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는 가게 라임 어린이 문학 29
김선정 지음, 유경화 그림 / 라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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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렸을 적에는 한 번도 피부병으로 고생한 적이 없었어요. 엄마가 저를 가졌을 때 매일 집에 과일상자가 떨어지지 않았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사춘기가 되면서 아빠 피부를 닮아 여드름이 나고 서른 넘어서는 성인아토피와 각종 알레르기로 이틀에 한 번꼴은 항히스타민제를 먹어야 하는 처지가 되었지요. 먼지와 금속, 음식, 그리고 온도차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제 몸이 너무 싫었지만 아토피는 완치가 없다잖아요. 스스로 주의하며 살기로 했지요 ㅋㅋ
맛있는 음식을 참아야 하는 고통은 어른도 힘든데 아이들은 더 힘들겠죠.
그런데 아이 눈에만 보이는 신기한 가게가 있습니다. 어떤 음식을 먹어도 가렵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은 신비로운 식당 너무 궁금했어요. ㅎㅎ


아기 때부터 아토피 때문에 여전히 신중하게 식단 관리를 하는 환이는 엄마가 비는 시간에 편의점에서 각종 과자와 콜라 라면을 사 왔어요. 몰래 라면 먹다가 들킨 환이는 그대로 얼음이 돼버립니다. 그것도 한 젓가락을 입에 올린 그 시각에 엄마는 집에 온 거예요.. ᅲᅲ 엄마는 화는 내지 않고 조용히 음식들을 처리합니다. 환이는 풀이 죽어 학원 길을 나섰지요.
학원차를 놓치고 걸어가고 있는데 못 보던 가게가 보입니다.

"세상에 모든 라면"
조금 전 한 젓가락도 못한 라면이 생각났지만 학원으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그 뒤로 그 가게를 지나가는데 자꾸 간판이 바뀌는 거예요. 우와 0~0




용돈이 삼천 원뿐이었지만 눈에 밟혔던 그 가게에 가보기로 결심합니다.
혼자서는 다닌 적이 없어서 어른들에게 말 잘하는 진혁이와 가려는데
"진혁아. 신통한 약국 약국 옆에 새로 생긴 라면 가게에 안 갈래?"
이런 진혁이는 그런 가게를 본 적이 없다고 해요. 어떻게 그러죠.
매일 간판이 바뀌는 그곳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데요. 환이는 그동안 잘 못 본 것인지 불안합니다. 정말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뛰어가요.
방과 후 학원 시작까지 한 시간의 여유를 라면 가게에 쏟아붓고자 냅다 뛰어갑니다.
그런데 오늘의 간판이 "삼천 원만 있으면 무제한 먹을 수 있는 가게"로 바뀌어 있어요.


굉장했어요. 외할머니가 몰래 끓여준 라면 보다 세상 맛있는 라면이었어요.
그런데 가게에는 시계가 없었어요. 계산을 하고 나와 학원을 놓쳤을 거라 생각했는데 학원차가 바로 왔습니다. 가게 안에서 맛있게 먹었던 라면 맛이 기억이 안 나요. 그리고 몸이 가렵지가 않았어요.

그리고 다음 날 그 가게는 치킨집으로 바뀌어 있는데 너무나 먹고 싶은 치킨이지만 환이에게는 천 원뿐이었어요.
갑자기 간판이 "오늘 하루 딱 천원 치킨 뷔페"로 바뀌네요.
신나게 먹고 있는데 티브이만 보는 여자아이가 신경 쓰여 말을 건네봅니다. 물속에 있는 것 같은 어디서 본 것만 같은 그 여자아이의 얼굴이 무서워 가게에서 나와버려요.

주말에 숲 체험을 하기 위해 버스 타고 가는 도중에 창밖에 세상에 모든 젤리 가게로 바뀐 가게를 봤어요. 선생님이 잠시 화장실 가는 시간이라고 차는 멈추게 되었고 환이는 가게의 말 하는 손잡이에 잡혀 가게 안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엄청난 과자의 집으로 변신한 가게 안에서 황홀경에 빠진 환이.


배부르니 눈꺼풀이 무거워집니다. 눈을 떠보니 곁에 무서운 아줌마가 환이를 보고 웃고 있었어요. 여기서부터는 헨델의 그레텔 스토리와 비슷합니다.
환이는 우여곡절로 탈출합니다. 그리고 정신 차려보니 자기방의 침대 위였어요.

엄마는 환이를 위해 엄청 노력했다고 생각했답니다. 재미있게 동화를 읽어주는 영어 학원을 찾고, 좋은 책을 읽고 토론한다는 논술학원을 골랐어요. 몸에 좋은 먹거리를 찾느라 눈이 빠지도록 인터넷 정보에 훑어봅니다.
무엇보다 도시 속에서 자연을 느끼지 못할 환이를 위해 숲 놀이 체험은 굉장히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환이는 숲 놀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에 엄마는 고민합니다. 환이를 위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말이죠.
다음 날 아침 라면을 건강하게 끓여 환이와 함께 먹어요. 환이는 엄마가 싫어하는 라면을 왜 끓였냐고 묻는 말에 엄마는 얼마나 맛있길래 네가 좋아하는지 엄마도 먹어보고 싶었다고 했어요. 그렇게 둘은 행복한 시간을 가졌답니다.



이 동화책은 아이의 시선과 어른의 시선으로 그려진 동화였습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보고 느끼는 점과 엄마가 보고 느끼는 점이 다를 것 같아요. 좋은 것만 주고 싶고 더 건강한 것만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지 않을까요. 그런 마음을 아이는 백 프로 이해하고 받아들일까요. 조금이라도 부모의 마음을 아이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게 만든 책처럼 보였습니다.. 다만 1학년이 읽기에는 글자 수가 많은 것 같아요. 꼬맹이의 집중력으로는 호흡이 긴 책이라는 느낌이었어요. 어릴 적 엄마가 느낀 고통이 아이에게 투영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보고 뭉클했답니다. 이거 스포인가요. ㅎㅎ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보기에 좋은 그림 이야기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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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크하르트 톨레의 이 순간의 나 - 세계 3대 영적 지도자 에크하르트 톨레 사상의 핵심집약판이자 실천편
에크하르트 톨레 지음, 최린 옮김 / 센시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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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이 라마, 틱 낫한과 함께 21세기를 대표하는 영적 지도자 에크하르트 톨레는 어린 시절부터 극심한 우울증으로 시달리다 절망의 나락에서 깨달음의 밝음으로 거듭나는 내적 변혁을 경험하게 된다. 그 후로 불교철학과 다양한 명상법을 수련하게 되면서 자신을 사상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마음의 굴레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삶,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에게도 고통을 주지 않는 삶의 가능성을 알려주고자 했다. 


이 책은 명상적 독서를 위한 구절이 많은데 명상적 독서는 정보 습득만이 아닌 독서를 통해 새로운 위식 상태로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그러려면 같은 구절을 여러 차례 읽어야 한다. 반복하여 읽다 보면 그때마다 새로운 깊이와 의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머리말에서 발췌


 이 책의 순서는 새로운 의식의 차원이 열리다로 시작해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 마지막으로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기로 끝이 난다. 에크하르트 톨레는 지면을 통해 자신의 경험과 영적 수행의 방법을 소개하고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집중함으로써 깨달음을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에고는 이 책에서는 마음과 자신을 무의식적으로 동일시할 때 생성되는 거짓 자아를 의미한다. 에고는 과거의 시각으로 현재를 보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을 온전하게 인식할 수 없다고 하니 거짓 자아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무의식적으로 들려오는 머릿속 목소리로부터 내면의 고요를 유지해야 한다. 즉 에고는 거짓자아이며 존재는 우리의 가장 깊은 자아라고 한다. 어려운 말이다. 이 책은 한 번만 읽어서는 이해가 안 된다. 이론상으로 접근하기가 어렵다. 내가 느끼기에는 이론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영적 깨달음을 얻기 위해 이 책은 천천히 곱씹으며 읽어야 할 것 같다.

 

우리가 불안함을 느끼는 이유가 육신은 현재에 있지만 마음은 미래에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의 마음을 동일시하면 불안은 계속 쫓아다니기 때문에 마음을 관찰하는 수련이 필요하다고 한다.
오늘도 별일 아닌 상황에 무시당했다는 기분이 들어 마음이 내키는데로 화를 내고 말았다. 에크하르트 톨레는 마음이 내가 아니라고 말한다. 마음이 나를 집어삼키지 않도록 관찰하라고 한다. 스스로 지금 이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물어보는 습관을 들여야 올바른 방향으로 걸어갈 수 있다.
우리는 마음을 관찰하면서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되 판단은 하지 말아야 한다. 판단은 오직 지금 이 순간의 상황에 대해 판단과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자신을 마음과 동일시하지 않으면, 당신이 옳거나 틀렸다는 사실은 자아 감각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중략) 당신의 자아 감각이 마음이 아닌, 내면의 더 깊고 더 진실한 장소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순간에는 언제나 대처할 수 있지만, 마음이 투영된 것에 불과한 미래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습니다. 


마음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을 부정하고, 지금 이 순간에서 벗어나려고 합니다. 자신을 마음과 동일시할수록 고통은 더 커집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을 더 존중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당신은 고통과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에고의 지배를 받는 마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저자는 내맡김이라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련을 통해 에고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보다 더 높은 주파수의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다고 한다. 역시나 어렵다. 기존에 머리에 박혀 있던 에고의 의미와 다르게 해석하며 읽어야 이 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니 머리말처럼 명상적 독서법으로 차분하게 읽기를 바란다. 지금 이 순간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에서 찾아보자. 


현재의 순간이 당신이 가진 전부라는 걸
깊이 깨달으세요.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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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미트 - 인간과 동물 모두를 구할 대담한 식량 혁명
폴 샤피로 지음, 이진구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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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 만화에서의 말괄량이 부르마는 천재 과학자인 아버지가 만들어준 조그마한 호이포이 캡슐 세트를 갖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마다 캡슐을 던지는데 던지기만 하면 오토바이든 비행기든 뭐든지 짠하고 나타난다. 그리고 2259년 뉴욕을 배경으로 한 <제5원소>라는 영화에서는 전자레인지에 알약만 넣고 돌리면 비주얼 대박인 음식으로 체인지 되었다. 이렇게 캡슐화하여 만들 수 있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라는 먼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최근 기사에서 인공신경의 꿈이 실현되고 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생명과학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었다. 


이렇게 상상만 했던 일들이 현실로 일어나는 요즘 환경에 대한 대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우선 제목이 너무나 흥미로워 <클린 미트>를 읽어보기로 했다. 제목만 보아서는 청정 고기에 관련인 것 같았지만 배양 고기에 관련된 생명과학 이론과 미래에 식량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전환해주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폴 샤피로는 이 책을 통해 세포 농업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식품과 의복 생산을 책임지는 멋지고 희망적인 미래라고 강조한다. 이 방법이라면 인간은 수십억 마리에 달하는 가축의 사육과 도축을 빠르게 멈출 수 있다. (중략)
21세기에 기슬은 창조와 파괴라는 신성한 능력을 인간에게 안겨줄 것이다. 하지만 기술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주지 않는다. 우리가 사는 멋진 신세계를 디자인할 때는 호모사피엔스뿐만 아니라 지각이 있는 모든 생명체의 복지를 고려해야 한다. 생명공학이라는 기적은 낙원과 지옥 어느 쪽이든 만들어낼 수 있다. 어떤 선택을 할지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 있다. -유발 하라리의 추천사 


나는 고기를 너무나 사랑하는 육식 인간이다. 고기가 없는 하루는 상상할 수가 없다. 그런데 우리의 식탁에 음식으로 안착되기까지 동물 친구들의 삶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대부분은 음식일 뿐이라고 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동족 포식을 하는 식인종에 대해서는 격하게 혐오한다. 도살과 살육이라는 동일한 행동을 대상에 따라 감정이입이 달라지는 것이다. 


생존이 아니 삶의 질을 중요하게 여기는 현재의 먹거리는 다양해졌다. 유전자를 조작하여 더 크게 더 많이 재배하는 채소과 과일도 있고, 쾌적하지 않은 좁은 공간에서 성장촉진제를 포함한 사료를 먹고 지내는 닭들과 돼지, 소까지 인간에 의해 희생되고 조작되고 있다.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기 위한 우리의 기술은 자연과 동물을 파괴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폴 샤피로 (Paul Shapiro)는 세계 최초로 청정 고기를 시식한 인물이자 TED의 연사이다. 동물복지 관련으로도 종사했던 그는 이 책에서 고기를 섭취하는 방법은 도살이 아닌 배양이라는 획기적인 방법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그는 농축산업을 올바른 방향으로 돌릴 방법을 찾는 생명과학자와 기업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러주며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미래의 농업인은 목장 주인이 아니라 미생물학자일지도 모른다"

2011년 발표한 연구만 봐도 배양 고기가 기존 고기에 비해 에너지는 45%, 토지는 99%, 물은 96%를 덜 필요로 한다. 동물을 키우는 것보다 동물 생산물을 키우는 것이 효율성에서 훨씬 낫다는 결과를 알 수 있다. 


p43~44 누구든 배양된 소고기, 물고기, 유제품, 심지어 푸아그라를 맛보는 미래, 나는 내 손에 놓인 배양된 가죽을 보면서 이 떠오르는 산업의 미래를 짚어보자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결국 이 책을 집필했다. 과거 동물복지를 위한 일에 몸담았던 나는 육류 산업과 동물 그리고 환경보호론자 사이에서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전투의 최전선에 서 있다. 어쩌면 양쪽 모두 승리하는 결말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20세기 이전에는 고래기름으로 불을 붙였다고 한다. 그러나 등유의 발견으로 30년 만에 고래 산업의 95퍼센트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저렴하면서 우수한 대체재의 출현은 고래의 멸종을 막을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접근성이 좋고 윤리적인 생산물이라면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식사를 하고 자연과 함께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은 세 가지밖에 없습니다. 하나는 우리 모두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두 번째는 지속적으로 환경에 피해를 끼치는 문제들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입니다." 82


하나의 세포에서 실제 고기를 만들 수 있음을 이 책에서 확인했다. 즉 우리는 윤리적이고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고기를 생산할 수 있고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연구로 모든 사람이 배양 고기만 먹을 것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어디까지나 선택의 개인 몫이다. 자연을 파괴하면서 잔혹하게 숨을 끊어 도살된 고기를 먹느냐. 안전한 환경에서 배양된 청정 고기를 먹느냐는 소비자가 결정할 사안이다.
식품을 선택할 때 윤리나 환경을 중시라는 소비층이 있는 반면 대부분은 가격과 맛 그리고 편의성에 중점을 둔다.
우리는 어떤 고기를 선택해야 할지 이 책을 보고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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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처럼 숨 쉬어 봐 - 어린이를 위한 언제 어디서든 차분하게 집중하며 마음을 채우는 순간 30
키라 윌리 지음, 애니 베츠 그림, 김선희 옮김 / 담앤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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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책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가지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아이들의 전유물이라 어른은 손이 타면 안 될 것 같은 선입견 때문이었는지, 동화책으로는 더 이상의 배움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는지 가까이하지 않았다. 어느 날 이웃님의 선물을 받은 <책 사랑꾼 그림책에서 무얼 보았나?>를 통해 어른도 동화에서 감동을 받을 수 있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동안 서점에서 동화책에 빠져 있었다.

 이번에 어른도 봐야 할 책을 만나게 되었다. <곰처럼 숨 쉬어봐>는 명상을 주제로 하는 동화로 어른과 아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책이어서 무조건 읽어보고 싶었다. 요가를 수련하면서 호흡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차분해지고 집중력이 좋아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어린이와 함께 보는 명상 동화가 굉장히 궁금했었다.

마음 챙김은 복잡하지 않다고 키라 윌리는 말한다. 아로마 향이나 매트, 수련용 벨 등은 필요 없기 때문이다. 또한 설명이 필요 없고 그저 느껴보라고만 하면 그만이다. 냄새와 공기, 주변의 소리는 그저 느끼고 내 안에 숨이 어디를 지나가는지를 느끼며 내면의 아이와 마주하는 연습을 한다면 내 안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채울 수 있다.



 차분해지기, 집중하기, 상상하기, 기운 내기, 긴장 풀기까지 다섯 가지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애니 베츠의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림에 명상 방법이 쉽고 재밌게 구성되어 있어 아이들이 자주 찾게 될 것 같다. 또 요가 수련 시에도 자주 했던 동작들이 책에 있어 반가웠다.
아이들의 사회성을 향상시켜주고 높은 자존감 형성에도 도음이 되는 이 명상법은 아이가 스스로 차분해질 수 있는 방법을 습득하게 하여 집중력도 좋게 해주므로 학업성취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한다.

 키라의 마음 챙김 수련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언제든 따라 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아이들만 아니라 어른도 활용도가 높은 방법이었다.
시퀀스가 정해진 게 아니므로 어떤 페이지든 펼쳐서 따라 할 수 있었다. 조카에게 선물하려던 책인데 역시나 욕심이 난다. 요가 강사인 동생이 이 책을 만난다면 엄마들에게 선물용으로 좋다고 쌍따봉을 치켜세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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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 펭귄클래식 156
제인 오스틴 지음, 류경희 옮김, 피오나 스태퍼드 해설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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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가정에서 부족할 것 없이 자란 제인은 열두 살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스무 살이던 1795년에는 장편소설 <이성과 감성>을 완성했다고 한다. 글짓기가 세상에서 제일 어려웠던 나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이다. 초등학교 숙제 중에 줄거리를 적어오는 것과 독후감 글짓기는 나에게는 혼돈의 카오스였다. 무언가를 느끼기는 하지만 정리를 하고 글이나 말로 표현한다는 것이 지금도 어려운데 어린 나는 더욱 고통이었다. <에마>는 본래 3권짜리 판본에다 내용이 1,000페이지에 달했다고 한다. 글자가 빼곡하면서 두꺼운 책은 부담감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이 책을 펼쳐보기 전까지는 그랬다. 그런데 술술 읽힌다. 시간은 제법 걸리지만 책을 놓고 싶지 않았다.


에마 우드하우스...
제인 오스틴이 가장 사랑했다는 캐릭터인 에마는 무척 매력적인 아가씨였다.
부유한 우드하우스 가에 둘째 딸로 태어난 에마 우드하우스는 아름다운 외모에 똑똑하기까지 그야말로 지성을 겸비한 명랑한 여인이었다. 우드하우스의 두 딸의 엄마나 다름없던 16년째 가정교사 테일러는 4년 전 에마의 중매로 인해 결혼하게 된다. 사랑을 맺어주는 일에 흥미를 갖게 되고 보람을 느끼게 된 에마는 본격적으로 커플매니저가 되고자 하지만 딸바보인 에마의 아버지는 둘째 딸이 힘들거나 상처받을까 걱정스럽게만 보인다. 딸을 너무나 사랑한 아버지는 큰 딸 이저벨라가 결혼한 후로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남은 딸에게 관심을 쏟아내고 있다. 에마는 그야말로 우드하우스의 안방마님이나 마찬가지였다.
다만 자신이 부유하며 이쁘고 똑똑하다는 걸 너무나 잘 알아서일까. 가끔 거만해 보이는 구석도 있다. 무지한 사람을 비꼬기도 하고 신분 차별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씩 진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그녀를 더욱 사랑스럽게 만든다. 


유일하게 에마를 디스 하는 남자 나이틀리는 이저벨라의 남편의 형이다. 그러니 사돈지간이라는 것. 둘의 갈등이 사랑의 불씨가 된 것일까. 언제부터 에마가 그의 가슴에 훅 들어왔는지 모르지만 그에게 그녀는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된다. 


다른 사람의 그(그녀)가 된다니...
에마와 나이틀리는 다른 사람의 존재로 서로의 마음을 자각하게 된다.
에마는 가정교사 테일러가 결혼하여 말동무를 잃게 된다. 적적한 마음에 신분이 낮은 해리엇 스미스와 친구가 되고 해리엇에게 좋은 남자를 맺어주려고 고군분투하지만 매번 일이 틀어진다. 해리엇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기준으로 신사만을 골랐기 때문이기도 하다. 불쌍한 해리엇은 고생을 격하게 한다. 금사빠이기도 한 해리엇이 어느 날 나이틀리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 에마는 충격을 받는데 그제야 자신이 나이틀리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나이틀리는 또한 에마에게 프랭크 처칠이라는 연인이 생긴 후로 자신의 마음을 깨닫는다. 이미 남자가 있는 그녀에게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더욱 짓궂게 험담을 늘어놓는다. 마음을 접으려는 찰나 프랭크와 제인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 그녀에게 달려가는데..


로맨스의 정석...
<에마>의 캐릭터들은 상당히 입체적이었다. 19세기 배경을 서정적이면서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제인의 글빨도 장난 아니었고 에마와 나이틀리의 애정 구도도 정말 재밌었다. <에마>는 영화로도 자주 만들어졌는데 1996년에 기네스펠트로가 주연이었던 이 영화로 기네스는 스타덤에 올랐다고 한다. 책은 다 읽었으니 영화로 제대로 다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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