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첫 미술사 수업 - 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관점을 배우다
강은주 지음 / 이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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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관점의 미술사 읽기는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다는 명제에 공감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공부입니다. 여성뿐 아니라
지금껏 소외되어온 모두를 위한 미술,
누구나 주체가 되는 미술을 위한 첫 걸음입니다.”

 


이화여대의 인기 절정 강의가 있다. 교양수업 '여성과 예술'이다. 이 수업은 인간의 역사로서 당연하게 여겨진 모든 것들에 의문을 제기한 미국의 페미니스트 미술사학자 린다 노클린의 “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존재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의 의미를 집요하게 파헤치는 강의이다. 그 관점을 따라 제시되는 다양한 이미지 예시와 해석은 25년 동안 한 번도 대중에게 공개된 적이 없었으나 이봄 출판사의 애정공세로 드디어 25년 만에 아카데미에서 소수에게만 공유되었던 수업을 책으로 공개하게 되었다. 공개하는 김에 현장감을 살리고자 여러 학기의 강의를 녹취해 책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오호~ 이런 고귀한 책이 내 손안에 !! 무한 감동이로세.

 


가장 많이 읽히고 추천받는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초판에는 여성 예술가는 실리지 않았으며, 도 다른 대표 미술사 책으로 미술사학자 잰슨이 쓴 <미술의 역사>에도 단 한 명의 여성 예술가가 언급되지 않았다. 그나마 곰브리치 마지막 개정판 1990년에 이르서야 여성 예술가를 포함시킨 것은 페미니즘 미술사가 20년 넘게 연구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위대하다고 정의해놓은 소수의 남성 미술가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계보를 밝히는 데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양한 예술가들이 배제되었던 것이다. 여성 화가는 하물며 남성 화가의 모델로 서게 되면서 이름을 알리게 되거나 그들의 로맨스에 참여 대상으로 언급이 되는 정도였다는 것, 오히려 미술가사들이 아닌 인문학자와 문학가들이 여성 미술가들의 존재를 언급하고 있었다는 점이 참 속상했다.

 


이 책의 수업은 크게 두 가지 흐름으로 진행된다.
⑴미술의 역사에서 여성 미술가가 어떠한 위치를 차지해왔는지 살펴보기
⑵미술에서 여성 이미지가 어떻게 재현되었는지 살펴보기

 





 

 


● 미술을 새로운 정보가 아닌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면 완전히 다른 세계가 열린다.
그동안의 그림 감상법은 화가의 생애, 예술 사조 등과 같은 고급 정보를 알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방식을 고수했다. 전문가들이 그림 정보를 발굴해 주지 않으면 어디까지나 사적 감상에 머물게 된다. 그러나 '이미지 문해력'의 차원에서 접근하면 미술은 이전과 다르게 감상될 수 있음을 저자는 말한다. 이미지 문해력이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 힘을 이 책으로 길러낼 수 있게 우리를 인도한다. 2권이 출간되기 전에 더 심도 있게 읽어봐야겠다.

 


이 책에는 1970년대 이후 페미니즘 관점에서 미술사를 연구해온 린다 노클린, 캐럴 던컨, 휘트니 채드윅을 비롯한 페미니스트 미술사학자들의 주장과 견해를 바탕으로 한 저자만의 독창적인 해석과 견해가 담겨 있다. 또한 제도적 틀 속에 존재하는 성과 권력의 문제를 시대사적, 주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미술사를 바로 볼 그대에게 추천하고 싶다.

 


P. 114
누군가의 작품을 평가할 때, 앞선 대가의 이름을 빌려서 ‘누구누구의 스타일’이라고 말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미술가의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는 말이에요. 미술가만의 고유한 특성에 주목하는 게 아니라 대가의 이름을 빌려 특정한 사람의 스타일로 한정하여 결과적으로 낮추어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페미니즘 미술사가 발전한 이후에도 우리는 과거의 여성 미술가들을 이야기할 때 너무나 쉽게 남성 대가의 작품에 견주어 그 특징을 설명하곤 하는데요, 분명 지양해야 할 표현입니다.

 


* 출판사 지원 도서로 개인적인 소견을 담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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