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널리티 - 다문화 시대의 신학
이정용 지음, 신재식 옮김 / 포이에마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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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정용 교수에 대한 바람결의 소문만 들었는데 이렇게 책으로 접하고 보니, 참 귀한 학자를 잃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전쟁 직후 미국으로 건너가 신산스런 이민 생활을 겪어가며 신학을 공부했고, 몇몇 학교에서 종교학과 신학을 가르치다 1989년부터 드루대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다 1996년 소천하신 분이다. 


변방 혹은 주변부를 신학적으로 곱씹어가는 이 책은 미국 이민 역사를 세밀하게 곱씹는데, 중국이민과 일본이민과 한국이민의 서로 다른 역사적 정황을 아프게 묘사한다. 이 이민자들이 두 세계 사이에서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러므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이 책은 화두 삼아 논의를 전진시킨다. 그리고 그 통찰을 예수 그리스도를 이해하는데에 오롯이 쏟아붓는다. 진정한 제자란 누구일까, 진정한 교회란 무엇일까하는 물음은 그러므로 '주변성(marginality)'를 담아내는 어떤 태도나 이해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창조성이란 결코 중심부의 유희나 성취에 달려있지 않고, 고통과 맞대면한 주변부에서만 허락되는 것임을 저자는 잘 보여주고 있다. 


모든 디아스포라들, 세상의 변두리 인생들, 그리고 예수와 그의 제자들이 이 책으로 눈씻음을 했으면 좋겠다. 이 책의 앞부분에 등장하는 '민들레 이야기'는 이민자들 혹은 세상의 모든 디아스포라들에게 가슴 아픈 하나의 비유로 다가온다.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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