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하우어워스 - 시민, 국가 종교, 자기만의 신을 넘어서 비아 문고 7
마크 코피 지음, 한문덕 옮김 / 비아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한국교회의 문제가 신학적 교양의 부재와 긴밀하게 연관된다면 우리는 그 공유 지식의 내용을 형성하는 것과 효과적 전달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일종의 잘 기획된 속도전이 필요할 텐데, 비아출판사의 이 작은 책 시리즈의 미덕은 긴 말을 짧게 하는 효율성과 그러면서도 할 말은 다 담아내는 압축미를 매번 성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탠리 하우어워스는 그의 독특한 신학적 탐색 여정이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신학자다. 그러나 그의 주장과 이를 제기하게 된 미국의 맥락을 이해하는 작업이 없다면 매우 낯설게 여겨지기 쉽다. 이 책은 주요한 키워드로 근대성, 변증, 덕, 자본주의, 콘스탄틴주의 등을 다룬다. 기독교 복음은 미국에서 근대 자유주의 민주주의 질서에 순응하는 것과 동일한 것이 아니며(근대성), 세속사회가 정한 질문에 허겁지겁 답안지를 쓰는 식의 변증은 이미 승산 없는 싸움에 휘말려 들어간 것임을 꼬집으며 복음의 존재증명은 교회가 스스로 증인공동체 역할을 할 때라야 가능하다고 보았다(변증). 기독교 윤리의 과제는 현대사회의 윤리적 딜레마를 분석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고 이를 살아낼 역량의 계발, 즉 덕의 실천으로 드러나야 하며(덕), 교회는 자본주의와 소비주의에 맞서는 최전선이 되어야 하기에(자본주의) 콘스탄티누스 이래 지속해온 교회와 국가의 부적절한 동맹은 깨어져야 한다는 데에까지 이른다(콘스탄틴주의). 하우어워스의 독특한 맛을 느꼈다면 아마 본문 이상으로 책의 1/3 분량을 차지하는 해제에서 소개하는 하우어워스의 저술 7권과 함께 읽을 책 7권이 크게 유용할 것이다. 이 짧은 지면에 이런 촘촘한 구성이라니, 가성비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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