 밀려 써서 요일과 날짜가 맞지 않게 되어 앞으로 돌아가 지우고 다시 쓰는 불상사를 몇 번 경험하면 압니다. 만년형은 사지 말자. 저는 만년형 다이어리에 울렁증이 있습니다.

 

이가서 위크 플래너는 디자인이 두 가지인데요. 저는 해피 데이를 골랐습니다. 사실 꽃은 생화만 좋아합니다. 의류나 문구에 꽃무늬는 현기증 나요. 당연 날짜형이고요, 특이점은 2년간 사용할 수 있다는 거예요. 가름끈이 중간에 있던데 2024년 달력이 있는 구간이더라고요.


 

양장 커버를 열면 인적 사항을 기입하는 공간이 등장합니다. 큐티하고 조신하게 이키다라고 적어주었어요.
그다음은 연간 달력과 아래에 메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연간 목표, 계획, 이슈 등을 기록하면 좋겠어요.
 


 

 

그다음 장은 연간 플랜을 한눈에 볼 수 있고 기록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그리고 먼슬리, 위클리 이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위클리가 두 종류로 나눠 있네요. 첫 번째 두 페이지는 유선으로, 그다음 두 페이지는 익숙한 요일별 박스형으로 말이죠. 첫 번째 위클리 공간에는 구체적인 계획을 기록하거나 마음을 다잡는 격언, 명언 등을 기입하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또 좋은 점은 줄 간격 6mm여서 다 많은 내용을 작성할 수 있었어요. 활용도가 굿입니다.
 

위클리 공간에 이미고전 및 세계의 명언이 박제되어 있으니 요고 보는 재미도 쏠쏠하겠어요. ^^

기록과 함께 성장할 앞날을 기대해 봅니다.
2년 동안 나와 함께 할 노트야~ 잘 부탁해!



* 책키라웃 서평단 이벤트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이가서 플래너 #WeeklyPlannerTwoYearDiary #이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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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일기도 에세이가 될 수 있습니다 - 끌리는 이야기를 만드는 글쓰기 기술
도제희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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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쟁이 인정. -ㅗ-;; 띄어쓰기? 그건 네이버 띄어쓰기에게 부탁해. 어휘력? 그건... 진짜 오똑하지 Σ(゚ロ、゚;)

네이버 검사기는 종종 엉뚱한 단어로 내놓는다. 작가 이름을 바꾸질 않나. 눈에 불을 켜고 감시를 해야 한다. 요 녀석! 일을 똑바로 하는지! 그럼에도 발행 후 한참이 지나 당혹스럽게 하는 오타들. 한겨울에 겨터파크 개장. 땀구멍들이 열 일 한다. 신명 나게 뿜어내는 육수들.. ∑(O_O;)

공들여 읽은 책들은 금세 휘발된다. 조금이라도 붙잡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서평이라고 하기에는 넘놔 가볍고, 리뷰라고 하기엔 내 얘기가 듬뿍 담길 때도 있으니 독서 일기라고 정해버렸다.

남과 비교하면서 불행이 시작된다고 했더랬다. 서평을 고오급지게, 재밌게, 혼이 쏘옥 빠지게 쓰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고?! Σ(・Д・)!?

책 읽고 단순한 기록만 했는데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이 발현되었다. 글쓰기 관련 도서를 읽기 시작했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으나 책을 덮고는 끝, 더 이상 펼쳐보지 않았던 책들이 수두룩하다. 책만 읽어서 부자 되고 천재가 될 수 없음을 알지만도 왜 나는 읽기에만 그치는지, 뭔가 자극점이 필요했다.

<방구석 일기도 에세이가 될 수 있습니다>는 끌리는 이야기를 만드는 글쓰기 기술을 담은 에세이 형식의 글쓰기 작법서이다. 글감 찾기부터 절묘한 테크닉까지 단순하지만 확실한 공식이 이 책에 모두 실려 있다.

20년 전부터 도서 편집자였던 저자는 신춘문예에서 단편소설이 당선되어 작가로 등단했다. <난데없이 도스토옙스키>를 출간 후 글쓰기와 고전을 소재로 한 강연을 하고 글쓰기 공모전에 심사를 보기도 했다. 찐 전문가다. 도선생님(작가님 성이 도스토옙스키님을 추앙하는 호칭과 똑같은 건.. 이건 데스티니!)의 글쓰기 수업을 책으로! 대박 !

에세이는 우리말로 '수필'이며 표준국어 대서전에서 정의는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인생이나 자연 또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 형식의 글이다. 자유로운 형식의 글이다 보니 소재나 무게에 따라 경수필과 중수필로 나뉜다. <사는 게 뭐라고>,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경수필, <자기만의 방>, <월든>이 중수필이다.




유용한 정보만을 취득하는 분명한 목적을 가진 실용 주의자들은 일기인지 분별이 되지 않았던 예전의 에세이를 나름 천대했었다. 그러나 요즘의 에세이는 확장되었다. 편하게 읽히는 성격 덕분에 자기 계발, 인문교양, 심리학, 과학 분야도 에세이 형식을 따르는 추세다. 저자는 장르의 혼종이 출현하는 이유가 부담을 덜어주는 방법으로 스토리텔링이 차용되어 보인다고 했다.

좋은 에세이는 독자의 무언가를 건드리는 글이라고 한다. 독자의 관심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솔직함이 관건이다. 자신의 내면에 깊이 있게 몰입하면 보편에 닿기 때문이다. 내 글에 보편성을 첨가하려면 독자와 대화하듯이 질문을 제시하거나, 유명한 사례를 예시로 확실한 근거를 보여주거나 내밀한 개인사를 공개하는 것이다. 이때 주의할 것은 타인이 봐도 괜찮은지 검열을 하며 적당한 수위 조절을 해야 한다는 것.


잘 읽어지는 글은 어떤 글일까. 요즘의 나는 웃고, 울고, 나름 깨알 정보도 있는 글이 좋다. 재미와 감동. 정보까지 삼박자가 어우러지는 삼위일체. 나의 글이 그런 글이 되길 바라본다.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가볍지 않은 리듬감이 있으며 가끔 밑줄 치고 싶은 지성이 묻어 있는... (너무 바라는 게 많은가?(૦்૦)ˀ̣ )

이 책에서 에세이의 정의. 특징부터 시작해 에세이 작법과 좋은 글을 더 좋게 만드는 합평 노하우, 꾸준히 에세이 쓰는 습관까지 모두 볼 수 있었다. 각 장마다 주제에 맞는 실습란이 마련되어 차곡차곡 쓰다 보면 이 책을 덮을 때 하나의 에세이가 완성될 수 있는 구성이었다.

저자는 말한다. 소설은 우회적인, 에세이는 직설적인 자기표현법이라고.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표현하고픈 욕구가 있는데 에세이로 담아내는 자가 진짜 용감한 사람이라고. 고로 나는 용자다. 나의 독서 일기가 독서 에세이로 진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조금 짧아졌음을 느낀다.



*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개인적인 소견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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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들
신주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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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의 기원>


화자는 대학 동기였던 햄의 부음을 잠적한 옛 연인 화 씨의 전화를 받고 장례식에 간다. 기괴한 행위 예술가 햄은 기어이 말 혈청을 수혈받아 반인반수의 모습으로 지내다 죽고 만다. 예술을 숭배하는 연출가인 화 씨는 자신이 돌연 사라진 이유가 시각의 확장이 일어났고 곧 눈이 소멸해 버릴지도 있기 때문이었음을 고백한다. 앞을 보고 있지만 자신의 뒤통수가 보인다는 둥.. 그녀는 같이 병원에 가주길 바랐다. 오랜만에 재회한 화 씨에게서 들은 이야기는 화자를 뒤흔든다. 자신이 놓아버렸던 예술의 신이 어째서 그녀에게는 쉽게 닿을 수 있었는지! 혹시나 그녀의 눈이 기능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하고자 함께 병원에 간다. 역시나 외과적 기능은 정상. 화 씨는 병원을 다녀온 후 정상인의 눈은 버리고 예술가적 눈을 취하게 된 사람처럼 앞을 가누지 못한다. 그런 그녀 곁에 그는 보통의 눈이 되어 머물기로 한다. 



한때 예술을 하던 화자가 현실과 타협해 보통의 삶을 견뎌왔더라도 이 사건을 계기로 다시 붓을 잡지는 않는다. 다만 예술을 추앙하는 습성은 버리지 못한 그는 갑자기 사라진 연인에게 각성된 예술적 형질이 그녀에게 위해가 될지도 모르기에 곁을 지키기로 하는 것 같았다. 햄과 화 씨에게 예술은 자기 파괴적인 탈출구이며 세상을 견디는 방법이었다는 해설을 보며 그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저 마다의 신>


혼자인 주영에게 새끼 고양이 세 마리를 안겨준 직장 동료 여진언니. 주영은 SNS에 고양이 사진을 올리고 좋아요 수에 만족감을 느끼는 것은 일종의 희락이었고 자신이 외롭지 않음에 대한 안심이었다. 주영의 그런 마음을 파고들어 사이비 종교 세계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한 여진. 끝내 주영에게 전도를 유도했고 주영은 여진과 같은 방법으로 파트매니저에게 다가가 만남까지 주선한다. 그 후 여진과 파트 매니저 함께 있던 종교인이 나란히 확진자로 판정되어 주영은 가해자로 내몰린다. 기자들이 집 앞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고양이들이 걱정되었지만 코로나 판정이 나오기 전에는 차마 들어가진 못하고 있었다. 며칠 후 음성으로 판정. 주영은 누구에게도 사과를 받지 못한다. 기도가 무슨 소용인가. 고양이의 죽음도, 무엇도 막을 수 없는데. 



'너는 집주인에게 사정했어. 아직 검사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고. 집주인도 문제는 코로나가 아니래. 문제는 네가 사이비 종교에 빠진 거래. 실은 그게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거라고.' 





<허들>


화자가 유서를 쓰기 시작한 시점과 이유, 엄마에게 쓰는 편지 느낌의 단편이다. 


남동생의 유학비를 온 가족이 충당해야 하는 이유를 십일조에 비유하는 엄마의 말에도 화자는 이기적으로 남동생과 다른 비자로 미국으로 떠나 알바를 하며 공부한다. 그리고 결혼,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했고 혼자 버텨내는 중이다. 결혼 직전 파혼을 선언했던 직장 동료 언니가 다시 그 사람과 결혼한다며 청첩장을 내밀었지만 되돌려주었다. 조금 더 안전한 선택을 하는 거라던 언니. 안전, 평범하게 사는 것을 선택했다는 언니의 말이 거슬려 잠이 오지 않는다. 부당함과 불평등을 참으며 쟁취한 안전에서 나는 존재하는가?


'삶은 돈이 들어. 생존은 그보단 덜 들고 존재하는 것? 실은 그게 가장 비싸지.'


'나는 어쩌다 죽음을 각오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을까요?'






<잘 자 아가, 나무 꼭대기에서>


'결국 살리지 못했어. 뭘 아는지 개도 눈이 촉촉하고 그런데 개가 내가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제 새끼를 먹고 있는 거애. 오독오독 소리를 내면서.' 



'그거 본능이에요. 다른 새끼들이 다칠까 봐 죽거나 약하 새끼를 죽여 없애는 모성본능.' 



'실은 엄마가 되는 게 너무 두려웠다고, 그 아름다운 포장을 도무지 훼손할 용기가 없었다고. 자백하듯 윤희는 말했다.'




<소년과 소녀가 같은 방식으로>


탈북 소년이 생존의 문제를 해결하자 삶의 문제에 맞닥뜨리며 겪는 내면의 소리. '이게 더 나은 세상이 맞는지' 


'영도는 자신을 이물처럼 대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자신은 빨간색을 반대하는 쨍한 파란색이라는 것을'




<로즈 쿼츠>


모든 단편이 무겁게 읽히고 가슴 아팠지만 <로즈 쿼터>에서 방점을 찍게 되었다. 서로가 피해자에서 가해자인 모녀의 이야기. 

'나는 나로 살아보고 싶었다. 아무것도 아닌 그저 나로'

아빠의 바람 때문에 이혼한 줄 알았는데 5년 만에 다시 재결합한 엄마의 입에서 나온 고백 같은 말에 화자는 온전히 이해를 못 한다. 다만 예전의 그 달콤한 엄마 집으로 더 이상 가지 못하는 서운함만 느꼈더란다. 그리고 이제는 엄마의 죽음을 앞두고 그곳, 서빙고동의 집으로 향했다. 화사하게 미소에 생동감이 온몸을 휘감았던 엄마의 그 시절. 유일하게 엄마가 자신으로 살았던 그 집. 엄마의 연애를 이해할 수 없었던 자신의 미련한 행동이 다시 엄마를 여자가 아닌 엄마로 살게 했고 그녀 또한 동일한 수순으로 이혼을 한다. 양육권과 전 재산을 포기한 화자에게 엄마는 물었다. 정말 이유가 남편의 외도냐고. 딸은 말하지 못한다. 나도 엄마와 같은 이유라고. 그렇게 자신이 당한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지옥으로 엄마를 밀어 넣고 있으면서 끝내 엄마가 가해자라고 주장하는 화자. 





'평범을 요구하고 그들에게 이러한 삶을 강요하는 그러한 사람들'


평범이 세상 젤 어렵다. 정해진 역할을 하느라 자신을 잃어가는 사람들의 일상은 안전할 지는 몰라도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다. 정해진 역할을 하느라 자신을 잃어가는 사람들. 견디는 삶에 익숙해지는, 무기력해지는 이들의 이야기들로 쉽게 글이 써지지 않았다. 이 책의 사람들은 삶을 버텨낸다. 사회적인 시선의 허들을 넘으려 서슴없이 자신을 파괴한다. 작년에 읽었던 <안락 사회> 만큼이나 마음이 무거웠다. 공허함과 무기력. 슬픔. 지금의 내 마음을 어찌해야 할지. 



결국은 나의 공간을 마련하고 나눌 수밖에 없다. 마음 속에 내자리는 늘 확보하며 스스로 나를 지켜내야 한다. 또한 나의 슬픔과 너의 슬픔에 공감하고 서로에게 의지하며 조금씩 전진하는 수밖에 없다. 삶이 고단하고 잔인하더라도 함께라면 기꺼이 견딜 수 있다.



--

* 출판사 지원도서로 개인적인 소견을 담아 작성하였습니다.

#허들 #신주희 #자음과모음#소설 #한국소설 #신간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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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 서성이다, 나에게 왔다
서미영 지음 / 메이킹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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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좋아하고 싶다고 좋아지는 게 아닌 것 같다. 시의 언어를 독해하는 방법이 학습으로 가능한 것 같지도 않다. 시를 봐도 도무지 그 속내를 알 수가 없었다. 시와 나와의 매칭은 실패라고 생각하고는 읽기를 포기했던 터였다. 그런데 요즘 들어 詩라고 할 만큼 아름다운 단어와 문장이 즐비한 소설들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 나라말에 이리도 어여쁜 말이 많았나 싶을 정도로. 나의 감성코드에 변수가 생긴 걸까.

특별한 이슈가 없더라도 우리는 일상 속에 많은 감정들과 함께 한다. 만남과 사랑, 오해와 갈등, 이별과 그리움. 반복될수록 노련해질 것 같은데 생각 외로 마음은 늘 힘들어한다. 상처받지 않으려고 잠가 놓은 서랍은 어찌 그리도 쉽게 열리는지.

평안한 일상에

문득

당신이 끼어드는 하루

내내 잘 버티다

그렇게

무너지는 하루

슬픔을 직시해야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는 친구의 댓글을 보고 내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톡 하고 살짝 건드리면 산산이 부서질 것 같았던 심연 속에 아픔들을 누르고 또 눌러왔던 나. 다시 떠오를 것 같은 실마리를 주지 않기 위해 부러 기분 좋아지는 것만 찾아 가까이했더랬다.

나의 슬픔을 나누고 싶지 않았다. 분위기를 흐리는 일이며, 폐 끼치는 일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 생각은 썩 좋은 게 아니었다. 자신의 기쁨과 슬픔을 나눌 줄 알아야 타인에게 진심 어린 축하와 위로를 건네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유창한 언어를 구사하지 않아도 곁에서 가만히 들어주는 것만으로, 떨리는 손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는 걸 이제는 안다.

시집 《이별이 서성이다, 나에게 왔다》은 총 3부로 나뉜다.

1부 이별이 서성이다

2부 그리움에 잠기다

3부 마음 산책을 나서다

제목만 보면 고통으로 점철된 이별을 그린 듯해 보이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상실 후 진화된 우리의 성장도 담겨 있다.

시를 제대로 느끼려면 낭독을 하라는 말을 들었다. 얼마 전 백영옥 작가의 낭송한 쉼보르카의 끝과 시작을 듣고 영감을 얻어 이 책의 모든 시詩를 육성으로 녹음했다. 그리고 일부는 필사를 했다. 시의 언어에 내 목소리를 얹자 날숨에실린 단어 하나하나에 마음이 스며들었다. 시詩는 이렇게 느끼는구나. 한 해가 저무는 요즘에 더 좋은 시집인 것 같다.




*이벤트 당첨으로 제공받았지만 개인적인 소견을 담아 작성하였습니다.

#이별이서성이다나에게 왔다 #서미영 #메이킹북스

#신간도서 #시 #詩 #이별 #성장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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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첫 미술사 수업 - 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관점을 배우다
강은주 지음 / 이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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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관점의 미술사 읽기는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다는 명제에 공감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공부입니다. 여성뿐 아니라
지금껏 소외되어온 모두를 위한 미술,
누구나 주체가 되는 미술을 위한 첫 걸음입니다.”

 


이화여대의 인기 절정 강의가 있다. 교양수업 '여성과 예술'이다. 이 수업은 인간의 역사로서 당연하게 여겨진 모든 것들에 의문을 제기한 미국의 페미니스트 미술사학자 린다 노클린의 “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존재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의 의미를 집요하게 파헤치는 강의이다. 그 관점을 따라 제시되는 다양한 이미지 예시와 해석은 25년 동안 한 번도 대중에게 공개된 적이 없었으나 이봄 출판사의 애정공세로 드디어 25년 만에 아카데미에서 소수에게만 공유되었던 수업을 책으로 공개하게 되었다. 공개하는 김에 현장감을 살리고자 여러 학기의 강의를 녹취해 책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오호~ 이런 고귀한 책이 내 손안에 !! 무한 감동이로세.

 


가장 많이 읽히고 추천받는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초판에는 여성 예술가는 실리지 않았으며, 도 다른 대표 미술사 책으로 미술사학자 잰슨이 쓴 <미술의 역사>에도 단 한 명의 여성 예술가가 언급되지 않았다. 그나마 곰브리치 마지막 개정판 1990년에 이르서야 여성 예술가를 포함시킨 것은 페미니즘 미술사가 20년 넘게 연구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위대하다고 정의해놓은 소수의 남성 미술가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계보를 밝히는 데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양한 예술가들이 배제되었던 것이다. 여성 화가는 하물며 남성 화가의 모델로 서게 되면서 이름을 알리게 되거나 그들의 로맨스에 참여 대상으로 언급이 되는 정도였다는 것, 오히려 미술가사들이 아닌 인문학자와 문학가들이 여성 미술가들의 존재를 언급하고 있었다는 점이 참 속상했다.

 


이 책의 수업은 크게 두 가지 흐름으로 진행된다.
⑴미술의 역사에서 여성 미술가가 어떠한 위치를 차지해왔는지 살펴보기
⑵미술에서 여성 이미지가 어떻게 재현되었는지 살펴보기

 





 

 


● 미술을 새로운 정보가 아닌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면 완전히 다른 세계가 열린다.
그동안의 그림 감상법은 화가의 생애, 예술 사조 등과 같은 고급 정보를 알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방식을 고수했다. 전문가들이 그림 정보를 발굴해 주지 않으면 어디까지나 사적 감상에 머물게 된다. 그러나 '이미지 문해력'의 차원에서 접근하면 미술은 이전과 다르게 감상될 수 있음을 저자는 말한다. 이미지 문해력이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 힘을 이 책으로 길러낼 수 있게 우리를 인도한다. 2권이 출간되기 전에 더 심도 있게 읽어봐야겠다.

 


이 책에는 1970년대 이후 페미니즘 관점에서 미술사를 연구해온 린다 노클린, 캐럴 던컨, 휘트니 채드윅을 비롯한 페미니스트 미술사학자들의 주장과 견해를 바탕으로 한 저자만의 독창적인 해석과 견해가 담겨 있다. 또한 제도적 틀 속에 존재하는 성과 권력의 문제를 시대사적, 주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미술사를 바로 볼 그대에게 추천하고 싶다.

 


P. 114
누군가의 작품을 평가할 때, 앞선 대가의 이름을 빌려서 ‘누구누구의 스타일’이라고 말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미술가의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는 말이에요. 미술가만의 고유한 특성에 주목하는 게 아니라 대가의 이름을 빌려 특정한 사람의 스타일로 한정하여 결과적으로 낮추어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페미니즘 미술사가 발전한 이후에도 우리는 과거의 여성 미술가들을 이야기할 때 너무나 쉽게 남성 대가의 작품에 견주어 그 특징을 설명하곤 하는데요, 분명 지양해야 할 표현입니다.

 


* 출판사 지원 도서로 개인적인 소견을 담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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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서평단
#미술 #교양 #신간도서 #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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