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만난 하나님 - 한국교회에서 여성의 하나님을 말하다
강호숙 지음 / 넥서스CROSS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성 혐오’ 문제가 사회적으로 솟구쳤던 한 해다. 한껏 높아진 사회적 기준에 비추어보면 기독교 내부의 현실은 황망하기 그지없다. 각종 스캔들과 사건 사고에도 불구하고 유의미한 변화나 개선은커녕 시대착오적 언행이 만발했다. 온갖 사회적 비난과 조롱으로 인한 부끄러움은 온전히 그 내부의 여성들 몫으로 돌아갔다. 조금 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보자. 합동 교단과 총신대는 대체 이런 상황에서 빠져나올 의지는 있는 것인가? <여성이 만난 하나님>의 저자 강호숙은 총신대에서 ‘교회 여성 리더십’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대사회와 여성’, ‘칼빈주의와 문화’, ‘여성학’ 등의 과목을 강의해오다 올해 초에 강의가 폐지되는 사건을 겪었던 당사자다. ‘여성’을 주제로 삼는 그의 학문적 이력과 총신대란 맥락이 결국은 파열로 귀결되었음을 짐작하면서도 정작 그 내부에서는 어떤 내용을 가르치고 있고, 어떤 고민을 해오고 있었는지가 늘 궁금했다. 이 책은 학자이자 목회자로서 강호숙의 고투가 매우 상식적이고, 성경적으로나 신학적으로 건강한 것이었음을 잘 보여준다. 합동교단이 교단신학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그의 강의는 폐지가 아니라 마땅히 심화하고 강화했어야 한다.

이 책은 ‘여성’과 ‘기독교’를 연결 지었을 때 나올 수 있는 대부분 이슈를 여성학, 조직신학, 성서학, 실천신학 분야를 종횡하며 다룬다. 그러나 여성 관련 나쁜 사례 모음집이나 분노 가득한 성토가 아니다. 남성들의 몰상식을 공격하는데 초점이 가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의 각성과 성찰을 지향한다. 장마다 교회 내에서 여성들이 직간접적으로 듣고, 경험한 숱한 이야기들이 사례로 등장하고, 남성/목회자들의 전형적인 주장에 대해서는 성경적-신학적으로 잘 정돈된 설명이나 대답이 제시된다. 미셸 오바마가 말했듯, “그들이 저급하게 나가면 우리는 품위 있게(When they go low, we go high)”의 태도를 잘 견지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신학적으로는 보수 진보 스펙트럼을 논할 대목이 별로 없이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기본적 수준에서 논의의 톤을 유지하기 때문에 아마 ‘기독교와 여성’을 주제로 함께 읽고 토론하기에 가장 폭넓은 독자층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건투를 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